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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정부 비사

JP, 비서실장에게 “내각제 유보,내 말이라 말고 당에서 거론해보라”

1999년 7월12일, ‘내각제 합의 파기’ 당일

  • 글: 엄상현 gangpen@donga.com

JP, 비서실장에게 “내각제 유보,내 말이라 말고 당에서 거론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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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각제 개헌 유보 신호탄은 DJ 당직 인선 발표
  • ●JP, “연합공천 때 이만섭과 얘기 잘 될 것”
  • ●JP-이동복 격론 “왜 총리가 책임을 집니까” “다 그렇게 돼 있다니까”
  • ●격분한 강창희, “이 사태까지 온 것 총리도 책임져라”
  • ●김용환, “그 날 이후 내각제 희망은 내 맘에서 지웠다”
JP, 비서실장에게 “내각제 유보,내 말이라 말고 당에서 거론해보라”
‘삐리릭, 삐리리릭-’. 1999년 7월12일 이른 아침, 이만섭(李萬燮) 국민회의 고문의 자택 전화벨이 울렸다. 국민회의 신임 총재권한대행 후보로 꼽히던 이고문은 밤잠을 설치며 희소식을 기다리던 차였다.

“여기 청남대입니다. 지금 올라갈 테니 청와대에서 만납시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었다.

당시 김대통령은 여름 휴가차 청남대에 머물면서 하반기 정국운영을 구상하고 있었다. 이틀 전인 10일, DJ가 김영배 대행을 전격 경질하고 당직 개편을 예고하자 당내에서는 그 배경을 두고 억측이 난무했다.

공동정권을 구성하고 있던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합당론과 내각제 개헌 문제 등을 둘러싸고 피차 무척 민감해진 시기였기에 더욱 그랬다. 더욱이 8월 말로 미뤄진 내각제 논의 재개시점이 얼마 남지 않은 때였다.

과연 DJ의 ‘청남대 구상’은 뭘까. 당 안팎에서는 신임 대행 임명과 함께 단행될 당직개편 때 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하고 촉각을 곤두세웠다. 민감한 시기의 인사일수록 후유증이 심각하다는 사실을 모를 리 없는 DJ였다. DJ는 당직 인선에 고심을 거듭하며 막판까지 철저한 보안을 유지했다. 김중권(金重權) 비서실장에게도 연락하지 않을 정도였다. 당직 인선 하루 전날인 11일 밤은 물론, 당일인 12일 오전 11시 당무·지도위원 연석회의에서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어느 누구도 감을 잡지 못했다.

마침내 기다리던 전화를 받은 이고문은 오전 8시 경 집을 나서 청와대로 향했다. 집에서는 기자들의 확인 요청에 “산책 나가셨다”며 연막을 피웠다. 9시가 조금 넘어서 이고문은 청남대에서 방금 올라온 DJ와 40여 분간 독대를 했다.

이만섭 의원이 전하는 당시 대화 내용.

“DJ는 총재권한대행을 맡아달라고 했고, 나는 받아들였지. 그랬더니 사무총장, 정책위원회 의장, 총재특보단장, 총재비서실장, 원내총무 등 이미 찍어 둔 당직인선명단을 보여주면서 어떠냐고 묻더라고. 나는 ‘다 괜찮은데, 여기 한 사람 OOO은 곤란하다’고 반대했어. 처음엔 받아들여지지 않았는데, 오후에 임명장 받으러 다시 들어가서 결국 내 의사대로 관철시켰지 뭐. 그 이상은 없었어. 사람들이 많이들 궁금해하는 모양인데, 그 때 내각제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니까. 김종필 총리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별 이야기 없었고. 그런 이야기를 할 시기가 아니었지, 그때는.”

“내각제 한다고 나라 망하다니요”

오전 10시 경, 이고문이 청와대를 나와 국민회의 당사로 향하던 그 시각 총리실. 이동복(李東馥) 자민련 명예총재 비서실장이 김종필(金鍾必) 총리의 공관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이날 JP는 방한 중인 중국 공산당 간부들에게 점심을 사기로 했고, 이실장은 그 구체적인 일정을 확정하려고 총리실을 찾은 것이다. 당시 중국 공산당 간부들은 7월 말 제주도에서 예정돼 있던 경제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는데, 중국 공산당은 자민련과 우당관계였다.

총리실에는 이건개 의원이 먼저 와 기다리고 있었다. JP는 “이의원은 좀 기다리고 이실장부터 들어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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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엄상현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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