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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특검 결과 불법 드러나면 DJ도 책임져야”

노무현의 ‘칼’문재인 민정수석

  • 글: 엄상현 gangpen@donga.com

“특검 결과 불법 드러나면 DJ도 책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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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 대북송금사건 특검, 김대중 전 대통령도 수사 대상
  • ●DJ 정부, 청와대 비밀 사정별관팀 운용했다
  • ●장관급 인선 대상자 대부분 병역·이중국적 문제로 낙마
  • ●5·6공, YS·DJ 정권 영합인사, 인사권으로 반드시 심판할 터
  • ●법무부 장관 통한 정부 각 부처·검찰 협의라인 구축할 계획
  • ●노무현 정권 개혁은 국민에 의한 ‘자연스런 개혁’
“특검 결과 불법 드러나면 DJ도 책임져야”
노무현 정권의 개혁은 그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통령의 인사도 그의 검증을 통과하지 못하면 끝이다. 문재인(文在寅·50) 청와대 민정수석은 이제 더 이상 ‘노무현(盧武鉉) 변호사’의 절친한 친구이자 동지가 아니다.

때로는 노대통령이 제대로 국정수행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충실한 참모이자, 때로는 권력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도록 감시하는 매서운 감독관이다. 정권 첫 조각 과정에서 노대통령이 직접 추천한 한 인사도 문수석의 검증과정에서 탈락했다.

민정수석 내정 직후 “원리원칙대로만 하는 일, 개혁에 도움되는 일이라고 해서 맡았다”고 한 자신의 말처럼 문수석은 ‘원리원칙’을 지켜가고 있다. 이번 검찰 인사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문수석은 검찰의 집단반발 사태가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인사방침은 오래 전부터 구상됐던 것이고 그에 따라 법무부 장·차관을 내정한 것이다. 이번 인사 방안도 마찬가지다. 검찰 서열을 존중하나, 윗 기수부터 차례로 승진하고 주요 보직을 맡는 경직된 서열주의는 타파돼야 한다”고 원칙과 소신을 밝혔다. 그리고 그대로 밀고 나갔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노무현 정권의 민정수석실은 공직기강 등 기존 민정업무 이외에 사정과 제도개혁, 인사검증 등 역대 정권에 비해 막강한 ‘임무’를 부여받았다. 노무현 정권 5년의 제도개혁 청사진도 문수석의 머리 속에서 그려지고 있다.

과연 그가 그리고 있는 현 정권의 개혁 청사진은 어떤 모습일까.

현대그룹 대북송금 특검문제, SK그룹에 대한 검찰의 전격 수사 등 정권 출범과 동시에 터져나온 각종 사건들에 대한 대책 마련에 겨를이 없는 문수석을 지난 3월14일 오후 외교통상부 건물에 마련된 민정수석실에서 힘겹게 만났다.

“대북송금 DJ 해명 충분치 않다”

이날 인터뷰는 노대통령의 대북송금 특검법 공포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국무회의가 오후 3시에서 갑자기 5시로 늦춰지면서 약속 시간을 오후 5시에서 3시로 앞당겨 이뤄졌다. 특검법 공포 여부가 결정될 국무회의를 앞둔 시점에서 결론이 어떻게 날지 궁금했다.

―특검법이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날 것 같습니까.

“지금 이 순간(3시10분 현재)까지 특검법을 받아들이는 경우와 거부하는 경우, 양쪽을 모두 대비한 두 가지 대국민담화문을 준비해놓고 있습니다. 어제 참모들 회의에서 받아들이자는 쪽이 우세했는데 대통령이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어요. 오늘 국무회의에서 결론이 나지 않겠나 싶습니다.”

―현대 대북송금 사건에 대한 김대중 대통령의 대(對)국민 사과와 임동원, 박지원 등 이전 정권 관련자들의 사과와 해명이 충분하다고 봅니까.

“충분하지 않다고 보니까 특검이 나온 것 아닌가요. 저 또한 충분하지 않다고 봅니다. 이번 특검이 국익에 손상을 준다는 하는데 과연 얼마나 손상이 오는지 그 내용을 모르겠어요. 다만 국익에 손상이 있을 것이라는 말, ‘그럼직하다’는 추측, 그 정도뿐이죠. 정확히 아는 바가 없어요. 그래서 정확히 알기 위해 국회의 선조사를 요구했던 겁니다.”

―어느 선에서 마무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까.

“근본적으로 다 규명돼야 합니다. 책임 있는 인사들은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응분의 책임을 져야죠. 다만 앞으로 북한과의 관계를 위해 비록 부당한 방법이 사용됐더라도 과거 외교적 접촉에서 맺어진 신뢰는 유지돼 나갈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남북관계를 위해 북한에 돈이 건너갔다는 것은 이미 밝혀진 부분입니다.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나서 전달했는지 규명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는 일이에요. 남북관계의 신뢰에도 도움이 되지 않고. 어차피 그 부분은 드러나더라도 고도의 정치적 행위나 외교적 행위로서 사법심사 대상이 되지 않는 것이거든요. 그런 부분은 제외해야겠지만 남북관계를 위해 일했다 하더라도 거기에 소요되는 자금을 조성한 여러 가지 행위나 거래가 잘못된 것일 경우 이를 철저히 규명해 책임을 물어야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그 대상에 포함되는 겁니까.

“지난 번 김 전 대통령의 발표를 그대로 믿는다면 그 부분까지는 관여하지 않았으리라고 믿고 싶습니다. 그분께서 속일 이유가 전혀 없다고 생각해요. ‘외교적으로 필요한 행위’라고 했었고….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관여한 바 있는 것으로 드러난다면 그에 대한 책임은 져야죠.”

인터뷰가 끝난 뒤 확인된 내용이지만 국무회의 논의 결과는 참모회의 결과와 같았다. 이날 오후 6시 노대통령은 대북송금 특검법을 원안대로 공포했다.

시간 관계상 인터뷰는 매우 속도감 있게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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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엄상현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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