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2월호

겨울철 어지럼증, 운동부족도 한 원인

  • 글: 박현민 미래이비인후과 원장

    입력2003-11-27 19: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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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철 어지럼증, 운동부족도 한 원인

    이석(耳石) 위치교정 시술 장면

    추운 날 핑 도는 어지러움을 경험한 사람들은 대개 뇌졸중을 걱정한다. 따라서 찬 기운에 노출되지 않으려 바깥 출입을 삼가거나 운동량을 줄이게 마련. 특히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어지럽기라도 하면 날씨를 핑계삼아 온종일 자리를 보전하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어지럼증 중에는 움직여야 증상이 완화되는 것도 있다.

    중년의 어지럼증은 대개 ‘양성돌발성체위성 어지러움’이다. 이름이 좀 복잡해 보이지만 사실 이 질환은 아주 단순한 질환이다. 돌발적으로 특정 체위나 자세 등에서 어지러움이 느껴지는 데다 치료하면 쉽게 낫기 때문에 ‘양성돌발성체위성’이란 이름이 붙었다.

    이 어지럼증은 귓속의 전정기관에 들어 있던 돌가루(耳石)가 떨어져나와 머리의 회전을 감지하는 반고리관을 자극해 생긴다. 이석은 대개 교통사고 등으로 머리를 다쳤을 때나 머리에 충격을 받았을 때, 귀 안쪽에 질환이 생겼을 때 발생하지만 특별한 원인이 없어도 잘 떨어져나온다.

    40~50대 중년층에서 이 어지럼증을 더 많이 호소하는 이유는 운동부족 때문. 나이가 들수록 몸의 중심을 잡는 평형기능이 둔해져 갑작스런 자세 변화에 대응치 못하는 데다 움직임이 적을수록 어지럼증에 익숙하지 못해 한번 어지럼증이 일면 그 정도가 심하게 느껴진다. 특히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나 앉은자리에서 고개를 숙일 때 뚜렷이 느껴진다.

    증상은 짧게는 몇 초 동안, 길게는 몇 분간 지속되는데 가만히 있으면 5분 이내에 가라앉는 게 특징이다. 심각한 질환으로 발전하지는 않지만 방치할 경우 증상이 점점 심해져 나중에는 메스꺼움과 구토증이 느껴지고, 심하면 신경과민이나 우울증상을 보일 수도 있다.



    치료는 반고리관을 자극하는 이석을 원래의 자리로 돌려보내는 게 기본. 위치교정술로 자세 변화를 통해 반고리관 속의 림프액에 떠다니는 이석을 제 위치로 보낸다. 단 한 번의 치료로 90% 이상 증세가 호전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협조다. 어지럽다고 움츠리지 말고 많이 움직여야 치유도 빨라진다. 테니스, 배드민턴, 자전거 등 몸이 평형을 유지하도록 유도하는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실내에서 벽에다 고무공을 던지고 받는 것도 좋다. 단, 수영은 평형능력이 약화된 사람에겐 좋지 않으므로 피해야 한다.

    자세를 바꿀 때마다 주의를 기울이는 것도 증상을 더는 데 도움이 된다. 기상할 때는 무릎을 세운 뒤 천천히 일어나고, 일어나기 전에 잠시 앉아 있도록 한다. 시간이 날 때 평형감각 회복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 눈을 뜨고 딱딱한 바닥에서 머리를 좌우상하로 돌리면서 열 발짝 걷는다. 같은 동작으로 눈 감은 상태에서 열 발짝 걷는다. 이를 하루에 여러 차례 반복하면 증상에 덜 민감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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