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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재편, 그 후

대응화력·작전능력은 강화, 휴전선 긴장은 완화 가능성

  • 글: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주한미군 재편, 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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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주한 2사단 스트라이커 부대로 대체해 동북아 전역 담당
  • ● 한강 이남 이전, 명분은 ‘장사정포 피하기’ 내심은 ‘중국 견제’
  • ●‘주한미군 1만여 명 감축’은 기정사실
  • ●“이라크戰 장기화하면 주한 2사단 투입 유력”
  • ● 북한 장사정포 대응임무 이양의 핵심은 ‘C4ISR 센터’
  • ● 북한 820 및 강동 포병군단 일부, 후진배치 가능성 높아
  • ● 작계5027, ‘한국군은 저지선 형성, 미군은 전선 뒤흔들기’로 재구성될 듯
  • ● 한미연합사 해체와 전시작통권 환수는 시간문제
  • ●“동북아사령부 창설되면 오산·평택은 전진기지, 사령부는 일본”
  • ● 유사시 중국 공군이 오산기지 폭격할 수도
주한미군 재편, 그 후
세계지도를 펼친다. 그 위에 ‘세계의 보안관’ 동지들이 사무실을 열고 있는 지역을 꼽아본다. 5대양 6대주에 안 걸친 곳이 없다. 숨이 가쁠 만하다. 더욱이 9·11 이후에는 아프가니스탄전을 통해 중앙아시아에 진출했고 이라크전으로 중동에도 깃발을 꽂았다. 보안관들은 바쁘다. 몸살이 날 지경이다.

피 튀기는 전장을 뒤로 하고 먼 곳으로 시선을 돌렸더니 지난 50년간 큰 싸움이 없었던 동네에서 보초를 서고 있는 주한미군이라는 동료가 보인다. 최근 이 동네 분위기는 꽤 조용해졌다. 북한이라는 악동이 하나 있지만 예전같은 독기는 없다. 보안관 한 사람을 이 동네에만 묶어두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좀더 넓은 구역을 맡겨야겠다. 마침 이 구역에는 중국이라는 목장주인이 목소리를 키우고 있지 않은가. 아직은 우리와 사이가 나쁘지 않지만, 언제 바뀔지 모르는 노릇이니까.

넓은 구역을 맡기자면 우선 젊고 동작 빠른 친구로 보안관을 교체해야 한다. 기동성 있게 움직일 수 있도록 마구간이 가까운 곳으로 보안관 사무실을 옮겨야겠다. 자리를 비워도 동네가 시끄럽지 않도록 이 동네 출신인 부관을 승진시키고 보초 같은 주요임무를 맡겨야겠지. 대략 만족할 만한 그림이 그려진다.

1990년대부터 미국의 전략가들이 한반도를 건너다보며 했던 생각은 대략 이런 것이었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11월17일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를 위해 방한하는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 레이건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이미 군사혁신(RMA·Revolution in Military Affairs)의 개념을 제시했던 그는, 2000년대 들어 육군성의 반발을 무릅쓰고 ‘새로운 미군 만들기’ 작업을 밀어붙이고 있다.

럼스펠드식 RMA의 얼개는 대략 둘로 나뉜다. 우선 지상군을 기동성 있는 형태로 만들어 넓은 구역을 맡을 수 있도록 하고, 덧붙여 해·공군 전력을 강화해 지상군이 피를 흘리며 싸우는 일을 줄인다. 이렇게 되면 전세계 5개 지역사령부 관할에 흩어져 있는 25만의 미군 병력을 줄이고, 유사시 피해규모를 최소화할 수 있다.

“한국의 새 정부가 출범하면 재배치와 감축 가능성을 포함한 주한미군 문제를 공식 논의할 계획이다.” 지난 2월13일 럼스펠드 장관의 상원 국방위원회 발언 이후 한국은 주한미군 재편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이후 다섯 차례의 미래동맹회의를 거쳐 마련된 재편 방안들은 모두 럼스펠드식 RMA의 기본 컨셉트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

앞서 ‘보안관 이야기’를 통해 다시 한번 개념을 정리해보자. 냉전 해체 후 주한미군 3만7000 병력과 2사단의 강력한 화력이 북한만을 노려보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 되었다. 주한미군이 한반도라는 좁을 틀을 벗어나 지역 전체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려면 언제든 분쟁지역으로 날아가 작전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크고 움직임이 둔한 경중혼합사단 2사단은 빠르고 움직임이 가벼운 스트라이커 부대(stryker·신속기동여단)로 대체해 미 7공군 기지가 위치해 있는 오산 인근에 배치한다. 대외적으로는 북한의 장사정포 위협에서 벗어난다는 것이 ‘한강 이남 이전’의 이유지만, 내심으로는 마음만 먹으면 순식간에 한반도 이외지역으로 달려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이러한 개념을 구체적으로 실현해나가기 위한 액션플랜이 5월말 리언 라포트 사령관이 발표한 ‘향후 3년간 주한미군 전력증강계획’이다. 한편 미군이 한반도를 떠나 있어도 안보에 문제가 없으려면 중요한 임무는 이제부터 한국군이 맡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6월의 2차 미래동맹회의에서 정리된 ‘주한미군 10개 특정임무 한국군 이양 방안’은 이러한 의미가 있다. 11월17일 제35차 SCM은 이 방안들을 확정짓기 위한 수순이다.

주한미군의 변화에 따라 한국군도 새로운 도전을 맞고 있다. 미군이 수행하던 임무를 이양받게 됨으로써 전력 및 작전개념의 변화가 불가피하고, 한미연합사 체계에서 누렸던 수동적인 지위 대신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역할을 준비해야 한다. 거시적으로는 북한만을 신경쓰던 안보환경 대신 동북아 전체를 염두에 두는 비전을 세워야 한다. 주한미군의 변화가 세계체제의 틀 안에서 이뤄진 만큼, 한국도 세계체제를 생각해야 할 시점이 온 것이다.

언제든 나갈 수 있는 미군

알려진 바와 같이 스트라이커 부대는 럼스펠드가 추진하고 있는 RMA의 핵심 요소다. 향후 10년의 소요를 따져보고 ‘보다 빠르게 작전지역에 보낼 수 있는 보다 강한 군대’라는 조건에 부합하도록 설계한 21세기 미 지상군의 실험 모델인 것이다. 현재 2개 여단이 미국에서 시험가동중이며 2007년까지 총 90억달러의 예산을 들여 6개 기존여단을 스트라이커 부대로 전환할 예정이다.

대략 3500~4000명으로 구성되는 스트라이커 부대는 기존 미군 보병여단과는 달리 C-130 수송기로 운반이 가능한 최신형 전투차량 LAV-3를 타고 작전을 수행한다. ‘스트라이커 부대’란 이름은 이 전차의 애칭에서 따온 것. 한국에 투입될 예정인 2사단 3여단 스트라이커 부대는 현재 미국 워싱턴주 포트루이스에 주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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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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