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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벳 E로 풀어본 한국인의 성공요인

알파벳 E로 풀어본 한국인의 성공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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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벳 E로        풀어본 한국인의 성공요인

‘글로벌 마당발’로 통하는 이채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골프에서도 경영에서도 언제나 즐거움(Entertainment)을 강조한다.

김연아 선수도 성공의 원천은 바로 훈련이었다. 김 선수는 연간 300일을 훈련하면서 9000번의 점프를 한다. 성공률이 80%니까 1800번의 엉덩방아를 찧는다는 것인데, 이런 끈질긴 훈련이 세계 정상의 영광으로 이어진 것이다.

다섯째, 이벤트(Events)를 살려야 한다. 대나무가 하늘 높이 치솟을 수 있는 것은 바로 매듭이 있기 때문이다. 이벤트는 바로 이 매듭의 구실을 한다. 힘을 모으고 다지는 계기가 바로 이벤트다. 우리는 1988년 서울올림픽을 통해 국가브랜드를 높이고 경제발전, 기술발전의 기틀을 마련했다. 2002 월드컵도 우리에게는 선진국 진입을 위한 발판이 되었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다. 따분하고 지루하게 살아갈 것이 아니라 이벤트를 설계하고 이를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생일, 결혼기념일 등 의미 있는 날을 활용해도 좋고 사회적 변화와 연계해 이벤트를 계획하는 것도 좋다.

여섯째, 감성지능(Emotional Intelligence)이다. 정보화사회는 이성과 감성이 함께 필요한 사회다. 하버드 대학의 심리학 교수 대니얼 골먼은 감성지능지수, 즉 EQ가 높은 사람이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감성지능이란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조절할 수 있는 능력, 나아가서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감성지능은 정보화 사회에서 리더십과 대인관계에 필수적인 성공요소다. 국가적으로는 문화의 힘을 높여서 나라의 품격, 즉 국격(國格)을 높여주기도 한다.

일곱째, 생태학적 지능(Ecological Intelligence)이다. 20세기가 기계적 시스템을 중시했다면 21세기는 생태학적 시스템을 중시한다. 생태학적 지능이 뛰어난 사람은 환경 마인드와 생명존중의 정신이 뛰어난 사람이다. 따라서 친화력 또한 뛰어나다. 생태학적 지능은 모든 유기체가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오늘날 기업은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데, 생태학적 경영전략을 중시하는 조직만이 달성할 수 있다. 환경친화적 경영, 지역사회 공헌 등은 모두 생태학적 접근을 통해 이루어진다. 최근 한국이 녹색성장을 내걸고 그린 리더십을 이끌고 있는 모습은 21세기를 이끌어 갈 주요 의제를 선점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상으로 E자가 붙은 한국의 성공 요소들을 살펴보았다. 국가든 기업이든 개인이든 이 E자를 잘 활용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GE에 회장 자리가 없는 이유

골프는 성공한 CEO와 할 때 가장 재미도 있고 배울 점도 많다. 바로 성공 신화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전깃불이 들어오지 않는 곳에서 살던 산골 소년이 전깃불을 발명한 에디슨이 만든 회사의 CEO가 된 것은 정말 드라마 같은 이야기다. GE코리아 회장을 지낸 이채욱 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요즘 가장 유명한 CEO 중 한 사람이다.

그는 경영자로서,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관공서와 기업체에서는 초청대상 0순위의 인기강사다. 국내 한 종합무역상사의 공채 신입사원으로 출발해 관리자 생활을 거쳤고, 다국적기업의 전문경영인을 거쳐, 세계 최고 인천국제공항을 이끌고 있다.

“나는 봉급 받고 일했지만 단 한 번도 꿈을 포기한 적이 없었고 열정 없이 일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 결과 생존 이상의 풍부한 삶을 살아왔다고 자부합니다.”

누구나 꿈과 열정이 살아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하는 이 사장과 얼마 전 주말에 이스트밸리CC에서 라운드를 했다. 그의 골프방식은 한마디로 ‘유쾌한 골프’다. 끊임없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서 동반자들이 폭소를 터뜨리게 만든다. ‘Entertainment’인 셈이다. 심지어는 골프 코스 해설과 강의까지 한다. 벙커 턱이 높으니까 한 클럽 긴 걸 잡으라든지 그린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기울었다든지 어드레스가 방향이 잘못되었다고 친절하게 해설을 하면 동반자들은 헷갈리게 된다. 제발 해설 좀 그만하라는 성화에 그의 답변이 명언이다.

“GE에서는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혼자 갖고 있으면 공금횡령으로 간주합니다.”

그는 드라이브 샷도 시원시원하지만 퍼팅은 프로급이다. 퍼팅하기 전에 “Very easy!”를 연발하고 쏙 집어넣는다.

“골프도 경영이나 마찬가지죠. 열정을 가지고 한 타 한 타 정성껏 치되 즐기면서 해야죠. 룰은 꼭 지키고 내기하면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로마에 가서는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이 있지만 이것을 뛰어넘는 절대 윤리(Ethics)가 있어야 지속가능성이 보장됩니다. 준법경영, 윤리경영,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사회로부터 사랑과 지지를 받을 수 있어야 장수 기업이 될 수 있습니다.”

그동안 매출액 늘리기와 이윤창출에만 매달리던 우리나라 기업들이 정보화 사회의 투명성에 맞춰 빠르게 변신하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이 사장은 말했다. 그는 이날 83타를 쳤다. 구력 25년에 최저 타는 77타라고 했다.

“나는 진짜 촌사람이고 기댈 만한 백그라운드도 없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어려운 때에도 꿈을 버리지 않았고 열정을 가지고 실천했습니다.”

그도 직장생활을 하면서 몇 차례 위기를 겪었다. 남들 같으면 좌절하거나 포기했을 만한 일을 그는 긍정적인 열정으로 뚫고 나왔다.

“실패야말로 가장 좋은 학습입니다. 이때 좌절하거나 부정하면 배울 기회를 놓치는 거죠. 골프에서도 공이 벙커에 빠지거나 러프에 들어갈 때마다 학습기회라고 생각하면 즐거워집니다.”

이 사장과 골프를 하면 즐거워지는 또 한 가지 이유는 그의 소탈함 때문이다. 유명인사 티를 전혀 풍기지 않고 늘 만나는 이웃사촌 같다.

“GE에서는 회장 자리가 정해진 게 없어요. 잭 웰치 전 회장도 행사 때마다 강연이 끝나면 자리를 찾아서 헤매야 했고 이멜트 현 회장이 방한했을 때도 공항에서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가서 버스를 타고 이동했어요, 권위를 찾으면 혁신은 멈추고 맙니다.”

소탈함 속에 불타는 그의 100만달러짜리 열정은 경영에서나 골프에서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왕 CEO 이야기가 나온 김에 또 하나의 E-factor에 미쳐 있는 경영자의 사례도 들어보겠다. 세상을 살다보면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 이런 ‘만남과 교류’의 인연에서 가장 오래 남는 것이 첫 인상이다. 아주그룹 문규영 회장의 첫인상은 호남형, 그리고 부귀영화형이다. 인물이 좋은데다가 듬직한 체구에 늘 미소를 띠고 있으니 남에게 호감을 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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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기│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경영학 박사 yoonek18@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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