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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집중 총리후보’ 정운찬의 비밀 스토리

“두산그룹 오너家 도움으로 직선 서울대 총장 됐다”

  • 허만섭│동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화제집중 총리후보’ 정운찬의 비밀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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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집중 총리후보’ 정운찬의 비밀 스토리

서울대 총장 시절의 정운찬 총리 후보자.

“보이진 않는 손 있었다”

서울 종로구 김종인 전 의원 사무실에서 김 전 의원을 만나 사실인지 확인했다. 김 전 의원은 인터뷰 과정에서 “박용현 두산 대표이사 회장이 정운찬 교수가 서울대 총장 선거에서 1위를 하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198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20여 년 동안 정 총리 후보자와 교분을 쌓아왔다. 총장 선출 문제에 앞서 정 후보자와 김 전 의원이 만나게 되는 과정에서부터 인터뷰를 시작했다. 정 후보자의 한 지인에 따르면 정 후보자와 김 전 의원이 처음 만난 시점은 1986년이다. 이해 4월 정 후보자는 2명의 교수와 함께 ‘대통령직선제 개헌’ 서명운동을 주도했다. 그러자 전두환 대통령은 정운찬 등 이들 교수 3명을 해고하라고 지시했다. 김종인 당시 민정당 의원이 이를 막아주면서 두 사람이 인연을 맺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음은 김 전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정운찬 교수가 주동한 서명운동에 당시 여권 반응은 어땠나요?

“엄청 흥분했죠. 다른 사람도 아닌 서울대 교수들이 그런 거니까. 그때 분위기로는 내가 막지 않았으면 바로 해고했을 거예요. 내가 보기에 그건 심한 일이었지만.”

-누구에게 어떻게 얘기했습니까?



“노태우 대표를 찾아갔죠. ‘서울대 교수를 박해하는 인상을 주어서는 정권에 아무 도움이 안 된다. 해고해선 안 된다’고 강력하게 얘기했어요. 노 대표가 이해를 하더라고요. 노 대표가 손을 쓴 것으로 압니다.”

-전에 정 교수를 본 적 있었나요?

“전혀 모르는 사이였죠. 그런데 정 교수가 정권으로부터 상당한 압력을 받아 불안해 하고 있을 것으로 짐작됐어요. 내가 만나서 안심시켜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생면부지의 여당 의원이 부르면 안 나올 것 같아서 정 교수의 스승인 조순 교수에게 ‘함께 데리고 나오라’고 했죠.”

-그렇게 만나게 되어 지금까지 친분을 이어온 거군요.

“처음 만나서 얼마쯤 시간이 지나 조순 교수는 먼저 보냈어요. 그리고 둘이서 술을 잔뜩 마셨지. ‘앞으로도 용기 있게 살라’고 정 교수에게 얘기한 기억이 납니다.”

장충단 연설 DJ에 반해

이날 만남 이후 두 사람은 자주 보는 사이가 됐다. 정 후보자는 김 전 의원에게 편하게 속마음을 털어놓거나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상의해왔다. 김 전 의원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나는 1971년 대선 유세 때 DJ(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반했다. 26년간 1971년, 1987년, 1992년, 1997년 네 번의 직선제 대선이 있었는데 DJ만 찍었다”고 말했다.

1971년 대선에서 박정희 공화당 후보와 김대중 신민당 후보가 격돌했다. 김대중 후보는 투표일 9일 전 100만 인파가 모인 서울 장충단공원 유세에서 “이번에 정권 교체를 이루지 못하면 총통제가 실시될 것”이라며 열변을 토했다. 정 후보자는 DJ 연설에 크게 감동받았다고 한다. 1972년 10월 유신체제가 들어섰고 이후 1980년대에도 군사정권이 계속됐다. 정 후보자가 서슬 퍼런 전두환 정권하에서 대통령직선제 개헌 서명운동을 벌인 건 1971년 장충단공원 유세의 로망이 영향을 주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김 전 의원은 “정 후보자는 상식에 맞게 살아왔다. 그가 DJ만 찍었다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인터뷰가 어느 정도 무르익어갈 무렵 김 전 의원에게 서울대 총장 선거 얘기를 꺼냈다.

“김종인→백성학→박용현”

▼ 2002년 정운찬 교수가 직선 서울대 총장에 선출된 것과 관련해 의원님이 거명되고 있는데….

“그걸 어디서 들었습니까?”

▼ 백성학 회장과 두산그룹 오너 쪽 얘기도 나오고….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해주실 수 있습니까.

“정운찬 교수는 처음에는 총장선거에 확신이 별로 없었던 것 같았어요. 선거 두어 달을 앞두고 내가 정 교수에게 먼저 강요했어요. ‘총장 선거에 나가라’고. ‘무조건 나가라. 틀림없이 된다’고 했죠.”

▼ 정운찬 교수는 최연소로 서울대 총장선거에 나가게 됐는데요. 그 다음 대책이 있었나요.

“출마했으니 어떻게든 1위를 해야 하잖아요. 두산그룹 오너가(家)의 박용현 현 두산 회장은 1998년 서울대병원장이 되어 2002년 서울대 총장선거 때에도 병원장 자리에 그대로 있었거든요. 총장은 교수들의 직선투표로 선출되는데 서울대병원 교수 숫자가 많았어요. 그래서 내가 두산그룹 오너 쪽과 인연이 깊은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에게 요청했어요. 박용현 병원장에게 얘기해서 ‘의과대 교수 표가 정 교수에게 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요.”

▼ 의원님께선 백 회장과 잘 아는 사이였나요?

“1980년대부터 친분이 있었죠. 나, 백 회장, 정 교수가 서로 잘 알고 친하게 지내는 사이였습니다.”

▼ 백 회장이 박용현 당시 병원장에게 부탁을 전했을까요?

“전했습니다.”

▼ 박 병원장이 실제로 정 교수를 도왔을까요? 그래서 효과가 있었을까요?

“그랬다고 봅니다. 처음에는 총장이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이변이 나서 1위를 했잖아요.”

지난 4월30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선 ‘영안모자 백성학 회장 창업 50주년 축하연’이 열렸다. 정치계, 재계 유력인사들이 이 행사에 참석했다. 참석자 B씨에 따르면 백 회장이 앉은 헤드테이블에 정 후보자, 김종인 전 의원,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이 앉아 있었다고 한다. 이들 간의 친분관계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데 백 회장이 마이크를 잡고 참석자들에게 인사말을 하면서 옆에 앉아 있는 정 후보자를 거명하며 “내가 앞장서서 정운찬 교수가 서울대 총장이 되도록 뛰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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