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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임인배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의 솔직 반론

“낙하산이 무슨 문제냐, 리더십과 능력이 문제지”

  • 황일도│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임인배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의 솔직 반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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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류 조작하는 허위점검, 곧바로 파면했더니 사라져
  • ●업무성과·태도 하위 3% 집중관리, 개선 안 되면 퇴출
  • ●회사 노조에 ‘민주노총 탈퇴’ 설득하는 까닭
  • ●신입직원 임금 깎아 채용 늘리는 정책, 솔직히 문제 있다
  • ●남보다 1초라도 빨리 시장에 적응하는 ‘1초 경영’
  • ●공기업 최대의 적은 매너리즘…잘하는 사장도 때 되면 바꿔야
  • ●기술자들이 정치하는 사람들보다 훨씬 낫더라
임인배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의 솔직 반론
한국전기안전공사. 영문 약자로는 KESCO(Korea Electrical Safety Corporation)로 불리는 이 회사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평범한 독자라면 공기업에 대한 세간의 인식이 흔히 그렇듯 ‘신이 내린 직장 중 하나 아니냐’는 정도가 첫 번째 느낌일 듯싶다.

“한마디로 전기의 안전한 사용을 책임지는 종합병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기가 안 들어오면 국민들은 한국전력을 찾지만 사실은 KESCO 직원들이 달려갑니다. 사실 저도 여기 오기 전까지는 한전에서 고장수리를 하는 줄 알았어요. (웃음) 전봇대에서 가정, 빌딩, 아파트, 공장, 발전소까지 전기 고장과 안전 문제는 우리가 책임집니다.

건물을 처음 지을 때도 업자들이 전기공사를 하고 나면 우리 직원들이 나가서 사용 전 점검을 해야 합니다. 이걸 받아야 비로소 한전에서 전기를 보내주는 거죠. 그 후에도 사업장의 경우 1년에 한번, 주거용 건물의 경우 3년에 한 번씩 의무적으로 안전점검을 받아야 합니다. 기억하는 분은 많지 않아도 누구나 전기안전공사의 방문을 받고 있는 거죠. 이만하면 꽤 국민 가까이에 있는 기업 아닙니까?”

경상북도 억양이 진하게 배어있는 빠른 말투. 임인배(55) KESCO 사장의 설명이다. 1996년부터 고향인 경북 김천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래 내리 3선을 했고, 2002년 원내 수석부총무, 2006년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장을 지낸 한나라당의 유력 정치인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공천을 받지 못한 그는, 6개월 뒤인 10월초 KESCO 사장에 임명됐고 이제 취임 1년을 앞두고 있다.

“낙하산이라면 낙하산이죠. 임명될 때부터 많이 받은 비판이지만 굳이 부인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고 봐요. CEO가 회사의 모든 디테일을 다 알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방향을 잘 설정해서 직원들의 역량을 통합해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게 리더십이죠. 디테일을 아는 사람이 와도 큰 방향을 놓치고 우왕좌왕하다가 임기가 끝나는 경우도 많거든요. 능력 있고 리더십 있는 사람을 뽑는 게 중요하지 어느 분야 출신이냐는 건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임인배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의 솔직 반론

농촌 지역의 전기 안전을 점검하는 KESCO 직원들.

정면돌파다. 돌려 말하는 법이 없다. 점잔 빼는 다른 인터뷰이보다는 훨씬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올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허위보고는 파면한다”

▼ 취임 후 1년 동안 공부를 적잖이 하셨을 듯 합니다. 뭘 느끼고 배우셨는지 궁금한데요.

“제가 문과 출신이에요. 전기에 대해서는 국회 산업자원위원회에서 보고 들은 게 전부죠. 여기 와서야 모두 배웠어요. 직원 2900명 대부분이 엔지니어입니다. 본사에 있는 사람들도 일부 사무직만 빼놓고는 전부 검사를 나갑니다. 전국 13본부 48개 지사에서도 소장하고 부장 빼놓고는 전부 현장에 나가고요.

반복적인 점검 업무라고 무시하면 안 돼요. 현장에 가서 보니 직원들이 고생 엄청 많이 하더라고요. 감전사고 당하지 않으려면 한여름에도 두꺼운 목장갑이며 옷이며 다 갖춰 입고 지하 배전실을 구석구석 누벼야 합니다. 사실 말이 쉽지 대한민국에 있는 모든 사업장, 주택마다 일일이 점검을 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업무분량이 어마어마합니다. 그래서 제가 느꼈지요, ‘아 현장에 있는 직원들은 혼내면 안 되겠구나. 하급직원들하고는 대화하고 설득하고, 간부들을 쪼아야겠다….’ (웃음)

혁신과제를 꺼내놓고 추진해보니 직원들의 의식이 변화하도록 만드는 게 가장 어렵습니다. 극단적으로는 현장직원 가운데 나가지도 않은 전기설비 검사를 했다고 허위로 보고하는 경우가 있었어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한다’는 회사의 존립근거를 흔드는 일이죠. 제가 취임하고 나서 몇 달 안 되어 그런 사례가 적발됐는데, 이튿날 바로 회의를 열어서 그 직원을 파면시켰습니다.

요즘도 조회 때마다 얘기합니다. 수익을 못 올려도 좋다, 적자가 나도 좋다, 그렇지만 주어진 임무를 안 할 것 같으면 회사 그만둬라, 그렇게 말이죠. 워낙 강하게 얘기하고 감사도 많이 나가니까 거의 뿌리를 뽑았습니다. 직원 대부분은 성실한 분들인데, 간혹 그렇게 구태를 벗어나지 못한 사례들이 있었어요.”

▼ 조직 슬림화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건가요, 자료를 보니 정원의 10% 감축을 추진하고 있고, 지사도 축소하고 있더군요. 다른 공기업처럼 자연감소분을 충원하지 않는 방식이 아니라 아예 인위적으로 직원을 퇴출하는 공격적인 정책이던데요.

“본사와 전국 지사에 업무 성과와 태도에서 하위 3%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명단을 제출토록 했습니다. 지사별로 많아야 두 명 정도 됩니다. 이들을 인사실장이 직접 교육시키고 있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개선이 안 되는 직원들은 연말까지 퇴출할 계획입니다. 정부에서 정한 인력감축 규모와는 별도로 생산성이 안 나오는 직원을 정리하겠다는 겁니다. 문제는 열성과 성격이에요. 기술이나 경력은 충분한데도 나태한 사람들이 어느 조직에나 있지 않습니까. 이런 사람들을 정리하겠다는 거죠.”

한전에 대한 피해의식

▼ 직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요.

“부실점검하다가 파면당한 직원들은 소송하겠으면 해봐라, 제가 그렇게 얘기합니다. 이렇게 가다가는 우리 회사가 망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직원들도 공유하고 있거든요. 지난해에는 노조가 상당히 강성이었는데, 올해 집행부가 바뀌면서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민주노총 소속임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온건한 편이고요. 대화가 통한다고 할까요. 스킨십을 강화하면 충분히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도 거듭 노사합의를 강조하고 있고요. 제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민주노총에서 탈퇴하는 것이 좋지 않느냐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4급 직원이 노조 상근자가 되면 비공식적으로 2급이나 1급 수준의 월급을 주곤 했습니다. 상급단체에 파견된 직원들까지 월급을 다 줬고요. 심지어는 특채를 할 때 노조위원장이 동의하지 않으면 잘 안 되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그런 식의 비정상적인 일들은 철저히 없애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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