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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와 golfing ①

“골프가 곧 내 인생입니다”

‘한국 골퍼의 품격’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

  • 글|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사진|조영철 기자

“골프가 곧 내 인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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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가 곧 내 인생입니다”
41년 역사의 남서울CC(파72·6368m). 나무들이 각 홀을 빽빽하게 에워싸고 있어 옆 홀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자연의 품속에 안긴 듯 마음이 편안해졌다. 골퍼들이 새벽길을 내달리며 골프장을 찾는 것도 이런 느낌에 중독되기 때문일까.

그런 첫인상과 달리 티 박스에 서니 만만한 홀이 거의 없다. 드라이버 샷이 떨어지는 지점이나 그린 주변엔 예외 없이 벙커들이 입을 벌리고 있다. 도전에 성공하면 그만큼 이점을 갖게 되는 ‘리스크 앤 리워드(risk and reward)’개념이 적용된 코스다. 그린은 저마다 변화 많고 경사져 곧잘 골퍼를 ‘멘붕(멘탈 붕괴)’ 상태로 내몬다.

“47년 구력, 리드미컬한 스윙”

16번 홀, 내리막 476m 파5. 허광수(66)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이 티오프 자세를 가다듬을 때 모기 한 마리가 날아들었다. 그가 공중에 팔을 한 번 휘저어 모기를 쫓은 뒤 다시 어드레스 자세를 취했을 때 살짝 불안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어쨌든 그는 리드미컬한 스윙으로 공을 강하게 타격했고, 약간 슬라이스가 났다. 캐디가 “가서 확인해봐야겠어요”라고 말했을 때 허 회장은 좀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카트를 타고 이동했는데 볼은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2, 3분을 찾았을까. 카트 도로 옆 높게 자란 러프에 떨어진 공을 캐디가 찾아냈다. 공이 도로를 탔는지 300m는 족히 굴러간 것 같았다. 오히려 행운의 샷이었다.

세컨드 샷은 그린 오른쪽 샌드 벙커의 경계에 떨어졌다가 좀 더 굴러 그린에 안착했다. 홀컵에 4m 정도 붙이는 실력이 결코 행운만은 아닌 것 같다. 이글에 대한 기대감이 동반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먼저 부풀어 올랐다.

“최근 몇 년 사이 이글을 기록하지 못했는데, 한번 해볼게요.”

그는 특유의 잔잔한 웃음을 지으며 그린의 기울기를 확인하고 퍼팅 어드레스를 취했다. 그는 독특한 퍼팅 습관을 갖고 있다. 먼저 퍼터를 공 뒤쪽에 두고 홀컵을 향해 방향을 잡는다. 그다음 반드시 퍼터를 홀컵 방향으로 공 앞쪽에 두고 거리와 방향을 측정한다. 허 회장의 퍼팅은 거의 정확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공은 홀컵을 핥듯이 천천히 반 바퀴 휘돈 다음 밖으로 흘러나왔다. 동반자들 사이에서‘아~’하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이글은 놓쳤지만 깔끔한 버디. 그다음 그의 말이 더 인상 깊었다. “이럴 때 사람들은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어요. 그런데 실수했어도 버디잖아요. 아마추어한테 버디가 어딥니까?”

“골프가 곧 내 인생입니다”
“골프가 곧 내 인생입니다”
▲허광수 회장은 어드레스 자세에서 왼발을 과도하게 연다. 나이가 들수록 비거리가 줄어들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 스스로 고안해낸 방식이다. 그는 오픈 자세에서 스트롱 그립에다 오른팔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드로를 막고 비거리를 늘릴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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