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로

오세훈 “험지 출마 고민했지만 나는 종로 개발 적임자”
박 진 “정치 1번지는 ‘일회성 거물’에 표 안 준다”
정인봉 “내가 당협위원장…두 사람 왜 나왔나”
1월 17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출마를 선언하면서 ‘대한민국 정치 1번지’ 서울 종로가 후끈 달아올랐다. 5선(選) 관록을 자랑하는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원이 현역으로 깃발을 꽂은 종로는 16~18대 총선에서 내리 3선을 한 박진 새누리당 전 의원이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고, 20년간 무료 법률상담을 하면서 민심을 얻은 정인봉 종로구 당협위원장의 뚝심도 무시할 수 없다. 종로는 이렇듯 여야 거물급 정치인들의 출전으로 4·13총선 최대 격전장의 한 곳이 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들 외에 새누리당 예비후보 김막걸리 새누리당 중앙위 사회복지분과 부위원장과 장창태 21세기 종로발전포럼 대표가 등록을 마쳤다. 노무현 정부 정책자문위원을 지낸 박태순 후보가 국민의당 후보로 출전하는 등 10명의 예비후보가 종로에 등록했다.
종로는 윤보선, 이명박, 노무현 3명의 대통령을 배출한 지역구로 정치 거물들이 각축을 벌여온 지역이다. 민심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19대 총선에선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인 6선의 홍사덕 의원, 18대 총선에선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고배를 마셨다.
박 전 의원은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서울시를 통째로 뺏기고 뒷문으로 종로에 들어왔다”고 비판 하지만 오 전 시장은 “당 대표를 지낸 정세균 후보를 꺾을 종로 발전 적임자”를 자처한다. 다음은 오 전 시장과의 일문일답.
‘꽃꽂이 후보’ vs 지역 연고
▼ 왜 종로 발전 적임자라고 생각하나.“종로는 서울의 중심인데도 발전이 더디고 주민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갖고 있다. 서울시장 재임 때 강남·북 균형발전을 위한 도심부활 프로젝트를 시행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양도성 성곽공원 조성, 이대부속병원 이전, 혜화고가도로 철거, 북촌 한옥마을 조성, 서촌과 삼청동길 단장 등 많은 일을 했다. 일제에 의해 분리된 창경궁과 종묘 연결 복원 사업, 율곡로 터널 사업도 한창 진행 중이다. 내가 시장 재임 시절 계획한 거다. 그래도 갈 길이 멀다. 종로는 용적률 등 법적·제도적 규제가 많고, 창신·숭인동 뉴타운 사업이 무산되면서 오히려 낙후 지역도 생겼다. 이런 곳은 도심 블록형 재개발 등을 통해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문화유적을 통해 상권을 만들어야 한다. 종로에는 일을 해본 사람이 필요하다. 난 일을 해봤다.”
▼ 박 전 의원 측은 오 전 시장이 종로에 연고가 없는 ‘꽃꽂이 후보’라고 비판한다.
“박 전 의원은 마치 자신의 ‘영토’에 내가 날아온 것처럼 말하는데, 그가 지난 4년간 이 곳에서 무슨 활동을 했는가. 현재 당협위원장은 정인봉 전 의원이다. 차라리 (내가 공천을 받으면) 정 전 의원에게 미안할 수는 있을 것이다. 지역 연고가 통하는 시대는 아니지만 나도 종로와 인연이 많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생활 근거지가 종로 6가, 을지로 6가 부근이었다. 쌀도 팔고 철물도 파는 잡화상을 했다. 서울시장 공관도 혜화동에 있었고, 학교도 중동중(1984년 수송동에서 일원동으로 이전)을 졸업했다. 그런 내가 이곳에 연고가 없는 사람인가.”
▼ 김무성 대표로부터 험지 출마를 권유받았는데, 결국 종로에 출마하게 돼 김 대표와 불편해진 건 아닌가.
“김 대표가 당을 위해 험지 출마를 제안했다고 생각한다. 이른바 야당 거물 인사를 떨어뜨리는 표적공천인데, 나로서는 명분도 없을뿐더러 야당 후보가 ‘무빙 타깃’이라는 게 고민거리였다. 당시 김한길, 추미애 의원(광진갑, 을)과 박영선 의원(구로을) 지역구 출마가 거론됐다. 하지만 내가 그 지역구로 간다 해도 그분들이 출마한다는 보장이 없었다. 탈당하거나 비례대표를 받는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마당에 막상 내가 출마했다가 ‘타깃’이 이동한다면 나는 다시 종로로 와야 하나. 김 대표께도 얘기했다. 나중에 벌어질 일들을 상상해보라고. 주민을 위해 일하겠다는 국회의원이라면 일이 중심이 돼야지, 상대 후보 떨어뜨리는 게 목표가 돼서야…. 출마선언문에도 이런 마음을 완곡하게 담았다.”
▼ 친박 의원들 사이에서 차기 대권 후보로 거론된다.
“친하게 지내는 분도 있고, 무상급식 주민투표 때문에 박 대통령이 대선 치를 때 힘들었다고 나를 미워하는 분도 있다. 나는 계파에 의존하지 않는다. 정치역학적으로 그런 생각을 할 수는 있겠지만, 대권 후보로서는 부족한 게 많다. 내가 재선 서울시장 출신이라 중진처럼 보이겠지만 아직 초선(16대)이다(웃음). ‘여의도 정치’도 잘 모르고, 외교·안보 분야도 공부해야 한다. 한 나라를 운영할 때는 엄중한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더 갈고닦아서 준비된 다음에 도전해야지, 지금은….”
▼ 박 전 의원과 정세균 의원은 무상급식 투표에 대해 사과부터 하라고 하는데.
“당시에는 포퓰리즘 광풍 속에 여당에서조차 원칙을 저버리는 분이 많았다. 이 문제를 위해 끝까지 싸웠고, 6개월 이상 이 문제가 이슈화하면서 우리 사회에서 포퓰리즘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장을 마련했다고 본다. 다만 시장직을 거는 우(愚)를 범했고, 그로 인해 ‘안철수 현상’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등장하는 등 예측 불가한 정치 상황이 이어진 것에 대해서는 열 번, 스무 번 반성하고 있다.”
▼ 여론조사에선 정세균 의원을 근소하게 앞섰고, 새누리당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후보 적합도 조사에선 월등히 앞섰다(1월 30일~2월 2일 YTN 조사 오세훈 44.7%, 정세균 41.7%. SBS 조사 오세훈 50.0%, 박진 17.9%, 정인봉 5.2%).
“당내 경선은 그렇다 쳐도 본선은 쉽지 않다. 종로는 야당 국회의원과 야당의 재선 구청장이 버티는 지역이다. 이른바 관변단체의 80% 이상을 야당 인사가 장악해 야당의 조직력이 센 곳이고, 정세균 의원도 조직 관리를 잘했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
“당 지도부, 교통정리 실패”
박진 전 의원은 “오 전 시장이 잘못된 판단을 하는 바람에 지역 주민들이 매우 불편해한다”고 민심을 전했다.▼ 주민들이 왜 불편해한다는 건가.
“서울시장 할 때도 독단적으로 무상급식 투표를 강행했는데, 이번에도 반성 없이 정계에 복귀하고 정치 1번지에 와서 표를 달라고 하니 ‘왜 종로에 나오는지 모르겠다’고들 한다. 명분이 없지 않나. 다른 지역구에 출마했으면 나와 함께 국회에 입성할 수 있는데, 두 후보가 외나무다리에서 소모적 맞대결을 하니 주민들이 불편할 수밖에…. 경선이 과열되면 앙금은 더 쌓인다. 본선에서 하나로 뭉쳐야 하는데, 걱정을 많이 한다.”
▼ 오 전 시장은 자신이 종로 발전의 적임자이고, 종로에서 이겨 수도권과 전국 선거 판세를 견인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현역 정세균 의원을 이길 후보가 없으니 당의 처지를 고려해 ‘내가 나가준다’는 것 아닌가. 그건 오만이다. 종로에 출마하는 명분도, 조직도 없는 사람이 이미지가 좋고 인지도가 높다고 이긴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내 선친은 종로에서 40년간 의료봉사를 했고, 나는 여기서 태어나 지금도 살고 있고, 이곳에서 해야 할 일도 잘 안다. 여론조사(YTN 조사 박진 42.1%, 정세균 40.1%)를 보면 나도 충분히 본선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나오지 않나. 나의 종로 3선은 불패 신화다.”
▼ 당 지도부가 잘못했다고 보나.
“그렇다. 교통정리를 했어야 하는 데 실패했다.”
▼ 왜 실패했다고 보나.
“당 지도부가 상향식 공천 원칙을 고수하다 보니 지역 안배, 적재적소 인적자산 배치를 적극적으로 못해 스스로 발목 잡힌 측면이 있다. 어쩌겠나. 3자 구도로 갈 수밖에.”
▼ 인지도에선 오 전 시장이 앞서는데.
“호감도는 내가 앞선다. 오 전 시장 인지도는 이제 더 올라갈 여지가 없지만, 나는 더 나아질 여지가 많다. 종로 민심은 외부에서 온 ‘일회성 거물’에게 투표하지 않는다. 자존심이 있다. 정치 1번지 아닌가.”
▼ 선거 전략은.
“종로에 뼈를 묻을 사람이라 늘 주민들과 함께해왔고, 주민들 마음속으로 들어가는 게 최상의 전략이다. 골목골목 자전거 타고 다니며 주민들 희로애락을 파악하고 있다. 세 번 뽑아준 주민들께 마지막 봉사를 할 것이다.”
“사교육 없애겠다”
▼ 종로의 시급한 현안은 무엇인가.“경제 시스템의 문제다. 종로는 귀금속·봉제·관광산업을 살려야 한다. 내가 현역 의원일 때 종로 일대를 귀금속 특화지구로 지정해 예산 1500억 원을 확보했다. 귀금속 산업 클러스터를 만들려고 했는데, 오 시장이 (무상급식 투표로) 시장직을 내놓는 바람에 무산됐다. 그 일이 잘됐으면 종로의 귀금속 산업은 업그레이드됐을 거다. 봉제산업은 중국의 저가 공세로 일감이 많이 줄어든 상태다. 이걸 살려내려면 종로를 넘어 국가적 차원에서 나서야 한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후속조치로 봉제산업 지원책을 마련하고, 중국 관광객 전용 스마트카드를 만들어 면세 의류 구입, 한류관광 등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인봉 전 의원(새누리당 종로구 당협위원장)은 “오세훈 ,박진 두 사람이 왜 출마했는지 모르겠다”며 “메시지가 없다”고 비판했다.
▼ 메시지가 없다?
“오 전 시장은 ‘종로의 선택이 대한민국을 바꿉니다’라고, 박 전 의원은 ‘박진은 경제입니다’라고 한다. 국회의원 선거로 대한민국을 어떻게 바꾼다는 건지, 국회의원이 경제를 어떻게 살린다는 건지 도대체 말이 안 된다. 유권자에게 메시지가 있어야 하는데 갑자기 나오다 보니 밑천이 없는 거다. 나는 여기에서 지난 3년간 박근혜 대통령을 위해 선거운동을 하며 당원들과 동고동락했다. 그동안 두 사람은 뭘 했나.”
▼ 그렇다면 정 위원장의 ‘메시지’는 뭔가.
“‘사교육 없애겠다’다. 단순 명쾌하니까 젊은 유권자 학부모에게 먹혀들고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에는 사교육 없앤다면서 대학 정원을 늘려 실패했다. 이제는 대학 정원을 줄이고, 대신 맞춤형 고교 과정으로 학생들의 적성을 찾아줘야 한다. 스위스의 대학 진학률은 18%인데, 우리는 81%다. 말이 되나. 학부모들은 월급을 자녀 과외비로 다 쓰고….”
▼ 여론조사를 보면 두 후보를 멀리서 추격하고 있는데.
“지난해 5월쯤 오 전 시장이 이곳에서 출마한다는 얘기가 들렸는데 그간 나름대로 준비한 것으로 안다. 박 전 의원은 나보다 강하지 않다. 문제는 본선에서 표의 확장성이다. 오 전 시장은 무상급식 투표로 시장 자리를 내줬고, 시장 시절 평창동 가스충전소 설립을 추진하다 여론의 반격을 받은 적이 있다. 지금 여론조사에선 앞서도 실제 표심은 다를 거다. 나는 20년간 종로에서 법률상담을 해 가까워진 주민이 많다. 바닥 민심은 내 편이다.”
마포갑

안대희 “정치 기득권 유리천장 깨야”
강승규 “피눈물로 재건한 당협 빼앗겠다니…”
안대희 전 대법관이 새누리당 지도부의 험지 출마 제안에 부산 해운대 출마를 접고 서울 마포갑 선거에 뛰어들면서 마포갑은 4·13총선의 핫플레이스가 됐다. 강승규 새누리당 마포갑 당협위원장은 “(안 전 대법관은) 피눈물로 재건한 당협을 송두리째 빼앗아가려는 큰 도둑이다. 양지(陽地)를 선택한 부나방”이라고 비판했고, 안 전 대법관은 “마포갑은 현역 노웅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선대부터 터를 닦아놓아 여당엔 험지”라고 반박했다.
그의 말처럼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의 부친 노승환 전 국회부의장은 이곳에서 야당 후보로 출마해 5선을 했다. 두 차례 민선 마포구청장도 지내 그 후광이 만만찮다. 그러나 이후 민자당·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소속 박명환 전 의원이 내리 3선(14~16대)을 했고, 노웅래(17, 19대) 의원과 강승규(18대) 전 의원이 탈환·재탈환하면서 판세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야당세(勢)가 강하지만 선거 바람에 따라 배지를 주고받은 것. 최근에는 대규모 재개발로 공덕동, 북아현동 일대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유권자들의 정치 성향도 바뀐 것이 변수다. 김중하 예비후보가 안 전 대법관 지지를 선언하면서 마포갑 경선은 양자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정당구조, 한국 정치 고질병
안 전 대법관은 ‘신동아’ 인터뷰에서 “구석구석 다니며 주민들을 만나고 있다. 국민에게 믿음 주고, 그 믿음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변화를 이끌어가겠다”고 했다. 후발주자인 만큼 새벽부터 자정까지 분 단위로 민심을 훑고 있다는 게 보좌진의 설명이다.▼선거운동을 하며 느낀 점은.
“국민은 ‘경제도 어려운데 북한의 도발로 안보 문제까지 겹쳐 생활이 고달프다’고 말씀하신다. ‘당신도 의원이 되면 기존 정치인과 똑같아질 것’이라고 말하는 분도 있다. 현역인 19대 의원들도 후보 시절에는 ‘당리당략이 아닌 국가와 국민을 바라보는 정치를 하겠다’고 말하고 다녔다. 결국은 이러한 신뢰의 문제다. 내가 말하는 정치 변화는 이런 작은 부분부터 바꿔가면서 믿음을 주고, 그 믿음을 바탕으로 국가 변화를 이끌어가는 거다.”
안 전 대법관은 2월 1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도 ‘한국 정치 변화를 위해 출마했다’고 했고, 1월 25일 첫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정치 쇄신을 마무리하기 위해 최고위원직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차떼기 수사(2003년 한나라당 불법 대선자금 수사) 검사’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장’ 등 과거 자신의 경력을 강조했다.
▼한국 정치의 고질병을 뭐라고 보나. ‘차떼기 수사’ 검사 때와 달리 이제는 정치인으로서 쇄신을 해야 하는데.
“정치권에 대한 믿음이 없다 보니 정치 본연의 갈등, 이해관계 조정 역할을 못 하는 거다. 국민의 의견을 모아 새로운 제도와 방향을 결정하는 건 정치의 몫이다. 나는 대법관으로 판결을 내릴 때 균형 잡힌 중재자의 모습을 보이려 노력했고, 그런 경험이 정치 발전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정치인은 국민 대표로서 정치 쇄신을 해야 하고, 검사는 법에 따라 해야 한다. 지난 30년 간 검사와 대법관으로 사회·경제적 약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했고, 국민의 힘으로 정치 쇄신을 한 경험도 있다.”
▼‘정치 쇄신을 위해선 인재 영입이 중요한데, 현재의 상향식 공천은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는데….
“한국 정치의 고질병 중 하나가 잘못된 정당구조다. 현재의 구조에서는 새로운 인물, 능력 있는 인물이 당에 새로 수혈되는 게 어렵다.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이 새로운 물결이 들어오는 것을 유리천장으로 막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모습이 반복되면 정당의 선순환 구조가 어려워진다. 좀 더 활기차고 생기 있는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
▼왜 마포를 선택했나.
“부산에서 학교 다닐 때는 공부와 거리가 있는 학생이어서 담임선생님은 나를 ‘B급 학생’이라고 불렀다. 그런데 마포 숭문중으로 와서 새 친구를 만나고 환경도 바뀌면서 열심히 공부할 수 있었다. 그래서 대법관까지 할 수 있었으니, 이제는 정치인 안대희로 거듭나는 출발점으로 삼은 거다. 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마포의 꿈을 재개발하겠다’고 했다.
“3E를 챙기겠다고 결심했다. 공부하기 좋은 동네(Education), 삶이 풍요로운 동네(Economy), 살기 좋은 동네(Environment)를 만들겠다. 마포는 광화문 도심과 공항, 여의도를 잇는 데다 대학가가 위치해 전통과 미래가 공존하는 이점이 있는데 그동안 책임 있는 이들이 이를 특화하지 못했다. 문화가 함께 숨 쉬는 균형 개발에 역점을 두겠다.”
▼당내 경선과 본선 전략은 뭔가. 더민주당에선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출마설도 나도는데.
“마포 주민들께 인사드리고 그분들 목소리를 듣느라 정신없이 하루를 보낸다. 더민주당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다. 모르긴 해도, 아버지 대(代)부터 40년 넘게 마포에서 정치활동을 해왔는데 교체 얘기가 나온다면 노 의원이 일을 잘 못했다는 걸 당이 인정한 거 아닌가. 19대 국회에서 노 의원은 71건의 법안을 발의했지만 통과된 건 1건 뿐이다. 보여주기 위한 법안을 발의한 거다. 합리적인 법안을 발의하고 통과시킬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
“노웅래가 야당 대표인가”
강승규 위원장은 “안 전 대법관은 어렵게 쌓아 올린 마포갑 당협의 노력을 무시하더니, 지지율이 오르지 않으니 이간책과 회유책을 쓴다”고 주장했다.▼민심은 어떤가.
“지난해 2월 당협위원장 선거에 당선된 후 각고의 노력으로 이제 승기를 잡아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안 전 대법관이 ‘험지 출마’를 명분으로 출마한다니 황당해하신다. 한번 생각해보라. 노웅래 의원이 야당 대표 인사인가. 그러니 주민들은 ‘마포가 진짜 험지냐’고 되묻는다. ‘강승규가 불쌍하다’고도 한다. 안 전 대법관은 자신의 역할과 신망을 깎아내리는 일을 했다.”
▼주민들이 강 위원장을 왜 불쌍하다고 여기나.
“강승규가 19대 선거에서 공천 못 받더니 이번에도 당에서 찍혀 안 전 대법관이 왔다고 생각하니까. 나도 처음엔 김무성 대표와 친박계를 의심했지만, 확인해보니 당에서 마포에 출마해달라고 요청한 것도 아니었다. 그동안 안 전 대법관이 현장을 누비면서 무엇을 했나. 구의원 등 나의 지지자와 주민들에게 ‘당에서 요청해 할 수 없이 나왔으니, 후보 경선 안 해도 새누리당 후보와 진배없다’며 이간질을 했다. 내겐 회유도 하더라.”
▼어떤 회유를 받았나.
“안 후보를 지지하는 선후배들이 나에게 간접적으로 ‘(마포)구청장에 나가라’고 회유하더라. 이 지역 모 회장도 한번 보자고 해서 만났더니 ‘(안 전 대법관이) 대선에 나가면 함께 일해야 하지 않겠나’라면서 (후보 사퇴를) 종용하더라. 녹취도 해 놓았다. 새누리당은 안 전 대법관을 선택할 거라는 뉘앙스를 풍기다가, 지금은 경선 없이 공천을 받을 거라고 말하고 다닌다고 한다. 과연 그런가. 여론조사에서는 내가 더 앞선다. 안 전 대법관이 출마 선언하고 5일간 후원금 모금이 한 푼도 안 되다가, 6일째부터 재개됐다. 지금까지 5000만 원 넘게 들어왔다. 새누리당 지지층이 다시 (나를 위해) 뭉치고 있다.”
▼안 전 대법관의 마포 출마가 당의 험지 출마론을 수용한 ‘인재 영입’으로 분류되면 최고위에서 100% 국민여론조사로 경선을 치를 수도 있지 않나.
“마포가 험지고, 당에서 공식 요청했다는 증거가 있나. 일반적으로 7(일반인 70%) 대 3(당원 30%) 비율로 여론조사를 하는데, 당원을 배제한 일반인 100% 여론조사를 한다면 이건 명백한 특혜다. 험지 출마라면서 마포갑 당원들의 노력을 폄훼했는데 특혜까지 줘야 하나.”
▼시급한 지역 현안은 뭔가.
“큰 틀에선 정치에 대한 신뢰 회복이 중요하다. 상향식 공천으로 풀뿌리 민주주의를 정착시켜 정치 혁신을 해야 한다. 그리고 지역 내에 공덕 전통시장 등 자영업하시는 분이 많은데, 자영업 활성화와 청년 일자리 혁신, 교육환경에 관한 혁신적 대안 제시 등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블로그를 통해 밝힌 공약도 있고, 앞으로 하나씩 발표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