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창작과에는 한재규 교수 외에도 ‘로봇 태권브이’의 원작자인 작가 조항리씨, 유명 만화작가 야설록씨, 만화평론가 박인하씨 등이 강사진으로 참여하고 있다. 교육내용을 보면 만화학 개론에서부터 시작하여 만화인체학, 만화배경학, 만화비평론, 색채학, 아동만화학, 청소년만화학, 순정만화학, 성인극화학, 디지털 애니메이션 등 만화 관련 교육분야는 두루 모여있다고 할 만하다.
한국무용의 진수를 가르치는 ‘한국무용과’는 교수진 대부분이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와 이수자들이다. 한국무용학과 양길순 교수는 2001년 국악경연대외에서 무용부문 대통령상을 받았다. 교수진이 뛰어난 만큼 학생들도 곳곳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61세의 늦은 나이에 입학한 송신지씨는 지난 4월 경기도에서 개최한 전국무용경연대회에 출전하여 무용분야 일반부 대상을 받았다. 송씨는 “한국 무용을 제대로 배우고 싶은 것이 젊을 때부터의 꿈이었는데 사회교육원을 통해 늦게나마 그 꿈을 이룰 수 있어 기쁘다”며 “올해 6월 일본에서 열리는 월드컵 폐막식에 한국대표로 참가해 한국의 전통무용을 보여줄 수 있게 된 것이 자랑스럽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수묵실경화(水墨實景畵)의 기초이론과 실기를 가르치는 ‘한국화 실기학과’는 지난해 큰 경사를 맞았다. 지난해 4월 대한민국미술대전에 출품한 한성숙, 조돈형, 심근영씨 등 3명이 전원 입상의 영광을 안은 것. 한국화 실기학과는 매년 2회씩 한국화 전시회를 열어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뽐내고 있다.
명지대 사회교육원 이일균 원장이 사회교육원을 “대학보다 더 큰 대학”이라고 말하는 이유 중 하나는 ‘시대변화에 능동적인 대처가 쉽다’는 것이다. 사회교육원에서는 새로운 학과의 설치나 커리큘럼의 조정, 정원 변동 같은 문제가 일반 대학에서처럼 복잡한 행정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간단하게 처리된다. 계획을 수립하고 이것을 교육부에 ‘보고’만 하면 되는 것. 운영에 있어 실험적인 도전이 가능한 것은 이 때문이다.
명지대 사회교육원은 올해 ‘뮤지컬과’를 신설했다. 최근 일고 있는 뮤지컬과 오페라 붐을 발빠르게 따라간 것이다. 강사진도 현재 ‘오페라의 유령’에 출연중인 최수용 교수를 비롯하여 ‘명성황후’ ‘오페라의 유령’ 등에서 이름을 떨친 박칼린씨, 뮤지컬 배우 이혜경씨 등 국내외에서 한국 뮤지컬의 중심역을 맡고 있는 배우와 연출자들을 초빙해 ‘뮤지컬 배우 아카데미’의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또 재능 있는 신인배우를 발굴하기 위해 지난 2월 제1회 명지 뮤지컬 콩쿠르를 개최, 박준호(24), 이지윤(22), 김주희(17) 등 수상 학생 3명을 장학생으로 특별 선발하는 등 다각적인 방법으로 뮤지컬 배우 교육·양성의 계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게임캐릭터과’는 근래에 유망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게임산업의 발전가능성에 맞춰 종전의 만화창작과를 더욱 세분하면서 신설한 학과로 게임시나리오, 게임 디자인, 컴퓨터 음악 등을 가르치고 있다. ‘만화창작과’ 학생들은 문화체육부 주최의 국제만화페스티벌(SICAF)에 매년 출전하여 많은 관람객들과 만화가협회 소속 작가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으며, 졸업생들도 각종 만화잡지에 데뷔해 작품을 게재하거나 애니메이터, 스토리 작가 등으로 진출하고 있다.
만화창작과를 졸업한 황현우(29)씨는 “현장에서 활동하는 동문들이 사회교육원에 다시 찾아온다든지 각종 모임을 통해 자신을 지도했던 담당교수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종종 있는데, 이때 현장의 요구가 전달되는 일종의 피드백 과정을 거치게 된다”고 말했다. 이일균 원장은 “수료생들이 동문회를 구성하여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동문들의 목소리를 통해 지금 어떠한 인력수요가 있는지 확인하고 그것을 곧바로 다음 학기 커리큘럼에 반영토록 한다”고 말했다.
사회교육원이라고 하면 대개 배움의 기회를 놓친 중년이나 고령의 학생들이 다니는 데라는 인식이 보편적이지만 실제 그렇지는 않다. 명지대 사회교육원 학생들의 절반 이상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사회교육원에 입학한 경우다. 학생들은 대부분 실용적인 학문과 기능을 단기간에 배우고 싶어 사회교육원을 택하고 있다. 보육교사양성과정은 이러한 학생들이 많이 몰리는 곳이다.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