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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김원기 상임공동의장

“민주당과 통합·연합공천,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된다”

열린우리당 김원기 상임공동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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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장 집무실의 한쪽 벽면에는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 사진이 걸려 있다. 노 대통령이 취임사를 하는 연단 뒤쪽의 계단식 내빈석 중 김 의장은 가장 멀리 떨어진 곳에 앉아 있었다. 그의 양쪽 옆에는 이제는 서로 당을 달리하는 이해찬, 이협 의원 얼굴도 보였다. 김 의장과 노 대통령 두 사람의 친분을 생각하면 좀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당선된 날부터 ‘인간 노무현’은 최고 권력자로 신분이 바뀌었을 터이다. 청와대라는 구중궁궐 속으로 들어가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어떻게 변했을까 궁금했다.

-요즘 대통령과의 관계가 어떤가요.

“(왜 묻느냐는 듯이 미소를 지으면서) 대통령 되기 전에는 매일 머리를 맞대다시피 했는데, 대통령이 되고 나서는 바쁜 국정현안, 정치현안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말고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그래도 일이 있으면 자주 전화도 하고, 만나서 얘기를 할 필요가 있을 때는 청와대로 찾아가 만나기도 한다.”

-최근엔 언제 만났나. 아무래도 예전보다는 좀 소원해진 것 아닌가.

“12월초쯤인가. 그동안 대통령과는 여러 차례 만났다. 대통령의 입당 문제 때문에 궁금해하는가 본데 내가 언제 입당해야 한다는 요구를 한 적이 없다. 예전처럼 자주 뵙기는 어렵지만 직접 만나 의견을 말할 이유가 있을 때는 언제든지 그럴 생각이다.”



-재신임 문제는 어떻게 정리해야 하나. 대통령이 열린우리당과 김 의장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아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아 보인다.

“재신임 문제는 앞으로 정리될 것이다. 위헌시비도 있고 하니 내가 적절한 기회에 대통령께 건의할 생각이다.”

-특히 대통령 측근비리 특검법안이 재의결된 뒤 당내에서는 “청와대가 여당 노릇을 제대로 못하게 한다”는 비판도 많다.

“열린우리당은 ‘정치적 여당’임을 자임하고 있다. 대통령이 입당하면 ‘법적으로도’ 여당이 되겠지. 대통령도 시기는 다소 유동적이지만 입당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대통령과 우리당 사이에 역할과 위상을 둘러싼 인식 차는 없다. 다만 원내 의석 5분의 1에도 못미치는 소수당이다 보니 한계가 있다.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 문제일 뿐이다.”

최돈웅과 비교는 심한 것 아니냐

인터뷰가 진행되는 도중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곧 도착한다는 전갈이 왔다. 인터뷰는 잠시 중단됐다. 이내 출입기자들과 카메라기자들이 의장실로 쏟아져 들어왔다. 한 기자가 “검찰이 최돈웅 의원과 같은 역할을 한 사람이 열린우리당에도 있다고 했다”고 김 의장에게 말을 건넸다. 김 의장은 미소를 지으며 “최돈웅 의원과 비교하는 것은 너무 심한 것 아니냐”고 답했다.

배석한 정동채 의원이 기자들에게 “의장님은 오늘 점심도 굶었다”고 전했다. 그러자 김 의장은 “오늘은 나도 단식했다”며 웃었다. “이호웅 의원이 최근 만나뵌 노 대통령이 쓸쓸해 보이더라고 얘기하더라”는 다른 기자의 말에 김 의장은 “원래 지도자는 항상 외로운 법”이라고 받았다.

잠시 후 최병렬 대표가 박진 대변인 등과 함께 의장실로 들어섰다. 카메라 플래시가 요란하게 터졌다. 단식 탓인지 최 대표의 얼굴이 핼쑥해 보였다. 김 의장과 최 대표는 나란히 앉았다. 다시 카메라 플래시가 번쩍거렸다. 두 사람은 10여분 간의 만남에서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와 관련해 뼈있는 말을 던지며 신경전을 벌였다.

최 대표 어차피 총선은 다가오고 경제는 경제고 민생은 민생이다. 힘을 합쳐서 민생을 함께 챙기는 모습을 보여야 국민들이 정치에 대해 일말의 기대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한나라당의 대선자금에 대한 수사는 대충 마무리단계에 들어섰다고 본다. 이제부터는 신당과 관련된 수사를 하지 않겠나.

김 의장 수사가 지금부터 진행되는 것이 아니고 우리에 대해서는 계좌추적까지 끝났다. 알다시피 우리가 말로만 여당이었지 여당인 상태에서 치른 선거가 아니다. 이회창 후보가 대통령이 다 된 것 같은 분위기에서 선거를 했다. (노 후보측은) 법정한도를 다 채우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모든 것을 계좌 처리했기 때문에 아무 문제없다. 대통령선거가 워낙 큰 선거니까 개인적으로 문제가 있을 순 있지만 당 차원의 문제는 없다. 이미 추적당할 것은 다 추적당했다.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부끄럽기 짝이 없다.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은 검찰 수사에 협력해서 모든 것이 빨리 드러나도록 하는 것밖에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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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최영훈 동아일보 정치부 차장 tao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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