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계엄 선포 47일 만에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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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25-01-19 10:3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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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 “증거 인멸 염려 있다” 구속영장 발부

    ● 현직 대통령 구속은 헌정 사상 초유의 일

    ● 박근혜 전 대통령은 파면된 후 구속 수감

    ● 최장 20일 구속 수사 후 기소 여부 결정

    ● 영장 발부 소식에 尹 지지자들, 법원 난입하기도



    1월 19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앞서 15일 오후 경기 과천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조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 뉴스1

    1월 19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앞서 15일 오후 경기 과천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조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 뉴스1

    12·3 비상계엄 선포 47일 만인 1월 19일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됐다. 18일 오후 2시부터 6시 50분까지 4시간 50분 동안 윤 대통령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실시한 서울서부지법 차은경 부장판사는 영장실질심사 후 8시간 10분이 지난 19일 새벽 3시경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현직 대통령이 구속된 것은 헌정 사상 최초의 일이다. 지금까지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 네 명의 전직 대통령이 구속된 적은 있지만,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임기를 마친 후였고, 박 전 대통령도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인용된 후 구속돼 ‘현직 대통령’ 신분은 아니었다.

    영장 발부 사유로는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들었다. 윤 대통령이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교체하고. 텔레그램 메신저를 탈퇴하는 등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의 영장 청구 사유를 재판부가 수용한 것. 특히 공수처는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윤 대통령에 대해 “정치적으로 굳은 신념을 갖고 내란을 일으킨 ‘전형적인 확신범’”이라며 2차 계엄을 실행하려 한 정황도 있기 때문에 구속 수사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윤 대통령측은 “확신 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확신범이라는 건 죄가 없다는 얘기”라고 항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장실질심사에 직접 참석한 윤 대통령도 40여분 간 직접 발언하며 비상계엄이 헌법 틀 내에서 이뤄진 적법한 대통령의 통치행위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판부가 구속영장을 발부함으로써 윤 대통령이 아닌 공수처의 손을 들어준 셈이 됐다.

    영장이 발부되면 최장 20일간 구속 수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윤 대통령은 공수처와 검찰에서 앞으로 20일간 더 조사받은 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영장 발부 후 서울구치소 구인 피의자 대기실에서 대기하던 윤 대통령은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쳐 수용됐다.

    윤 대통령의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서울서부지법 주변에 모여 있던 윤 대통령 지지자 100여명이 법원 후문 담장을 넘어가 창문을 깨고 내부로 진입해 자판기 등 시설물을 파손하는 등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경찰은 법원 내부에 침입한 이들 가운데 수 십 명을 건조물 침입 등의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되던 18일에도 법원 담장을 넘거나 시위를 막는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 등으로 수 십 여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발부된 19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의 유리창이 윤 대통령 지지자들에 의해 파손되어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발부된 19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의 유리창이 윤 대통령 지지자들에 의해 파손되어 있다. 뉴시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로 군경을 동원해 ‘폭동’을 일으킨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날, 일부 지지자들도 법원 난입과 시설물 파손, 경찰관 폭행 등 ‘난동’을 부린 혐의로 체포된 것이다.

    한편 계엄과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 여야 지지율 격차는 2배 이상 벌어졌다가 탄핵과 특검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야당에 대한 견제 심리가 발동해 한 달 만에 급격히 줄어들어 1월 셋째 주 조사에서는 여야 지지율이 역전하기도 했다.

    12월 2주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민주당 지지율이 52.4%, 국민의힘 25.7%였던 것이, 1월 17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국민의힘 39%, 민주당 36%로 한 달 만에 역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같은 급격한 여론의 변화는 계엄에 놀란 다수 국민이 국정 안정을 바라고 있는 상황에서 야당이 수적 우세를 앞세워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결과 야당에 대해 견제 심리가 작동했다는 평가가 많다. 윤 대통령에 대한 영장 발부 이후 벌어진 일부 지지자들의 난동이 또다시 국정 혼란으로 이어질 경우, 야당에 경고를 보냈던 민심이 이번에는 어디로 향할지 주목된다.



    구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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