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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40대 기수론’의 주역 원희룡 의원

“박 대표, 제대로 유신 사과하고 정수장학회 내놓아라”

한나라당 ‘40대 기수론’의 주역 원희룡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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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국가정체성 논란은 부적절한 카드
  • ■ 한나라당은 행정수도 이전 반대로 돌아서는 과정
  • ■ 이재오, 홍준표 의원은 당을 위기에 빠뜨린 과오 있다
  • ■ 한나라당 개혁은 반짝 서광이 비친 정도
한나라당 ‘40대 기수론’의 주역 원희룡 의원
재선인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은 1964년 생으로 올해 40세다. 그는 지난 7월17일 전당대회에서 박근혜 대표에 이어 2위로 최고위원이 됐다. 은연중 선수(選數), 연공서열 관행을 중시하는 보수정당에서 이변이 일어난 것이다.

이에 대한 당내 반응은 다양했다. “한나라당이 이제 좀 달라지려나보다”고 말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반면 “박근혜 대표가 아직 불안정한 수도권-재선 소장파 그룹에 둘러싸이는 것 아니냐”며 탐탁지 않게 보는 쪽도 있었다.

전당대회 이후 국가정체성 논란, 과거 청산 논란, 경제 위기, 행정수도 이전 대립, 고구려사 왜곡 문제, 한나라당내 재선-3선 그룹간 갈등 등 한달 사이 많은 일이 발생했다. 원 최고위원은 이런 현안을 에두르지 않고 딱 부러지게 얘기했다. 박근혜 대표와 관련한 자신의 견해도 직설적으로 밝혔다.

-박근혜 대표가 제기한 국가정체성 논란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요.

“간첩경력의 의문사위원회 조사관이 군 수뇌를 조사한 일, 북한의 NLL침범과 관련해 청와대측이 북한에 항의하기보다 해군 관계자들을 먼저 질책한 일 등이 국가정체성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안보를 걱정케 하는 사안이었으므로 야당의 대표로서 이를 짚어본 것입니다. 그러나 ‘국가정체성’이라는 거대 이슈를 끌어가는 데 그 내용의 구체성이 부족했고 추상적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냉전적 틀 내에서 이념논쟁을 하는 것처럼 비쳤습니다. 결과를 놓고 보자면 당내외 보수세력의 불만을 잠재우는 효과는 있었습니다. ‘야무지고 당찬 야당 대표’의 이미지를 남겼습니다. 하지만 새 비전이 결합되어 제시되지 못해 외연적으로 지지를 확대하지는 못했습니다.”



-‘구체성이 부족했다’는 의미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야당은 ‘간첩 경력 조사관이 군 수뇌를 불러 무슨 조사를 했느냐’는 문제까지 살폈어야 했습니다. 조사한 내용을 보고 대응수위를 다시 조절했어야 했습니다. 의문사 규명이라는 직무에 충실한 조사였는지, 아니면 군 수뇌를 폄하하거나 다른 목적이 의심되는 조사였는지 충분히 살폈어야 합니다. 이런 것 없이 단지 조사만 했다는 사실만으로 계속 국가정체성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지나친 단순화였습니다. 정확한 ‘팩트(사실)’를 계속적으로 확인해가면서 이를 갖고 정부에 문제제기를 해야 중립지역의 국민들을 끌어안을 파괴력이 생기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국가정체성 논란은 극한 용어를 사용한 것에 비하면 실속이 없었습니다. 내부 결속용이었다면 그것은 부적절한 카드였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정치권에서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도 박근혜 대표를 ‘독재자의 딸’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어떻게 보는지요.

“문화혁명으로 중국에선 3000만명이 희생됐습니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마오쩌둥의 공을 높이 평가하고 있지 않습니까.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은 70, 과는 30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는데 숫자는 무의미합니다. 민주주의와 인권 탄압은 확고히 단절하고 극복해야 합니다. 그러나 100달러였던 1인당 소득을 1만달러로 끌어올리고 유례없는 자원집중으로 경제 메커니즘을 혁신해 생산력을 비약적으로 증대시킨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로는 분명히 인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요즘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자주 거론하는 까닭은 무엇이라고 보는지요.

“당연히 ‘박근혜 때리기’의 일환으로 박 전 대통령을 이슈화하는 것이지요. 5, 6공화국, 유신 등의 부정적인 면을 부각시켜 한나라당과 박근혜 대표에게 지속적으로 흠집을 내겠다는 전략 아닙니까. 당분간 먹힌다고 봅니다.”

-한나라당과 박 대표의 대응은 어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박근혜 대표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축소형 부활’로 평가받는다면 이 나라의 미래를 끌고 갈 힘을 상실하게 됩니다. 박근혜 대표는 미래라는 가치에 어떤 것을 담을지를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박 대표는 경제성장, 한국의 선진화, 시장경제주의, 애족주의에 대해선 분명한 소신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나라당과 박 대표는 이러한 것들이 민주화의 틀 속에서 구현될 방법론을 제시해야 한다고 봅니다.”

격과 내용과 강도 갖춘 사과 필요

여권은 유신시대의 인권탄압 문제 등을 두고 박근혜 대표가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일각에선 “사과를 몇 번 하라는 말이냐”는 반응도 나왔다. 실제로 2004년 4월 총선 무렵 박 대표는 매스컴에 나와 유신시대의 과오에 대해 공개 사과한 적이 있다. 원희룡 의원은 “박 대표는 사과를 다시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견 열린우리당의 요구와 비슷하다. 원 의원에게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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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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