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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동업한다는 생각으로 투자하라 쉽게 사고 쉽게 팔면 필패(必敗)”

‘주식농부’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동업한다는 생각으로 투자하라 쉽게 사고 쉽게 팔면 필패(必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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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업한다는 생각으로 투자하라 쉽게 사고 쉽게 팔면 필패(必敗)”

박영옥 대표는 주식 투자를 매매로 인식하는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4000만 원이 수백억 원으로

주식농부 박영옥 대표는 농부의 심정으로 주식에 투자한 결과, 2001년 이후 연평균 투자 수익률 50%를 기록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4000만 원의 종잣돈은 10여년 뒤 수백억 원으로 불어났다.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그가 보유한 상장사 주식의 공시 가격은 500억 원이 넘는다고 한다.

▼ 주로 어떤 회사에 투자합니까.

“주식 투자에 앞서 저는 최소한 1~2년 동안 관심이 가는 회사를 꾸준히 지켜봅니다. 재무제표 같은 숫자만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회사를 경영한다’는 생각으로 해당 회사에 대한 정보는 물론 관련 산업 등 각종 현황에 대한 자료를 취합하죠. 공부한 내용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뒤 좋은 기업이라는 확신이 서면 과감히 투자합니다. 그리고 주식을 산 뒤 2~3년 ‘함께 사업한다’는 생각으로 회사에 직접 찾아가고, 경영진도 만나 기업과 적극 소통합니다. ‘동업’이라는 원칙을 갖고 투자한 회사에서는 대부분 수익을 거뒀어요. 원칙을 어겨 투자했던 회사에서는 다행히(?) 실패했고요.”

▼ 실패한 것이 다행이라니 선뜻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제가 세운 원칙을 지키지 않았는데 별 탈 없이 넘어가고, 그것이 반복되면 원칙을 버리려 하지 않겠어요. 그러면 한꺼번에 모든 것을 잃게 될 위험이 커집니다. 그런데 제가 세운 원칙을 지키지 않고 투자한 결과가 나쁘면 오히려 약이 됩니다. 다시 원칙으로 돌아가도록 일깨우는 계기가 되니까요.”

박 대표는 ‘생활 속에서 황금 같은 투자 기회를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은 자본주의를 이루는 근간인 동시에 우리 삶의 터전입니다. 우리 삶에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월급도 주죠. 주식시장에 상장된 1800여 개 회사는 투자자에게 동업하자고 제안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생각으로 주변을 둘러보면 투자 정보는 널려 있습니다.”

▼ 1800여 개 회사 가운데 좋은 기업을 고르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주식 투자가 일반적으로 술 마시다 얻은 정보로 시작하는 ‘酒食’과 매끼 밥 먹듯 시황만 들여다보는 ‘主食’ 단계를 거쳐 ‘株式’의 본래 의미를 깨닫게 됩니다. 여기서 한발 더 나가야 진정한 주식농부의 투자를 할 수 있습니다. 주식을 산 회사의 주인처럼 투자하는 것이 ‘主式’입니다. 주인으로 주식에 투자하려면 회사에 대해 잘 알아야 합니다. 좋은 사업 모델을 갖고 있는지, 재무와 지배구조가 건강한지, 열린 경영을 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지를 세심히 따져봐야죠.

여기서 중요한 것은 투자하려는 회사가 좋은 기업인지를 판단하는 데 다른 사람의 도움보다는 스스로의 노력으로 하는 것입니다. 성공한 투자가가 되려면 무엇보다 기업에 대해 꾸준히 공부하고 독서와 다양한 체험을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야 합니다. 또 투자한 뒤에는 인내를 갖고 기다리는 것도 중요하지요. 농부가 씨앗을 뿌린 뒤 곧바로 수확하려 들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농사를 지을 때 일정한 시간이 지나야 꽃이 피고 열매를 맺듯 주식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회사를 경영한다’

박 대표는 개인이 주식 투자에 나섰다가 낭패를 보는 가장 큰 이유로 ‘대박’에 대한 욕심을 꼽았다.

“주식 투자는 말 그대로 ‘투자’입니다. 상식적인 수익률을 기대하고 좋은 회사를 골라 ‘시간’에 투자하면 누구나 투자에 따른 과실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떻습니까. 지극히 상식적인 사람도 주식만 사면 비상식적인 기대를 품습니다. 주식 투자를 하면서 은행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더블, ‘따따블’을 기대하는 것은 복권을 사놓고 당첨되기를 바라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과도한 욕심이 개입되면 지극히 상식적인 사람도 ‘몰상식적인 행동’을 합니다. 그래서 주식 투자는 철저하게 농부의 마음으로 해야 합니다. 좋은 기업을 찾아 상식적인 수익률로 시간을 투자하면 비로소 상식적인 기적이 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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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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