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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광우의 영화사회학

무능하고 거만한 언론에 복수

‘더 테러 라이브’

  • 노광우 │영화 칼럼니스트 nkw88@hotmail.com

무능하고 거만한 언론에 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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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테러 라이브’(김병우 극본·연출)는 ‘설국열차’와 함께 개봉됐다. ‘설국열차’가 워낙 기대를 모은 작품이라 ‘더 테러 라이브’는 흥행이 부진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설국열차’와 더불어 여름 극장가에서 쌍끌이 흥행에 성공했다.

‘더 테러 라이브’는 상당 부분이 배우 하정우의 클로즈업 샷과 미디엄 샷으로 구성된 실질적인 ‘일인극(一人劇)’이다. 매스컴의 특성과 내부 속성을 통렬하게 비판한다.

SNC 방송국의 9시 뉴스를 진행하던 유명 앵커 윤영화(하정우). 같은 회사 기자인 아내 이지수(김소진)와 이혼하고 앵커 자리에서도 밀려나 ‘윤영화의 데일리 토픽’이라는 오후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 프로그램을 맡은 지 일주일이 지난 어느 날, 조세 개혁 문제를 놓고 청취자들의 의견을 듣는 과정에서 창신동 거주 일용노동자인 박노규라는 청취자와 통화한다. 그런데 박노규는 조세 개혁과 상관없이 전기세 과다 청구에 대해 불평한다.

그의 의견이 토론 주제와 상관없다고 생각한 윤영화는 전화를 끊고 다른 청취자와 대화하려고 하는데, 박노규의 전화는 끊어지지 않고 박노규는 자기 얘기를 들어주지 않고 무시하는 윤영화와 설전을 벌이다가 “폭탄이 있다. 곧 한강 다리를 폭파하겠다”고 말한다.

4각 관계 속 음모

이를 장난전화로 여긴 윤영화는 욕을 하며 “폭파해보라”고 말하고는 전화를 다시 끊는다. 곧이어 윤영화와 라디오 스태프는 창가 너머 마포대교에서 폭발이 일어나서 다리가 끊기는 장면을 목격한다.

윤영화는 이를 경찰에 신고하려 하다가 이내 자기가 독점 취재할 수 있음을 깨닫고는 신고하는 대신 예전 상사인 차대은 부장(이경영)에게 연락한다. 어어 라디오 부스에 텔레비전 뉴스룸을 설치한 후, 마포대교 폭발을 테러로 규정하고 박노규와 텔레비전 독점 인터뷰를 진행하려 한다.

윤영화와 차대은은 박노규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마지막에는 설득해 자수하게끔 유도하는 감동의 휴먼 스토리를 연출해내려 한다. 그러나 전화를 받은 박노규는 독점 인터뷰로 시청률이 올라갈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 윤영화에게 21억 원 이상의 거액을 요구한다.

이때 차대은이 윤영화 대신 박노규에게 송금하고 인터뷰를 진행하는데, 박노규는 마포대교 확장공사 때부터 일해왔다면서 2010년 세계정상회의에 맞춰 마포대교 확장공사를 하다 사고로 죽은 동료들 얘기를 꺼내며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한다.

이 순간부터 차대은과 윤영화는 뉴스를 통제하지 못하게 된다. 윤영화는 박노규의 제안이 터무니없다고 하지만, 박노규는 국회에서 연설을 마친 대통령이 바로 방송국에 올 수 있을 것이라며 대통령이 방송에 나와 사과할 것을 계속 요구한다.

곧이어 경찰 테러 대책반장 박정민(전혜진)이 나타나 뉴스가 진행되는 동안 통화를 계속해서 박노규의 위치를 추적하려 한다. 이 순간부터 시청률을 올리려는 방송국, 방송을 이용해서 박노규를 잡으려는 경찰, 테러리스트의 사과 요구에 응하지 않으려는 청와대가 4각 관계 속에서 각자의 음모를 진행한다. 그 중심에 있는 윤영화는 박노규가 그의 이어폰에 설치한 폭탄을 낀 상태여서 뉴스를 통제하지 못하는 신세가 된다.

최근 들어 그 수는 많지 않지만 매스컴이나 매스컴 종사자를 다룬 한국 영화가 간간이 제작되고 있다. 범죄 수사 과정을 생방송 토론과 실시간 중계한다고 설정한 ‘박수칠 때 떠나라’(장진, 2005), 라디오 음악 프로그램의 여성 진행자와 그에게 집착하는 연쇄 살인마의 대결을 다룬 ‘심야의 FM’(김상만, 2010), 한때 스타였으나 퇴물이 되어 지방 라디오 프로그램 DJ가 된 남성의 이야기를 그린 ‘라디오 스타’(이준익, 2006), 그 여성판인 로맨스 영화 ‘원더풀 라디오’(권칠인, 2011), 조작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신문기자의 활약상을 그린 ‘모비딕’(박인제, 2011), 공소시효가 지난 살인사건의 범인이 자서전을 쓰고 텔레비전에 나와 스타가 되는 ‘내가 살인범이다’(정병길, 2012) 같은 영화들이다.

미국에서는 1930년대부터 매스컴을 다룬 영화가 많이 나왔다. 특종기사를 써내려는 편집장과 일선 기자의 갈등을 다룬 ‘프런트 페이지(Front page)’(루이스 마일스톤, 1931), 탐사보도의 전형적 사례인 워터게이트 사건 취재 과정을 소개하는‘대통령의 음모’(앨런 J. 파큘라, 1976), 시청률 지상주의와 선정주의를 다룬 ‘네트워크’ (시드니 루멧, 1976) 같은 작품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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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테러라이브’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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