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100대 대학’ 진입을 목표로 달리고 있는 전북대 캠퍼스 전경.
▼ 전북대는 최근 정부가 진행하는 WCU (World Class University·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 사업에서도 수도권 대학들에 버금가는 성과를 거뒀지요.
“우리 대학은 올해 WCU 사업 1, 2, 3유형에서 각 1개씩 모두 3개 과제가 선정됐습니다. 1유형(전공·학과 신설지원)에 선정된 공대 고분자·나노공학과 강길선 교수는 ‘신개념 BIN(BT·IT·NT)융합기술 개발’ 관련 학과를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정원 50명)로 설립합니다. 이 학과는 향후 5년간 정부로부터 15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바이오장기·바이오진단·나노치료용 연구에 관한 기초 및 응용 과학기술을 개발하게 됩니다. 또 2유형 개별 해외학자 초빙지원 분야에서는 우리 대학의 ‘시공간 다중 입출력과 직교주파수 분할다중 융합공조 무선 네트워크’(책임교수 이문호) 과제가 지원대상에 선정됐습니다. 3유형에서는 공대 고분자·나노공학과 나창운 교수가 고분자재료 분야 세계 석학인 젠트 박사를 초빙해 ‘에너지 포획용 고분자 나노소재 개발연구’ 과제를 수행하게 됐습니다.”
▼ WCU뿐 아니라 다른 대형 국책사업 지원에서도 최근 전북대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올해 우리 대학은 대형 국책사업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일궈내고 있습니다. 우선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평가받는 LED산업을 선도할 ‘LED융합기술 지원센터’를 유치했습니다. 이곳에는 향후 10년간 1000억원 이상이 투입돼 초절전 조명을 개발하고 LED를 활용한 식물재배법 등을 연구·개발합니다. 또 아시아 최대 규모의 ‘인수(人獸)공통전염병연구소’를 유치했는데, 이곳에서는 신종 인플루엔자나 AI처럼 사람과 동물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전염병의 치료 방법을 연구하게 됩니다. 바람으로 인한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세계 4위 규모의 대형풍동실험센터도 유치했습니다. 전북대에는 이외에도 기초·원천기술 분야의 핵심 연구를 진행하는 8개의 국가지정연구실이 있으며, 전국 최대 규모의 인문한국(HK)사업단과 한국학 자료센터도 운영 중입니다. 이와 함께 최근 최종 확정된 세계 5번째 ‘고온플라즈마 응용센터’(총사업비 460억원)와 ‘광역경제권선도사업’(250억원) 등이 전북대의 연구 역량을 한층 높여줄 것입니다.”
▼ 지난해 3월 익산대와 통합했는데, 통합 결과는 어떻습니까.
“최근 교과부 ‘국립대학 통폐합 평가팀’의 발표에 따르면 2005년 이후 통합을 이룬 9개 국·공립대 가운데 우리 대학이 4번째로 우수한 통합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특히 일반대학과 특수목적대학(교대 등) 간 통합을 이룬 2개 대학을 제외하고 일반 대학 간 통합성과를 비교하면 7개 대학 중 2위입니다. 다른 대학이 통합 2~3년차에 평가를 받은 데 반해 우리는 겨우 1년 만에 이처럼 좋은 평가를 받아 더욱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과부는 우리 대학이 유사 학과 및 전공 간의 화학적 통합을 이뤄내고 캠퍼스별 특성화 전략을 세운 데 대해 전국에서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그리고 통합의 이점으로 대학 특성화를 꼽을 수 있는데, 앞으로 익산 캠퍼스를 세계 수준의 수의학 메카, 친환경 생명자원분야 특성화 캠퍼스로 육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는 장기적으로 국립대와 국립대, 국립대와 사립대간 통합도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학 통폐합 없이 이대로 갈 경우 2016년 전체 대학 수험생 수와 전체 대학 신입생 정원이 똑같게 되고, 2020년에는 대학 신입생 정원이 대학 수험생 수를 무려 24만명이나 초과하게 됩니다. 규모가 큰 대학 40개 이상이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교과부가 발표한 전국 43개 국·공립대학을 권역별 11개 대학으로 통합하는 방안을 전적으로 환영합니다.”
세계 12개 대학과 복수학위 프로그램 운영
▼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른 대학과 차별된 국제화 프로그램이 있습니까.
“전북대의 국제화 모토는 실효성입니다. 형식적으로 세계 대학들과 협정만 체결하는 국제교류는 되도록 피하고 있습니다. 국제복수학위제 등 실질적인 내용을 담은 국제교류를 통해 학생들이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세계 32개국 205개 대학과 학술교류 협정을 맺었고, 이 중 미국 프랑스 중국 몽골 필리핀 등 12개 대학과 국제복수학위제를 체결했습니다. 또 2년 전부터 시작한 ‘글로벌 리더 프로젝트’는 학교 측이 비용을 전액 부담해 학생들을 자매대학으로 파견하는 방식입니다. 이번 학기에도 220여 명의 학생이 미국 뉴질랜드 중국 필리핀 등의 대학에 가서 국제적 안목을 넓히는 등 연간 500여 명의 학생을 해외로 보내고 있습니다.”
▼ 청년실업자가 늘고 있는데, 취업난 문제에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최근 경제난으로 청년실업 문제가 심화되면서 학생들의 관심은 온통 취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물론 학생 개개인이 준비에 소홀함이 없어야 하겠지만 대학도 학생들의 취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취업 전담기구인 종합인력개발원을 총장 직속으로 신설해 학생들에게 맞는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 지난해 우리 대학은 전국 거점 국립대 가운데 취업률 2위를 기록했습니다. 학생들의 진로설계와 경력관리를 위해 마련한 ‘평생지도교수제’와 ‘큰사람 프로젝트’ 등은 다른 대학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프로그램으로, 정부로부터 우수 취업지원 프로그램으로 인정받았습니다.”
▼ 올해 국·공립대 총장협의회장에 추대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요즘 국립대의 큰 관심거리인 ‘국립대 법인화’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습니까.
“정부의 국립대 법인화를 우려하는 이유는 재정 부담을 대학과 지자체에 떠넘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 때문입니다. 법인화의 근본 목표는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자는 것입니다. 경쟁력을 높이려면 교육재정과 자율성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현재 대학에 대한 재정 지원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의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이런저런 규제는 또 얼마나 많습니까. 저는 정부가 법인화를 추진하기에 앞서 재정지원과 자율성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대책을 우선 내놓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의 경우 소수의 국립대학만 법인화가 정착되고 나머지 대학은 곤경에 빠져 있습니다. 이런 선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