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교회 설립 60주년, 제80차 해외성도방문단 방한

[Focus] “다양한 문화 나누며 화합과 포용 가치 되새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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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입력2024-11-19 08:5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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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몽골, 일본 등지서 문화·예술 전문가 주축 120여 명 방한

    • 시티투어, 전시회 관람 등 다채로운 일정 통해 한국 문화 배워

    • 175개국 370만 신자, 섬김·존중·포용 등 성경 기반 선한 가치 실천

    해외성도방문단이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들이 집무하던 청와대를 찾았다. [하나님의 교회]

    해외성도방문단이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들이 집무하던 청와대를 찾았다. [하나님의 교회]

    “문화는 시공간에 따라 여러 형태를 띤다. 인류에게 문화다양성이 필수적인 이유는 집단 및 사회의 교류, 혁신, 창조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제31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채택된 ‘세계 문화다양성 선언’의 내용이다. 문화다양성을 매개로 한 유네스코의 궁극적 지향점은 세계평화와 인류 문화의 공존이다.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총회장 김주철 목사, 이하 하나님의 교회)는 문화다양성의 의미와 가치를 잘 보여주는 단체다. 175개국에 진출한 교회를 중심으로 성경 기반의 섬김과 존중, 포용과 배려 등 선한 가치를 각국 문화에 대한 이해 속에 전 세계에 확산하고 있다.

    올해 10월 중순에는 미국, 몽골, 일본 등지에서 제80차 해외성도방문단(이하 방문단)이 한국을 찾았다. 이번 방문은 교회 설립 6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다. 방문단 인원은 120여 명. 무용가, 배우, 첼로·바이올린·트럼펫 연주자 등 문화예술 전문가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하나님의 교회 신자들에게 한국은 성지(聖地)다. 성경에 따라 아버지 하나님과 어머니 하나님이 등장하고 초대교회 새 언약의 복음이 회복된 곳이기 때문이다. 이번 방문단은 각국의 문화 특색을 살린 문화행사로 전 세계의 평화와 행복을 기원했다.

    한국 역사와 문화에서 인류애 배우다

    해외성도방문단이 경복궁을 방문해 전통 건축물에 담긴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살폈다. [하나님의 교회]

    해외성도방문단이 경복궁을 방문해 전통 건축물에 담긴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살폈다. [하나님의 교회]

    문화행사에 앞서 방문단은 약 보름 동안 한국 문화 체험에 나섰다. 10월 16일에는 무르익은 가을 정취 속에 서울의 명소들을 탐방했다. 첫 방문지인 청와대에서는 본관 내 대통령 집무실, 국무회의가 개최된 세종실, 임명장 수여식 등에 사용된 충무실, 간담회 장소로 쓰인 인왕실 등을 둘러봤다.

    연접한 경복궁을 거닐며 한국의 역사와 문화도 살폈다. 경복궁에 꼭 와보고 싶었다는 리셋 뮤리얼(32) 씨는 “한복을 입은 사람들이 궁을 오가는 것을 보니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온 것 같다”며 즐거워했다. 방문단은 같은 날 잠실 롯데월드타워도 방문했다. 한국 최고층이자 세계에서 5번째로 높은 서울스카이 전망대에 올랐다.

    미국, 일본 등지에서 온 외국인 성도들은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를 탐방했다. [하나님의 교회]

    미국, 일본 등지에서 온 외국인 성도들은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를 탐방했다. [하나님의 교회]

    ‌“인천공항에 들어설 때부터 지금까지 밝고 깨끗한 도시 모습이 인상적”이라는 마이클 밀러(38) 씨는 “내내 따뜻하게 맞아주는 한국인들에게서 성숙한 시민의식을 느꼈다”고 피력했다. 이튿날인 10월 17일에는 최첨단 IT 기업 단지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를 탐방하며 깜짝 버스킹 공연을 펼쳐 시민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각국에서 온 80차 방문단이 충북 영동군에 소재한 ‘하나님의 교회 엘로힘연수원’에서 가을 정취를 만끽하고 있다. [하나님의 교회]

    각국에서 온 80차 방문단이 충북 영동군에 소재한 ‘하나님의 교회 엘로힘연수원’에서 가을 정취를 만끽하고 있다. [하나님의 교회]

    ‌방문단은 이외에도 서울·경기·충청 지역 하나님의 교회와 연수원을 방문하고, 초막절과 안식일 등 새 언약의 절기를 함께 지켰다. 식사, 통역, 이동 등 모든 면을 세심히 지원해 주는 한국 성도들을 통해 지구촌 가족의 따뜻한 정을 체감했다. 질리안 라폰드(34) 씨는 “많은 것을 배려해 주는 한국 성도들의 모습에서 어머니의 품 같은 포용의 본을 배웠다. 본국에 돌아가서도 다른 이들을 섬기며, 한국에서 받은 사랑을 그대로 실천할 것”이라고 감동을 전했다.

    만국 공통 ‘부모님 사랑’에 감동

    언어와 문화가 다른 외국인들이 한결같이 눈시울을 붉힌 곳이 있다. 바로 하나님의 교회가 주최하는 ‘우리 어머니’ 글과 사진전(어머니展)과 ‘진심, 아버지를 읽다’전(아버지展)이다. 방문단은 어머니와 아버지의 사랑을 담은 작품을 보고는 모든 문화권을 관통하는 ‘부모님의 사랑’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툽싱자르갈(46·몽골) 씨는 “어느 나라나 어머니의 손길이 닿은 곳에는 사랑과 정성이 묻어난다”며 “문화에 따라 다르게 표현될 뿐 어머니의 사랑은 동일하다”고 말했다.

    전시회를 통해 한국인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는 매스턴 프루윗(31) 씨는 “과거 한국의 시대적 상황과 맞물려 아버지의 희생이 더욱 진하게 나타나는 것 같다”며 “이번 전시는 풍요로운 시대, 풍족한 나라에서 어려움을 모르고 살아온 이들에게 잠잠한 아버지의 사랑을 깨달을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언론인 완다 터너(40) 씨는 “자기 성찰을 하게 하는 이 전시회가 가족이 파편화된 미국 사회에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방문단은 하나님의 교회 활동을 언론의 시선으로 조명한 ‘Media′s Views’ 전시와 성경의 역사를 입체적으로 볼 수 있는 하나님의 교회 역사관도 관람했다. 이를 통해 60주년을 맞은 하나님의 교회의 과거와 현재, 미래도 살폈다.



    세계에 한국 알리는 민간 외교사절단

    은행잎이 노랗게 물든 한국의 가을 풍경 속에 충북 옥천군 ‘하나님의 교회 옥천 고앤컴연수원’에서 함께한 제80차 해외성도방문단. [하나님의 교회]

    은행잎이 노랗게 물든 한국의 가을 풍경 속에 충북 옥천군 ‘하나님의 교회 옥천 고앤컴연수원’에서 함께한 제80차 해외성도방문단. [하나님의 교회]

    하나님의 교회는 1964년 시작해 반세기여 만에 175개국 7800여 교회 370만 성도 규모로 발전을 거듭했다. 해외 성도들은 교회가 시작된 한국에 대한 관심이 크다. 이에 하나님의 교회는 2001년부터 해외성도방문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방문단을 포함해 하나님의 교회를 통해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은 연간 1500명에 달한다.

    해외선교를 시작한 지 30년도 채 되지 않았으나 벌써 80차례 방문단이 다녀갔다. 교회 측에 따르면 방문단 신청 인원이 미국의 한 교회에서만 500명에 이를 정도다. 교회 관계자는 “국내 숙박, 교육, 이동 등이 원활한 선에서 부득이하게 인원을 제한해 방문단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성도들은 성경 연수는 물론 지역 교회 방문, 수원화성·한국민속촌·인천송도국제도시·비무장지대(DMZ) 등 명소 탐방, 한국 문화 체험 등 다채로운 일정을 통해 한국을 경험한다. 하나님의 교회를 통해 한국을 접한 이들은 본국으로 돌아가 세계에 한국을 알리는 민간 외교사절단의 역할도 톡톡히 한다.

    최근에는 규모와 횟수 등 양적 성장은 물론 ‘리더십 콘퍼런스’ ‘국제성경세미나’ 등 다양한 주제의 국제행사도 개최해 지구촌 공동 과제 해결에도 앞장섰다. 올해 4월에는 20개국에서 120명가량의 각계각층 전문가들로 구성된 제79차 해외성도방문단이 ‘전 세계 희망서포터즈’ 발대식에 참여하며 지구촌의 밝은 미래를 응원했다. 방문단이 함께하는 국제행사는 교회가 사회적 역할을 다하는 본보기가 되고 있다.

    경기 성남시 소재 ‘새예루살렘 판교성전’을 찾은 해외성도방문단. [하나님의 교회]

    경기 성남시 소재 ‘새예루살렘 판교성전’을 찾은 해외성도방문단. [하나님의 교회]

    Special Interview
    “한국에서 어머니의 사랑 배웠어요”

    ● 가족 간 사랑 중요하게 여기는 한국
    ● 어머니展, 아버지展으로 되새긴 부모님의 사랑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가 해외성도방문단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인에게 한국을 알려온 지 어느덧 24년째다. 이번 80차 방문단은 특별하다. 하나님의 교회 설립 60주년을 기념해 한국을 찾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구성도 남다르다. 악기 연주자부터 전통문화 무형문화재까지 다양한 문화예술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다. 이들은 한국을 찾아 무엇을 느끼고 갔을까. 이들에게 직접 한국 방한에 대한 소회를 들어봤다.

    애슐리 헤일(31·미국 예일대 음악학 전공)
    “미국에서 열린 ‘희망콘서트’에서 트럼펫을 연주했다. 한국 단원과 함께 연주할 수 있어 더 특별한 콘서트가 됐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단원들이 모였는데도 금세 소통과 화합을 이뤄내 놀라웠다. 단원들이 화합할 수 있었던 것은 각자의 마음속에 어머니의 사랑을 품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어머니가 가족과 자녀를 위해 헌신하고 사랑을 베푸는 것처럼 단원들은 서로를 섬기고 배려하며 하나가 됐다.

    이전의 나는 다른 사람들의 조언을 받아들이는 데 인색했다. 하나님의 교회를 다니며 하나님의 말씀대로 더 좋은 사람,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지금은 말과 행동이 많이 온화하게 바뀌었다. 이번 방문을 통해 어머니의 사랑을 되새겨 가족과 이웃을 위해 섬김의 도를 실천하고 싶다.”

    더르즈다우과 (61·몽골 영화배우)
    “성경 속 ‘어머니 하나님’의 존재를 깨닫고 바로 그 자리에서 만세를 외쳤다. 성경 말씀 하나하나가 확실하게 와닿아 밤잠을 설칠 정도로 기뻤다. 기존에는 세상의 부귀영화나 명예를 위해 살았다. 하지만 성경 말씀을 깨닫고 난 후 삶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바라보는 관점이 완전히 바뀌었다. 천국에 대한 소망이 있으니 매일 기쁘고 행복한 삶을 살게 됐다.

    한국 드라마 ‘대조영’ ‘주몽’의 더빙 작업을 통해 처음 한국 문화를 접했다. 이후 다양한 매체를 통해 한국에는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가 있고, 가족 간의 사랑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한국에서 어머니전을 관람하며 온 인류를 관통하는 공통분모가 ‘어머니의 사랑’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 사회가 조금 더 어머니의 사랑과 포용력을 닮는다면 서로 이해하고 화합하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 같다.”



    박세준 기자

    박세준 기자

    1989년 서울 출생. 2016년부터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 4년 간 주간동아팀에서 세대 갈등, 젠더 갈등, 노동, 환경, IT, 스타트업, 블록체인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했습니다. 2020년 7월부터는 신동아팀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90년대 생은 아니지만, 그들에 가장 가까운 80년대 생으로 청년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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