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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산책

미국 미술 300년展

그림으로 펼쳐진 이민과 개척의 미국史

  • 글·강지남 기자 /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미국 미술 300년展

미국 미술 300년展

1 ‘A Temperance Meeting’, 윈슬로 호머, 1874 2 ‘Portrait of John and Elizabeth Lloyd Cadwalader and Their Daughter Anne’, 찰스 윌슨 필, 1772

하워드 진(1922~2010)이 쓴 두꺼운 역사책 ‘미국민중사’가 국내에서 200만 부 이상 팔렸다고 한다. 콜럼버스가 바하마 군도에 상륙한 1492년부터 2000년 이후 테러와의 전쟁까지 기술한 이 스테디셀러를 읽은 이들에게 ‘미국 미술 300년’전은 미국 역사를 ‘보고 느끼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미국 팝아트의 화려한 시대가 열리기 전까지, 미국 미술은 이민과 개척의 역사와 상호작용하며 흘러왔다. 신대륙에 정착했음에도 여전히 유럽 상류층을 지향하는 부유한 이민자들의 초상화에서부터 광활한 대륙의 자연, 인디언, 흑인, 도시 빈민의 모습이 담긴 그림들이 모두 6부로 나뉘어 시간순으로 배치됐다. 물론 앤디 워홀, 잭슨 폴록 등의 작품도 빠지지 않지만 전시의 무게중심은 이들의 스타성보다는 300년에 걸친 미국 미술을 통해 이 나라의 역사를 되돌아본다는 데 있는 듯하다.

전시장 초입에 걸린 ‘캐드왈라더 가족’을 보자. 한 올의 흐트러짐도 없는 머리 장식, 금박으로 수놓아진 옷을 입은 젊은 아버지가 돌이 갓 지났을 딸아이에게 과일을 내밀고, 아이는 그 과일을 향해 통통한 손을 뻗는다. 아이를 안은 채 남편을 바라보는 아내의 얼굴엔 분홍빛 옅은 미소가 번져 있다. 18세기 필라델피아 거상의 가족을 그린 이 초상화는 당시 미국 부유층의 생활과 가치관을 엿보게 한다. 이 그림은 캐드왈라더 가족이 소유했던 카드 테이블, 의자, 찻주전자 등 로코코풍의 화려한 가구들과 함께 배치됐다. 관람객의 흥미와 몰입을 북돋우는 주최 측의 재치있는 아이디어다.

미국 미술 300년展

3 ‘The Herd Boy’, 프레데릭 레밍턴, 1905년경

미국 미술 300년展

4 Lotus Table(연꽃 무늬 테이블), 존 스콧 브래드스트리트, 1905년경

이번 전시를 통해 미국 미술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자 한다면 메리 카사트(1844~1926)와 조지아 오키프(1887~1986)라는 두 여성 작가를 눈여겨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자유를 상징하는 나라 미국에서도 여성이 화가로 활동하는 건 그리 녹록지 않았다고 한다. 카사트는 당시 예술의 중심 프랑스 파리에 머물면서 여성들의 일상을 부드럽고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냈고, 오키프는 표현주의적 추상 작품으로 당대에 주목을 받았다고 한다. 이 둘의 작품은 각각 3점씩 나왔는데, 이번 전시에 소개된 작가 중 가장 많은 작품 수다. 전시된 카사트의 그림 중에는 에드가 드가의 조카딸이 나온다. 그녀는 드가와 절친한 친구 사이로, 작품세계에서 그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총 168점의 회화와 가구, 공예품은 미국을 대표하는 미술관으로 손꼽히는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필라델피아 미술관, 휴스턴 미술관, 테라 미국미술재단의 소장품들이다. 이들 작품이 대거 한국으로 올 수 있었던 것은 이 전시가 한미 간 교환 전시의 일환이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을 중심으로 한 ‘조선미술대전’이 미국을 순회할 예정이다.

5월 19일까지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이 전시는 이후 대전으로 옮겨간다. 6월 18일부터 9월 1일까지 대전시립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다.

미국 미술 300년展

5 ‘Horse’s Skull with Pink Rose‘, 조지아 오키프, 1931 6 ‘Mother about to Wash Her Sleepy Child’, 메리 카사트, 1880

미국 미술 300년展
● 일시 : 5월 19일까지 오전 9시~오후 6시 (수·토요일은 오후 9시까지, 일요일 및 공휴일은 오후 7시까지·매주 월요일 휴관)

● 장소 : 서울 용산구 용산동6가 168-6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 관람료 : 성인 1만2000원, 중·고등학생 1만 원, 초등학생 8000원

● 문의 : 02-2077-9000

신동아 2013년 4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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