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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장성택 숙청 후 김정은의 북한

개혁개방, 공포정치 이중주 펼쳐질 듯

‘2014 북한’ 어디로 가나

  •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개혁개방, 공포정치 이중주 펼쳐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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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내부통제 통한 안정으로 경제개선 발판 마련
  • ● 간부 교체에 의한 권력개편 앞으로도 이어질 듯
  • ● 자본주의 시범공장, 시범농장 확대 전망
  • ● 남북관계 호전되리라는 예측 많아
개혁개방, 공포정치 이중주 펼쳐질 듯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데니스 로드맨 등 미국 프로농구(NBA) 출신 선수들의 농구경기를 관람했다고 노동신문이 1월 9일 보도했다.

북한 3대(代) 세습 권력자 김정은은 김정일 사후 4개월 상(喪)을 치르고 2012년 4월 11일 노동당 제1비서에 추대됐다. 이틀 후엔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오르면서 명실상부한 최고지도자 지위에 올랐다. 김정은 집권 3년차인 2014년의 북한은 두 인물의 엇갈린 삶을 닮아 있을 듯하다. 장성택과 박봉주. 하나는 공포정치의 희생자요, 다른 하나는 개혁개방의 전위 격이다.

중국에 나와 있는 한 북한인사는 지난해 12월 5일 “반당종파 사건을 건군, 건당 이래 최대 사건으로 규정했지만, 숙청 총살이 목적이 아니라 반성하고 교육시키자는 것”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처형된 장수길은 54부 총사장이었다. 중국과 수년간 무역거래를 하면서 중국과 기타 나라에 상당한 액수의 빚을 졌다. 2012년 말 외국과 무역하면서 빚을 지었거나 자원을 파는 과정에서 개인 돈을 챙긴 비리, 탐오가 있는 사람들은 기간 내로 상부에 신고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는데 장수길, 이용하는 이러한 사실을 감췄다. 중국처럼 고위층 비리 척결에 나선 것이다. 장성택은 이 사건에 직접 연루되지 않았다. 장수길, 이용하는 장성택이 키운 것이 아니다. 배경(항일 빨치산 혈통)도 없이 부부장까지 오른 드문 이들이다. 남조선에서는 장성택이 경제특구를 진두지휘하는 것으로 잘못 생각하고 있지만, 김정은 동지의 직접 관여하에 개발위원회가 주도한다. 특구에는 아무런 차질이 없다. 남조선에서는 2인자, 강경파, 온건파라는 표현을 쓰고 있으나 모두 틀린 것이다. 북에서는 절대로 용납되지 않고 있을 수 없는 용어다. 장성택은 어차피 모든 권좌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었던 사람이다. 시기가 앞당겨진 것뿐이다.” 54부는 광물과 수산물 등을 외국에 수출하고 그 대가로 외화, 식량을 들여오는 사업을 해왔다. 장성택 숙청과 관련해 54부라는 명칭이 국내 언론에 처음 등장한 것은 12월 23일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이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노동당 산하 54부를 중심으로 알짜사업 이권에 개입했는데 주로 석탄에 관련된 것이다. 현재 54부와 무역상사 등으로 검열 범위를 확대하고 장성택 연계 비리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다. 남 원장의 국회 보고에서 54부가 숙청의 주요 원인으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앞서 소개한 12월 5일 북측 인사의 설명은 사실에 부합한 것일 소지가 크다. 이 인사의 설명대로라면 숙청은 예상보다 적을 것이며, 장성택은 어차피 쫓겨날 사람이었다.

北, ‘경제’ 처음으로 앞세워

장성택이 침몰한 반면 박봉주는 떴다.

박봉주는 지난해 3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으로 보선됐다. 김정은은 4월 내각총리 최영림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명예부위원장으로 보내고, 박봉주를 내각총리에 앉혔다. 10년 만의 부활이다. 박봉주는 2003년 총리에 임명돼 경제개혁을 총괄하다가 2007년 해임돼 공장 지배인으로 좌천됐다. 박봉주 실각 후 북한경제는 보수화했다. 박봉주는 화학공업상이던 2002년 고찰단(考察團)을 이끌고 한국에 와 8박9일 일정으로 한국경제의 구석구석을 들여다봤다. 조동호 이화여대 교수(경제학)가 안내를 맡았다.

“수첩에 꼼꼼하게 메모했다. 북한 경제 현실에 대한 인식이 정확했다. 실무에도 능통했다. 조국을 살려야하겠다는 열정도 대단했다. 박봉주가 부활한 것은 북한 주민에게 바람직한 일이다. 물론 북한이 내놓은 경제 구상이 성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본다. 핵과 경제의 병진은 양립할 수 없다. 14개 특구? 한 군데도 성공하기 어려운 데 그것이 되겠나. 그렇더라도 경제·핵 병진노선은 평가할 만하다. 북한이 처음으로 경제를 앞에 세우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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