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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길 법무, ‘신승남 총장 카드’ 반대하다 낙마

‘호남검찰’ 5년의 피 튀긴 파워게임

  • 글: 조성식 mairso2@donga.com

김정길 법무, ‘신승남 총장 카드’ 반대하다 낙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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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검찰 인사는 정권을 잡은 세력의 지역색을 반영해 왔다. 이는 검찰이 정권의 칼 노릇을 해왔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2001년 5월 ‘동아일보’에 실린 통계자료를 보면 검찰 인사의 지역편중 현상이 실감난다.

먼저 호남 출신 비율. 통계에 따르면 노태우 정부 말기인 1992년 8월 검사장급 이상 검찰 간부 39명 가운데 호남 출신은 7명(18%)에 지나지 않았다. 김영삼 정부 말기인 1997년 3월에도 역시 7명이었다. 하지만 정권 교체 후엔 양상이 바뀐다. 2000년 7월 호남 출신은 30%로 늘었다(전체 40명 중 12명). 2001년 5월 신승남씨가 검찰총장이 된 직후 단행된 인사에서는 3명이 추가돼 37%를 차지했다.

반면 영남 출신의 검사장급 이상 간부는 김대중 정부 출범 후 그 수가 많이 줄었다. 1992년 8월∼1997년 3월까지는 17∼19명(43∼46%)으로 절반에 가까웠다. 하지만 2000년 7월엔 16명(40%)으로, 2001년 5월 인사에선 14명(34%)으로 감소했다.

검찰 인맥을 분류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출신 지역(출생지 또는 본적)과 출신 고교다. 따라서 호남검찰이라 함은 호남지역(광주, 전남·북) 및 이 지역 내 고등학교를 나온 검사들을 말한다. 호남검찰을 TK와 PK에 빗대 MK라고 부르는 것은 목포(또는 목포고)와 광주(또는 광주고, 광주일고) 출신이 돋보이기 때문이다.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호남 출신으로 김대중 정부에서 고위직을 지낸 검사들 중에는 화를 입은 사람이 많다. 사건에 연루돼 불명예스럽게 옷을 벗거나 인사상 불이익을 받거나 심지어 사법처리까지 됐다.



우선 떠오르는 사람만 꼽아도 김태정, 신승남, 신광옥, 임휘윤, 김대웅, 박주선씨가 있다. 하나같이 고위직 또는 요직에 올랐다가 불명예스럽게 물러난 검사들이다. 이들을 비롯한 일부 호남 출신 고위직 검사들의 부침(浮沈)을 검찰 내 파워게임, 특히 호남검찰 내 갈등의 산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호남검찰은 출신고교를 기준으로 크게 6개 인맥으로 분류할 수 있다(기자가 각종 인명정보자료를 임의로 취합·분석한 통계자료이므로 인맥의 실체 여부와는 상관없음을 밝혀둔다).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졌거나 고위직을 역임한 ‘대표주자’만 꼽으면 다음과 같다.

광주고·광주일고 누른 목포고

첫째는 현 정부 초기 실권을 잡았던 광주고 인맥. 검찰총장과 법무장관을 지낸 김태정(사시 4회, 사이버법률회사 로우시콤 대표) 변호사가 좌장 격이다. 김변호사의 사시 동기로 현 법무장관인 심상명씨도 광주고를 졸업했다. 청주지검장, 법무부 보호국장을 역임한 조규정(사시 15회) 광주지검장도 동문이다.

현 정부 초기 청와대 법무비서관으로 활약하다 옷로비사건으로 구속됐던 박주선(사시 16회) 현 민주당 의원도 광주고 출신. 현 정권 초기 광주고가 검찰을 장악했다는 얘기가 나온 것은 김태정 검찰총장과 박주선 법무비서관의 영향력이 막강한 데다 역시 광주고 출신인 박상천(고시 사법과 13회) 의원이 법무장관에 취임했기 때문이다. 서울지검 특수3부장, 목포지청장을 거친 사시 20회의 명동성 인천지검 1차장검사도 이 학교 출신이다.

둘째는 광주일고 출신 검사들이다. 청와대 민정수석과 법무차관을 지낸 신광옥씨(사시 12회)와 대검 중수부장, 서울지검장 등 요직을 거친 김대웅(사시 13회)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대표주자. 그밖에 이용호 게이트에 연루돼 사표를 낸 임양운(사시 17회) 전 광주고검 차장, 청와대 민정비서실 파견근무를 했던 이동호(사시 25회) 대검 범죄정보 제1담당관 등을 꼽을 수 있다.

셋째로 목포고 인맥이다. 정권 초기 광주고와 광주일고 인맥의 약진이 두드러졌다면 중반 이후로는 목포고 인맥이 최대 파워집단으로 부각됐다는 것이 검찰 안팎의 정설이다. 이 학교 출신인 신승남(사시 9회) 전 검찰총장이 검찰에서 차지했던 비중을 생각하면 그런 얘기가 나올 만도 하다. 경북 선산 출신인 박순용(사시 8회) 검찰총장 체제에서 2년간 ‘실세 대검차장’으로 지내다 검찰총장에 오른 신씨는 김태정씨에 이어 호남검찰의 대부 노릇을 했다.

사시 13회인 김학재 대검차장도 목포고가 배출한 실력자. 법무부 검찰국장, 법무차관을 역임한 김차장은 신광옥씨의 뒤를 이어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냈다. 정충수 대검 강력부장은 김차장의 고교 및 사시 동기다. 법무부 법무실장, 수원지검장을 거쳤다. 대전지검장, 대검 강력부장을 지낸 김규섭(사시 15회) 수원지검장도 목포고 출신. 지난해 2월 인사 때 고교 동기인 정충수 대검 강력부장과 자리를 맞바꿨다.

언론사 탈세고발사건, 진승현 게이트 수사를 지휘한 박영관(사시 23회) 서울지검 특수1부장은 김대중 정부에서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고 있다. ‘검찰의 황태자’로 불리는 자리, 즉 검찰 인사를 관장하는 법무부 검찰1과장을 거치는 등 동기생 중 선두를 달려왔다. 지난해 동기생들은 주요 지청장으로 영전했지만 병풍 수사 때문에 현직에 남았다. 진승현 게이트와 관련해 김은성, 신광옥, 권노갑씨 등 거물들을 구속한 그는 병풍 수사를 이끌면서 ‘정치 검사’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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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조성식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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