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7월 16일 설립된 청년위의 최우선 과제는 우리 사회의 시급한 난제인 청년 일자리 창출이다. 기존 위원회들과 위상과 성격이 다른 데다, 범정부적 차원에서 청년고용 대책을 마련해 관계부처에 제안하는 중책을 맡아 국민적 기대가 자못 크다. 특히 초대 위원장(장관급)에 2000년대 벤처 1세대 붐의 대표주자이자 (사)벤처기업협회 회장인 남민우(52·사진) 다산네트웍스 대표가 임명돼 더욱 관심을 불러모았다. 다산네트웍스는 국내 통신장비 1위 업체다.
그런 청년위가 1월 15일 공식 출범 6개월을 맞았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18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청년위 제2차 회의에선 그간의 활동을 바탕으로 한 ‘청년 맞춤형 일자리 대책’도 보고했다. 중소기업 청년인턴 취업지원금 단계적 인상, 고졸 취업자 군 입대 후 계속고용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창업 실패 청년을 위한 ‘재도전지원센터’ 설치 등이 골자다.
60년 만에 찾아온 ‘청마(靑馬)의 해.’ 청년위는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한 거침없고 희망찬 질주를 할 수 있을까. 남 위원장을 서울 세종로 KT빌딩 청년위 사무실에서 만났다.
‘반관반민(半官半民)’ 정신
▼ 지난 반년간의 소회는.
“난 민간 기업인이고 벤처기업가다. 공직에 대해 잘 알진 못한다. 그러나 청년위에서 공무원 신분인 30여 명의 직원과 같이 일하며 많이 배우고 느꼈다. 직원들에게 매번 강조한 건 ‘반관반민(半官半民)’ 정신을 갖자는 거였다. 더불어 청년위가 왜 만들어졌는지 항상 고민하라고 했다. 우리 사회엔 이제 지역갈등보다 세대갈등이 더 심각하다. 따라서 청년위가 사회적 약자라 할 수 있는 청년의 처지에서 정책 대안을 내고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 배경을 갖고 첫 단추를 끼운 게 이번 ‘청년 맞춤형 일자리 대책’이다. 아직 미흡하지만, 많이 다듬어갈 것이다. 관계부처 공무원들한테도 이야기했다. 청년위에 당신네 부처 처지만 늘어놓을 거면 청년위 예산 쓰는 것조차 아깝다고. 공무원들에겐 내 사고방식이 다소 충격적일지도 모른다. 난 그들과 뇌 구조부터 다르다고 여기니까.”
▼ 청년 일자리 창출은 여러 관계부처와의 협의, 각계각층의 노력을 보태야 가능할 텐데.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청년과의 소통보다 관계부처와의 소통이 난제더라. 청년위의 주된 관계부처가 고용노동부와 교육부인데, 사실 이번 대책을 구성하는 4가지 전략 중 ‘보상과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 ‘교육과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는 그들 부처도 쭉 유지해온 정책 기조다(나머지 두 전략은 일자리 늘리기, 숨은 일자리 찾기). 그럼에도 소관 영역에 대한 집착이 강해선지, 청년위 협의에 대해 밥그릇 뺏으려는 것쯤으로 곡해하는 공무원마저 있더라. 반면 미래창조과학부, 중소기업청은 청년위와 힘을 모으는 데 공감하는 분위기여서 별로 부딪치진 않는다. 청년위가 ‘잔소리하는 시어머니’ 노릇을 하는 자문기구니 부처 처지에선 미묘한 온도차에 예민한 것 같다. 이해하지만, 좀 더 전향적으로 생각해줬으면 한다.”
▼ 청년위 본분 중 하나는 청년과의 소통이다. 위원장 임명 이후 어떤 일에 주력했나.
“물론 소통이다. ‘타운홀 미팅’ ‘청춘순례/청년버스’ ‘희소식’ ‘청년·병영 멘토링’ 등 60여 차례의 온-오프라인 행사를 통해 전국 각지 다양한 청년들의 고민과 바람을 경청했다. 청년들의 의견을 정부에 전달하려고 ‘2030 정책참여단’도 운영했다. 이번 대책도 그런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반영해 청년 일자리에 대한 구조적 해결 방법을 부처들과 협의해 제시한 것이다. 청년 세대의 아픔과 어려움에 책임을 지닌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그들에게 힘이 되는 정책을 만드는 데 보람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