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특허사무소에 근무하는 윤정원(27)씨는 3년 전 경매 사이트에 잘 쓰지 않던 가방을 올려 생각보다 높은 값에 팔았다. 이후 그는 옷, 화장품 등 갖고 있는 물건들을 팔기 시작했다. 현재 그는 경매 사이트의 어엿한 파워 셀러로서 한 달 평균 200만원을 번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혼자라도 사업할 수 있는 게 인터넷 쇼핑몰의 매력이다. 윤씨처럼 사이버 장터가 마련된 사이트에서 경매 방식으로 물건을 팔거나 포털 사이트에서 공간을 빌려 쇼핑몰을 만들 수 있다. 다음(www.daum.net), 야후(www.yahoo.co.kr), 네이버(www.naver.com) 등 포털 사이트에 입점한 쇼핑몰 수는 약 5000여 개. 보증금 격인 입점비(12만4000∼20만원)와 매월 5만원 정도의 유지비를 내면 인터넷에 나만의 가게가 생긴다.
LG이숍(www.lgeshop.com)에서는 소비자가 상품 구매를 돕는 ‘포유’라는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LG이숍에서 산 물건을 써본 뒤 사용 후기를 올리면 그것을 읽은 다른 소비자가 상품을 믿고 살 수 있게 한 제도로, 사용 후기를 많이 올리고 그것이 판매에 영향을 미치면 독립적으로 쇼핑몰을 운영하도록 매장을 열어준다. 사용 후기만 잘 올려도 쇼핑몰 사장이 되는 셈.
포유에서‘song6425’라는 아이디로 활동하는 송인미양은 컴퓨터 게임에 관심이 많은 여고생이다. “컴퓨터나 모니터, 게임기 등의 사용 후기를 올리면서 상품 구입에 도움을 준다. 이 일을 하면서 사업의 기본은 정확한 상품 소개와 고객 서비스라는 것을 배웠다”는 송양은 “내년엔 쇼핑몰을 직접 차릴 생각”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아버지와 아들, 며느리가 운영하는 쇼핑몰도 화제다. PC짱(www.pc-zzang.co.kr)은 이종근(64)씨와 아들 경민(32), 며느리 곽진희(32)씨가 부품조달, 배송, A/S, 고객관리, 재무관리를 도맡아하는 조립PC 쇼핑몰이다. 시아버지가 용산전자상가에서 물건을 조달해 조립PC 매장을 꾸려나가자 며느리가 돕겠다고 나섰고 이를 지켜보던 아들이 인터넷에 쇼핑몰을 만들고 경매 사이트에 물건을 올리면서 매출이 급격히 늘었다.
일본 식품 전문 쇼핑몰인 오이시이페이지(www. 52sii-page.com)의 사장 안경옥씨는 40대 주부다. 아들의 제의로 쇼핑몰을 차리게 된 안씨는 작년까지만 해도 컴퓨터를 켜고 끌 줄도 모르는 컴맹이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인터넷처럼 딱 어울리는 곳이 있을까. 컴퓨터만 사용할 줄 안다면 누구에게나 인터넷 쇼핑몰의 문은 열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