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②(장소 : 북한, 때 : 하반기)
[형혹성이 기성을 범하리니(熒惑犯紀) 북쪽 문에서 천명을 받아들이지 않고(北門未順) 누런 용이 여의주를 얻으리라(黃龍得珠).]
해설 형혹성(熒惑星)은 화성(火星)을 일컫는 말로 재화 및 병란의 징후를 보여준다는 별 이름이고, 기(紀)는 목성(木星)의 또 다른 이름인데 차고 이지러짐(盈縮)과 머무는 것으로 한 나라의 명운을 살펴볼 수 있는 별이다. 따라서 형혹성이 목성을 범했다는 것은 한반도에 병란이 닥칠 것을 예시하는 말이다.
‘송하비결’의 형혹범기(熒惑犯紀) 현상은 동양천문 현상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일 뿐 아니라 실제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천문현상이어서 특히 눈길을 끈다. 현대 천문 프로그램으로 추적해보면 2004년 9월29일 처녀좌 앞에서 목성, 화성, 수성, 태양이 한 점으로 만난다. 100여년 전에 기술된 ‘송하비결’이 미래의 천문현상까지 밝혀놓았고 실제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추적해본 결과 들어맞는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다음 북문미순(北門未順) 문구는 북한이 미국과의 핵문제 협상에서 자기 입장을 고수한다는 의미를 지닌 말이다. 북한 체제보장, 북미관계 정상화, 북한 경제지원, 북한 핵 검증방식 및 핵 폐기 시기 등 북한 핵문제를 둘러싸고 북·미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한·미·일 3국 최종안에도 북한이 동의하지 않는 상황을 묘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황룡득주(黃龍得珠) 문구는 중국을 의미하는 황룡이 원하는 대로 뜻을 이뤄준다는 여의주(如意珠)를 차지한다는 것인데, 북한 핵문제를 둘러싸고 북·미간 대치상황에서 중국이 중대 역할을 할 것임을 의미하는 말로 보인다.
장면③(장소 : 남한, 때 : 4월 총선)
[팔방에서 소리가 토해지리라(八方聲吐) 계림(신라의 다른 이름)이 백제를 침범하여(鷄林侵百) 황산벌에서 힘써 싸우리니(黃山奮鬪) 계백이 뜻이 어그러짐에 눈물을 흘리리라(階伯悖泣) 가야가 머리를 돌리니(伽倻回首) 바다의 용이 무리를 일으키리라(海龍起豆).]
해설 사방팔방으로 나라 전체가 총선 때문에 시끄러울 것이다. 경상도(계림) 출신 노무현 집권당이 충청·호남(백제) 지역을 공략하는데, 호남·충청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이 총선에서 온 힘을 다해 싸우나 결국 참패하고 눈물을 흘린다. 이를 좀더 상세하게 분석하면 자민련이 2004년 총선에서 노무현 집권당에게 패배한다는 것이다. 경남지역(가야)은 노무현 집권당을 지지하는 쪽으로 바뀌고 부산지역(海龍) 역시 무리를 지어 노무현 집권당을 지지할 것이다.
장면④ (장소 : 한반도, 때 : 총선 후)
[무왕의 도로써 혁명을 일으키도다(武道革命) 반드시 병란의 화가 미치게 되리라(兵禍必至) 그렇지 않으면 반드시 서민들이 마른 나무처럼 되리라(不然民枯) 세월이 지날수록 악한 질병이 만연하리라(歲行惡疾).]
해설 (남한은) 4월 총선에서 선전한 후 각종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하는데, 특히 무도(武道)는 군사·국방 관련 정책 제도를 의미하는 말이다. 무도에서의 ‘무(武)’가 노무현 대통령의 이름인 무(武)와도 우연하게도 겹치는 것도 흥미롭다. 혁명(革命)이란 단어는 극히 과거의 것을 혁파하고 새롭게 고친다는 의미로 긍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용어다. 따라서 무도혁명(武道革命)은 한·미 군사동맹관계에서 주한미군 재배치, 한미연합사 존폐 문제, 전시작전권 이양 문제 등에 관한 변혁적 상황이 도래한다는 것을 표현하는 말로 보인다.
그런데 그 결과 반드시 한반도에서 병란의 화가 발생할 것이다. ‘병화필지(兵禍必至)’ 문구는 북한 핵문제를 둘러싸고 북·미간 대결, 동북아 지역패권 향방을 둘러싼 미·중간 전략적 경쟁 등으로 한반도에 반드시 전쟁이 발발할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송하비결’에서는 병화필지의 인과 관계로 무도혁명(武道革命)을 꼽고 있는 것이다. 만일 전쟁이 발발하지 않는다면 국민들은 경제불황으로 인해 매우 고달플 것이다.
이 비결서 다음으로는 황인종(중국과 일본 등)과 백인종(미국 러시아 등)이 본격적으로 한반도 문제에 개입하고 군대를 파병하는 등으로 전쟁을 암시하는 듯한 무서운 문구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생략하기로 한다. 국내의 일부 예언자들은 2004년에 우리나라의 국운이 험악하긴 하지만 전쟁이 발발할 정도로 극한적 상황에 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기자 주).
장면⑤ (장소 : 미국 백악관, 때 : 미국 대통령선거 전후)
[큰 양(미국)이 원숭이를 만나는 해에(巨羊遇猿) 큰 사람은 보물을 줍지만(大人?寶) 소인은 보물을 빼앗기리라(小人被奪) 미국의 우두머리가(巨羊首魁) 장차 횡액을 당해 죽으리라(將亡橫厄) 멀리서 엿보다가 화살을 쏘니(遠窺射矢) 패악스러운 큰 왕이 죽도다(去悖巨王) 흰 집 대문 안 정원에서(白屋門庭) 장례 행렬이 문을 나서려고 하는 때(出門喪時) 흉적이 들어와 어흥 하고 범소리를 내리니(凶賊入?) 덮인 구름이 개지 않더라(蒙雲不開).]
해설 미국은 원숭이띠인 갑신년에 도량이 넓은 사람이 힘 안들이고 쉽게 대통령(보물)에 당선되지만, 도량이 좁은 사람은 패배한다. 미국의 대통령(현직 대통령 부시인지 아니면 2004년말 선출되는 새로운 대통령인지는 불분명)은 장차 뜻밖의 횡액을 당해 죽는다. 멀리서 기회를 엿보다가 화살(총)을 쏘는 주체는 아프가니스탄전쟁, 이라크전쟁 등으로 미국 대통령에게 앙심을 품은 이슬람 세력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패악을 저지른 미국 대통령이 죽는다. 백악관 정원에서 장례식이 행해지는 즈음에 테러범이 많은 사람들을 살상하니 국제 정세가 혼미를 거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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