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호

‘어머니 사랑’으로 세계를 잇다, 평화를 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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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입력2024-11-21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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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전통무용부터 몽골 전통음악까지… 글로벌 문화 한자리에

    • ‘어머니 사랑과 평화의 날’ 선포식 통해 ‘선한 문화’ 확산 다짐

    하나님의 교회는 10월 27~28일 세계문화축제를 열어 지구촌에 문화다양성 존중과 포용, 화합의 메시지를 전했다. [하나님의 교회]

    하나님의 교회는 10월 27~28일 세계문화축제를 열어 지구촌에 문화다양성 존중과 포용, 화합의 메시지를 전했다. [하나님의 교회]

    다양한 인종의 외국인이 화사한 한복을 입고 무대에 섰다. 이들이 선보인 공연은 부채춤. 외국인들이 커다란 부채를 펼치고 접으며 눈부신 장관을 연출한다. 전통의상 ‘델’을 차려입은 몽골 무형문화재의 전통악기 ‘마두금’ 연주에 무대는 순식간에 광활한 초원으로 옮겨진 듯한 감흥을 일으킨다. 연주자의 손길을 따라 단 두 줄의 현이 날카롭게 진동하며 만들어내는 구슬프고도 장엄한 선율이 듣는 이들의 마음 깊숙이 울림을 준다.

    문화 존중의 의미 담은 풍성한 공연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총회장 김주철 목사, 이하 하나님의 교회)가 주최한 세계문화축제 현장의 모습이다. 10월 27~28일 양일간 열린 이번 행사는 교회 설립 60주년을 맞아 지난 7월부터 한국·미국·페루에서 펼친 ‘희망콘서트’의 연장선이다. 각국 세계인이 연주와 노래, 전통 악극과 무용 등의 문화 공연으로 지구촌에 문화다양성 존중과 포용, 화합의 메시지를 전했다.

    다양한 인종의 외국인들이 화사한 한복을 입고 부채춤 무대를 펼쳤다. [홍중식 기자·하나님의 교회]

    다양한 인종의 외국인들이 화사한 한복을 입고 부채춤 무대를 펼쳤다. [홍중식 기자·하나님의 교회]

    한국 전통의상을 입은 미국인들이 사물놀이 리듬을 소재로 한 타악기 앙상블 공연을 펼쳤다. [홍중식 기자·하나님의 교회]

    한국 전통의상을 입은 미국인들이 사물놀이 리듬을 소재로 한 타악기 앙상블 공연을 펼쳤다. [홍중식 기자·하나님의 교회]

    ‌첫 무대로 전통의상을 입은 미국 성도들이 올랐다. 사물놀이 리듬을 소재로 한 역동적인 타악기 앙상블 공연을 펼쳤다. 절도 있는 움직임과 박자가 관중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한복을 아름답게 차려입은 미국 성도들의 한국무용과 부채춤 무대도 큰 환호를 받았다. 부채로 만들어내는 하나의 곡선이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했고, 북을 치는 정교하고 유려한 손길에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서양인이 그려낸 한국무용은 동서양의 예술미를 융합해 힘 있고 독창적인 작품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부채춤에 참여한 미국인 로라 바넷(39) 씨는 “동적인 서양무용은 위로 뛰어오르는 힘 있는 동작이 많은데 정적인 한국무용은 무릎을 구부리거나 발뒤꿈치를 이용해 아래로 내리는 섬세한 움직임이 많다”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모든 움직임이 연결돼 있고 어깨를 내리는 동작이 많은 한국무용을 배우며 단결력 있고 겸손한 한국인의 정신을 배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미 연합 합창단은 웅장하고 풍성한 화음으로 관객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홍중식 기자·하나님의 교회]

    한미 연합 합창단은 웅장하고 풍성한 화음으로 관객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홍중식 기자·하나님의 교회]

    ‌메시아오케스트라는 한국으로 날아온 미국 신자들과 함께한 협연을 보여줬다. 오페라 ‘탄호이저’의 서곡, 오페라 ‘예언자’의 ‘대관식행진곡’과 ‘아이다’의 ‘개선행진곡’ 메들리 등을 연주하며 아름다운 음악으로 청중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한미 연합 합창단은 오페라 ‘나부코’의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을 불렀다. 웅장하고 풍성한 화음으로 관객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미국 성도들이 펼친 무대는 앞서 9월 미국 뉴욕 유엔본부와 링컨센터, 펜타곤(국방부 청사), 컬럼비아대 등지에서 펼쳐진 연주회의 ‘앙코르’ 공연이다. 합창단원 야스민다 갈란트(42) 씨는 ‘아리랑’을 불렀던 당시를 회상하며 “세대와 세대를 이어 내려오며 구전된 ‘아리랑’에는 한국인의 아픔이 서려 있고 이를 위로하는 힘이 있다. 한국에 대한 존경과 예우를 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통문화의 향연, 아름다운 교류

    몽골 무형문화재 신척그게니 씨가 전통악기 ‘마두금’을 연주하고 있다. [홍중식 기자·하나님의 교회]

    몽골 무형문화재 신척그게니 씨가 전통악기 ‘마두금’을 연주하고 있다. [홍중식 기자·하나님의 교회]

    몽골 무형문화재의 마두금 연주를 비롯한 전통악기 연주, 한 사람이 동시에 두 가지 음을 내는 ‘후미’ 등 전통 창법이 객석의 갈채를 받았다. [홍중식 기자]

    몽골 무형문화재의 마두금 연주를 비롯한 전통악기 연주, 한 사람이 동시에 두 가지 음을 내는 ‘후미’ 등 전통 창법이 객석의 갈채를 받았다. [홍중식 기자]

    이날 행사에서는 몽골의 공연도 눈길을 끌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마두금 독주와 더불어 소금, 여칭, 뿔나팔, 야트가 등 몽골 전통악기 연주가 관객을 사로잡았다. 한 사람이 동시에 두 가지 음을 내는 ‘후미’, 전통 코러스인 ‘소랑헤’ 등 전통 창법이 돋보이는 노래도 객석의 갈채를 받았다. 마두금 연주가 신척그게니(39) 씨는 “난산을 치른 어미 낙타를 달래는, 모성을 위로하는 악기”라고 마두금을 소개하며 “이번 무대로 몽골 전통의 아름다움과 함께 어머니의 사랑을 전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부족사회였던 중세 몽골의 역사를 모티프로 ‘어머니의 사랑’을 그려낸 창작 전통악극 공연도 이어졌다. 무용수들은 몽골 문화의 깊은 감성을 십분 전달하며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했다. ‘몽골 문화 우수 예술가’라는 칭호를 받은 무형문화재 시즈르마(41·무용가) 씨는 “희망을 잃고 공허한 삶을 사는 많은 이들이 생명의 시작인 어머니의 사랑과 희생이라는 주제를 통해 우리 삶의 가치와 소중함을 깨닫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모노를 입은 일본팀이 벚꽃을 배경으로 전통우산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홍중식 기자·하나님의 교회]

    기모노를 입은 일본팀이 벚꽃을 배경으로 전통우산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홍중식 기자·하나님의 교회]

    ‌일본 팀은 흐드러진 벚꽃을 배경으로 일본 전통의상인 기모노를 입고 전통우산 퍼포먼스로 아련한 무대를 연출했다. 애니메이션 OST ‘변하지 않는 것’을 개사해 변하지 않는 어머니의 사랑을 표현했다. 할머니가 엄마에게, 엄마가 자신에게 물려준 기모노를 입고 무대에 올라 감회가 남달랐다는 오이타 아야나(22) 씨는 “‘몰아치는 비바람을 막아주는 우산처럼’이라는 가사대로 누구에게나 위로가 되는 어머니 사랑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이번 한국 방문은 여태껏 받아보지 못한 사랑을 받은, 내 삶에 있어 가장 귀중한 시간”이라고 덧붙였다.

    행사 말미에는 모든 공연을 아우르듯 총회장 김주철 목사가 ‘어머니 사랑과 평화의 날’ 선포문을 낭독했다. 김 목사는 “개인주의와 이기주의, 물질주의의 심화로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는 점차 단절되고, 사회는 갈등과 폭력, 전쟁의 비극으로 치닫고 있다”며 “어머니 사랑 안에 담긴 희생과 섬김, 배려와 존중, 관용과 포용의 정신은 인류를 연결하고 소통시키는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목사는 11월 1일을 ‘어머니 사랑과 평화의 날’로 선포하며 “어머니의 본을 따라 일상에서부터 어머니 사랑을 실천하는 소통과 화합 캠페인을 전개하고 사회에 선한 문화를 확산하겠다”고 실천 의지를 다졌다.



    박세준 기자

    박세준 기자

    1989년 서울 출생. 2016년부터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 4년 간 주간동아팀에서 세대 갈등, 젠더 갈등, 노동, 환경, IT, 스타트업, 블록체인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했습니다. 2020년 7월부터는 신동아팀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90년대 생은 아니지만, 그들에 가장 가까운 80년대 생으로 청년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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