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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도박, 도박장 개설, 판돈 대여…” “종회의원 금권선거 특혜주고 고발 무마”

점입가경! 조계종 비리 폭로전

“상습도박, 도박장 개설, 판돈 대여…” “종회의원 금권선거 특혜주고 고발 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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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장주 스님, 5년간 20여 회 마카오·필리핀·라스베이거스 원정 도박
  • ● 장주 스님 “내 곱절 이상 원정 도박한 승려 수두룩”
  • ● “공항 화장실에서 사복 갈아입고 밤샘 도박”
  • ● 명진 스님 “2010년 총무원장의 ‘금권선거 개입’ 보고받았다”
  • ● 조계종 “상습 도박 없었다” “돈 선거 무마 의혹 사실 아니다”
“상습도박, 도박장 개설, 판돈 대여…” “종회의원 금권선거 특혜주고 고발 무마”

장주 스님

7월 8일, 포항 오어사 전 주지 장주(64) 스님이 조계종 승려들의 상습도박 의혹을 폭로했다. 주지급 스님 16명이 국내외에서 수십 년간 상습적으로 거액의 도박판을 벌여왔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장주 스님은 자신도 그중 한 사람이라고 고백했다. 장주 스님은 조계종의 국회 격인 중앙종회의 수석부의장을 두 차례나 지낸 인물. 불국사 부주지를 지낸 그는 지난 5월 불국사 말사인 포항 오어사 주지에서 물러났다.

장주 스님은 이날 대구지방검찰청 포항지청에 자신의 죄를 고발하는 자수서를 제출하고 수사를 의뢰했다. 자수서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 경주 불국사 전 주지 종상 스님 등 16명의 실명이 올라 있다. 상습도박이 벌어진 장소도 적시했는데 서울 강남 소재 은정불교문화진흥원(이하 은정재단) 6층, 서울 강남의 한 호텔, 대구 수성구의 한 호텔 등이다. 은정재단은 자승 총무원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곳이다. 장주 스님은 자수서에서 이렇게 밝혔다.

“자수인을 포함한 관련자들은 자수서에 기재된 도박 장소에서 저녁 9시경부터 다음 날 밝을 때까지 과거 약 20년간 수시로(특히 현 조계종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이 4년 전 총무원장으로 당선됐을 무렵 전후에는 그 횟수가 더 많았습니다) 1인당 약 1000만 원의 판돈을 가지고 속칭 ‘세븐오디’ 포커를 쳐서 도박을 하였습니다.”

장주 스님의 폭로는 7월 말 다시 이어졌다.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내용이었다. 이날 그는 자신이 상습 도박장으로 지목한 은정재단 사무실 배치도까지 들고 나왔다.

조계종에선 이미 여러 차례 도박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해 5월 전 금당사 주지 성호 스님은 전남 장성군 백양사에서 승려들이 도박판을 벌였다고 고발했다. 도박 장면이 담긴 동영상도 공개했다. 당시 조계사 주지와 부주지 등 조계종 유력 인사가 다수 포함돼 있어 논란이 됐다. 도박을 한 날은 백양사의 최고 어른인 방장 스님(총림의 최고책임자)의 49재 전날이었다. 검찰은 도박을 한 승려들을 기소했고 이들은 벌금형을 받았다. 조계종도 자체 징계에 나섰다. 조계종 총무원장 종책특보를 지낸 김영국 씨도 그 무렵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의 상습도박, 성매수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도박 파문은 처음이 아니지만 장주 스님의 폭로는 이전과는 성격이 좀 다르다고 조계종 관계자들은 말한다. 우선 상습도박을 한 당사자가 자수를 했다는 데 의미를 둔다. 중앙종회 부의장 출신의 폭로라는 점도 무게감을 달리한다. 장주 스님이 검찰에 제출한 자수서는 최근 정치권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내가 증거”

8월 5일 장주 스님을 인터뷰했다.

“나는 살기 위해 이 전쟁을 시작한 사람이 아닙니다. 출구도 없습니다. 내 죄를 고백하고 처벌을 요구하는 겁니다. 다른 건 몰라도 도박만은 안 된다, 총무원장을 포함해 내가 이번에 고발한 사람은 모두 공직을 내려놓고 물러나야 한다, 내가 만약 거짓을 말한다면 2000만 불교신자는 물론 우리 국민 누구라도 이 장주에게 돌을 던져라, 나를 돌로 쳐 죽여라, 바로 그겁니다.”

비장했다. 눈빛과 목소리에서 결기가 느껴졌다.

▼ 폭로를 결심한 계기가 있나요.

“오랫동안 고민했습니다. 시주금으로 상습도박을 일삼고, 이를 방조하고, 심지어 도박장을 개설하고, 도박 판돈을 빌려주는 사람은 더 이상 중 노릇을 하면 안 됩니다. 그 결심이 섰기 때문에 폭로를 결심한 겁니다.”

▼ 일각에서는 올해 말 총무원장 선거를 염두에 두고 계획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한다는 시각도 있는데.

“그런 것 없습니다. 총무원장 자리에 욕심이 있다면 이렇게 했겠어요? 아무 욕심 없습니다. 작년 백양사 도박사건이 났을 때 이미 결심한 일입니다. 그리고 이미 여러 번 경고했습니다. 상습도박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폭로하겠다고. 이제 실행에 옮긴 겁니다.”

▼ 폭로 내용을 정리해주시죠.

“지난 수십 년간 조계종의 핵심 승려들이 국내외에서 상습적으로 거액의 판돈을 걸고 도박을 했습니다. 자승 총무원장이 이사장인 은정재단 사무실이 도박장으로 활용됐습니다. 서울 시내의 한 호텔, 불국사의 숙소 등에서 상습도박이 벌어졌어요. 상습적으로 도박을 해온 승려 중 정도가 심한 16명만 고발했습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최소한 총무원장과 불국사 전 주지 종상 스님은 처벌받아야 합니다.”

▼ 해외 원정 도박은….

“내가 고발한 사람들은 대부분 라스베이거스, 마카오, 사이판(티니안),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지를 다니며 도박을 했습니다. 저도 그중 한 사람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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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진 기자 │greenf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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