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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기자의 Face to Face ⑨

송광수 전 검찰총장이 말하는 ‘검찰과 정권’

“‘청와대 들어와 대선자금 문제 상의해보자’는 노무현 대통령 제안 거절했다”

  • 조성식│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송광수 전 검찰총장이 말하는 ‘검찰과 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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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노 대통령 대선자금 관련 혐의, 이제는 다 끝난 일
  • ● 盧, 임명장 주면서 “검찰총장은 대통령 철학 따라야”
  • ● 강금실 장관 주도한 인사에서 내 측근 검사들 좌천당해
  • ● 출근 전 집으로 걸려온 대통령의 전화
  • ● 총장 취임 직후 ‘SK 대선자금’ 구체적인 액수까지 보고받아
  • ● 권양숙 여사가 전화해 친인척 문제로 만나자고 했으나 거절
  • ● 참여정부,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수사 독립에 기여한 면 있다
  • ●‘강정구 교수 사태’, 검찰총장이 사표 낼 일 아니었다
송광수 전 검찰총장이 말하는 ‘검찰과 정권’

●1950년 경남 마산 출생
●서울대 법대 졸업
●1971년 사법시험 13회 합격
●1977년 서울지방검찰청 수원지청 검사
●법무부 검찰1과장, 부산지검장, 법무부 검찰국장, 대구고검장
●2003년 제33대 검찰총장
●現 법무법인 김&장 고문

검찰 얘기를 해보고 싶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살한 이후 그것은 기이한 벌레처럼 스멀스멀 내 머릿속을 기어 다녔다.

역사는 돌고 돌면서 발전한다. 검찰 안팎에선 이명박 정부 출범 후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 독립성이 약화되거나 후퇴했다는 얘기가 들린다. 역대 정권 중 검찰권이 가장 위력적이었던 정권은 아이러니하게도 검찰개혁을 적극 추진했던 노무현 정권이었고, 노 전 대통령은 자신과 갈등을 겪으며 무섭도록 강해진 검찰이 마침내 자신의 목에 칼끝을 들이대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물론 그에 대한 검찰수사가 부당했다는 얘기는 아니다.

▼ 당시 검찰이 노무현 대통령의 약점을 단단히 잡고 있다는 얘기가 돌았습니다. 국가원수는 재임 중 형사소추 대상이 아니므로 그 정도에서 덮었다는 거죠.

“기록에 남아 있을 겁니다. 그 뒤 관심을 갖고 추적하는 언론이 없습디다. (수사결과 발표 당시) 정확한 문구는 이래요. ‘검찰 나름대로의 결론을 갖고 있지만 대통령에 대해서는 헌법상 규정이 있으니 이 문제는 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검찰 나름대로의 결론’은 제가 생각해낸 표현입니다. 표현을 두고 하도 고민들 하기에.”

▼ 그 의미가 무엇입니까?

“그대로입니다. 지금은 다 끝난 일이죠. 퇴임 후에도 그 부분에 대해 수사하지 않았으니.”

▼ (노 대통령이) 돈을 받는 데 직접 간여한 정황도 확인했다는 뜻인가요?

“거기에 대해선 제가 말씀을 안 드리겠습니다. 액면 그대로 해석하시면 됩니다.”

▼ 액면 그대로 해석하면, 유죄라는 얘기인가요?

“(웃음) 자꾸 그렇게 물어보지 마십시오. 처지 곤란하게.”

송광수(59) 전 검찰총장은 일부 질문 내용에 곤혹스러워했지만 대체로 성의 있게 답변했다. 그는 나와 세 차례 만나 자신이 28년 동안 몸담았던 검찰에 대한 기억을 5시간 동안 풀어놓았다. 그가 2005년 4월 퇴임한 이후 본격 인터뷰에 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억과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 검찰인사를 둘러싼 분쟁, 대선자금 수사 비화 등에 대해 소상하게 털어놓았다. 유례없는 대선자금 수사로 자신을 임명한 대통령에게 치명타를 입혔던 참여정부 첫 검찰총장의 증언을 통해, 우리는 정치권력의 뒷모습과 권력의 향배에 민감하게 반응해온 검찰의 속성과 메커니즘, 권력기관 간에 벌어진 파워게임의 실체를 엿보는 한편 노 전 대통령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검찰수사의 뿌리가 무엇인지 짐작하게 될 것이다.

“스폰서 있다는 얘기는 들었다”

송 전 총장은 현재 법무법인 김&장 고문이다. 퇴임 후 개인법률사무소를 운영하다 지난해 8월 김&장으로 옮겼다. 김&장 변호사들은 크게 자문팀과 송무팀으로 나뉜다. 자문팀은 사건 수임 전 법률적 문제를 검토한다. 주요 고객과의 법률 상담과 자문이 주 업무인 송 전 총장은 수임이나 재판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한다.

▼ 검찰 고위직을 지낸 인사들이 검찰에 전화해 사건에 대해 알아보거나 변론하는 경우가 많지요?

“예전에는 그랬는지 몰라도 요즘은 그것도 문제라는 것 아닙니까. 그래서 안 하죠. 과거처럼 전화 안 합니다.”

▼ 전관예우가 있지 않습니까. 로펌도 그런 걸 기대해 영입하는 것이고.

“저도 총장 해봤지만 전화한다고 봐주지도 않아요.”

▼ 김&장으로 옮겨온 후 검찰에 한번도 전화한 적이 없나요, 사건과 관련해?

“한번도 안 했습니다.”

▼ 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했다 하길 바라는 겁니까.(웃음)”

▼ 어차피 변호사인데요.

“전화로 하는 변론은 인식이 안 좋죠. 오해받거나 욕먹을 짓은 아예 안 하는 게 낫죠.”

▼ 몇 년 전 검찰 고위직을 지낸 사람은 퇴임 후 얼마 동안 사건 수임을 못하게 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지요?

“그건 검찰총장에 국한해 얘기할 게 아니라 법원이나 다른 정부기관 고위직 출신들에 대해서도 검토해야겠지요. 관련 업무를 안 맡는 동안 정부에서 대신….”

▼ 생활비를 줘야겠네요.

“생활비야 뭐 퇴직금이 나오니까…. 하여간 종합적인 검토가 이뤄져야겠지요.”

그는 개인 변호사 시절 다단계사기 혐의로 구속된 JU그룹 대표 주수도씨 변론을 맡았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고 손을 뗐던 아픈 경험이 있다.

“제 후배 변호사가 그분(주수도씨)과 가까워요. 그분과 관련된 사업도 하고. 그 후배 변호사가 찾아와 (주수도씨가) 억울하다고 해서 맡았다가 혼이 났지요. 나중에 후배 변호사한테 짜증도 냈지만, 다 내 잘못이지요. 누구를 탓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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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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