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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불법 호텔건축 美軍’에 “NO”하는 성장현 용산구청장

  • 조성식 mairso2@donga.com

‘불법 호텔건축 美軍’에 “NO”하는 성장현 용산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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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한 성장현 구청장의 반박은 통렬하다.

“생각 같아선 심하게 얘기하고 싶지만 참겠습니다. 외교통상부의 태도가 좀더 분명했으면 좋겠습니다. 관심만 있다면 우리 구의 담당 직원을 불러 알아볼 수도 있고 직접 구청에 와 확인해볼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그리고 뭐가 문제인지 몰라서 묻는 게 아니잖아요. 문제는 일을 해결하려는 의지입니다. 외교통상부가 뭐 하는 데입니까. SOFA 규정을 왜 그런 식으로 해석하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게 남의 나라 일도 아닌데 강 건너 불 구경하듯 정부 청사에 앉아서 ‘뭐가 문제냐’ ‘문제점을 말해달라’. 이게 외교통상부가 취할 태도입니까.”

―외교통상부의 견해엔 전혀 동의하지 않습니까.

“전혀라기보다는 보편적으로 동의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외교통상부 논리대로라면 왜 과거에 미8군이 그 호텔을 지을 때 국방부와 협의했느냐 하는 의문이 제기됩니다. 34지원단장(한미친선협의회 미국측 위원장)이 제게 말하길 10년 전 처음 그 호텔을 지을 때 국방부와 협의했는데 그때 국방부의 문제 제기로 호텔 높이를 애초 계획보다 낮췄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10년 전 국방부와 협의했으니 증축 문제에 대해선 더 협의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10년 전엔 정부 소관이었지만 지금은 지방자치시대이고 미국에서도 연방정부법과 주법이 다르듯 건축허가권은 관할 구청장에게 있기 때문에 용산구와 협의해야 한다’고 말해 줬지요. 국방부도 우리 주장에 동의하는데 외교통상부가 그런 유권해석을 내놓는 바람에 일을 진전시키지 못하게 됐습니다.”

―외교통상부는 용산구의 문제 제기 절차를 문제 삼는데요.



“절차를 문제 삼는 게 아니라 책임을 회피하는 거죠. 그대 앞에만 서면 고개가 절로 숙여져 어떻게 해보지 못하겠다는 뜻이겠죠.”

―주한미군 차량의 불법 주·정차 실태는 어떻습니까.

“도로 아무데서나 멋대로 차를 세워 교통 흐름을 방해하고 교통법규를 지키지 않습니다. 구청 단속요원들이 차에 스티커를 붙여놓으면 미안한 마음이라도 가져야 하는데 그 자리에서 찢어버리고 맙니다. 지난 5년 동안 우리가 적발한 불법 주·정차 사례가 약 1만 건입니다. 그중 과태료를 징수한 것은 겨우 380여 건에 지나지 않아요. 우리 법이므로 자기들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는 안하무인의 태도입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SOFA 규정에도 한국법을 존중하라고 나와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존중은커녕 깔아뭉개는 모습을 보면서 일선 행정을 책임진 기관장으로서 심한 자괴감을 느낄 수밖에 없고 우리의 행정력이 너무나 무기력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

용산구 교통지도과 통계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주한미군 소속차량에 부과한 과태료는 3억8588만원에 이르지만 징수액은 1558만원에 그쳤다. 납부율은 4%. 공보과 담당자에 따르면 미군이 과태료를 내지 않아도 이를 강제할 방법이 없다. SOFA 규정에 이와 관련된 조항이 없는 탓이다. 그저 ‘양심껏’ 내기를 기대할 뿐이다. 미군 중엔 본국으로 돌아갈 때 주·정차위반 딱지를 ‘한국 방문 기념품’으로 갖고 가는 이가 적지 않다고 한다.

―이태원에 있는 아리랑택시 부지 반환 문제는 SOFA 공식 의제가 된 지 2년이 지났는데, 그간 진전된 내용이 있습니까.

“과거엔 이런 문제를 협의조차 할 수 없었는데 협의를 통해 타협점을 찾고 있다는 것 자체가 진전입니다.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미군측이 원하는 것은 첫째 대토입니다. 부지를 돌려주는 대신 그만한 땅을 달라는 요구죠. 그런데 줄 땅도 없지만 주위에 그런 땅이 있다면 차라리 우리가 그 땅을 이용하지, 굳이 미군측과 마찰을 일으키며 아리랑택시 부지를 내놓으라고 하겠습니까.

용산가족공원에 짓고 있는 국립중앙박물관 주변 미군 헬기장 철거 문제도 비슷한 사례입니다. 헬기장을 옮겨야만 건물 준공허가를 받을 수 있는데 미군측은 새로운 헬기장 터를 요구하고 있어요. 협의과정에 한강 둔치 얘기가 나왔습니다. 그곳에 헬기장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거기서 용산기지에 이르는 미군 전용도로를 만들어 달라는 요구였습니다. 한편으로 가장 합리적인 척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가장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을 제시하니 협상이 원점으로 돌아가지요. 그나마 아리랑택시 문제에 대해선 유연한 태도를 보이는 편이에요. 그 부지를 돌려받는 조건으로 우리가 미군측에 해줄 수 있는 건 미군부대 안에 대체 시설을 지어주는 것이죠. 군사 목적의 건물이든 아파트든. 둘 중 하나밖에 해줄 수 없다고 미군측에 통보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 건립에 걸림돌이 된 미군 헬기장 이전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 용산구 정경성 도시관리국장에 따르면 미군측의 이촌동 둔치 요구에 대해 용산구를 비롯해 국방부 서울시(공원녹지과) 건설교통부 국토관리청 등 관련기관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흔들고 있다. 한강 주변의 미관을 해치는 것도 문제지만 둔치 한가운데 헬기장이 들어서면 수심이 높아지는 홍수 때 위험하다는 것.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소음을 이유로 집단민원을 제기할 가능성도 높다. 전용도로 요구는 더더욱 들어줄 수 없는 조건이다. 그런데도 미군측은 이를 고집하고 있다. 정국장은 “미군 부대 안에 골프장도 많은데…”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용산구에 따르면 아리랑택시 부지는 미군이 우리 정부로부터 군사용으로 제공받은 땅이다. 그런데 이를 민간 택시업자에게 빌려줘 부당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것. 원래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으므로 마땅히 반환해야 한다는 게 용산구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미군측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아리랑택시 부지를 한국 택시회사에 빌려주는 조건으로 임대료나 사용료를 받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용산구에 따르면 미군은 이 택시회사 매출액의 6.8%를 챙긴다. 연간 4억∼5억원에 이르는 수입이라고 한다. 말하자면 한국 정부로부터 공짜로 받은 땅으로 한국 택시회사를 상대로 수익을 올리는 셈이다.

―미군측에선 어떤 명분으로 아리랑택시 부지의 대토를 요구하는 겁니까.

“미군은 최근 이 문제와 관련한 보도자료를 통해 ‘용산 지역에 있는 주한미군 요원 및 민간인들에게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한 택시회사와 계약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그들 말대로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서비스를 위해서라면, 미국인이 경영하고 운전하는 택시회사여야 이치에 맞는 것 아닙니까. 참 무서운 사람들이에요. 자기들 이익을 위해선 이런저런 명분을 대며 끝까지 집착하는 겁니다. 이런 문제들이 차근차근 해결되지 않으면 필리핀 수비크만에서처럼 미군이 기지 사용료를 내겠다는데도 ‘필요없으니 물러가라’고 거절당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물론 우리는 남북이 대치한 특수한 상황이고 저 또한 미군 주둔의 당위성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이런 문제들이 자꾸 쌓이고 뭉치면 나중에 한꺼번에 폭발할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군산에서는 미군이 항만과 공항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쓰고 있는데 우리 민항이 그 시설을 이용하면서 미군측에 사용료를 내고 있어요. SOFA 규정 어디에 그렇게 돼 있습니까. 어째서 그런 일에 대해 우리 정부가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느냐는 겁니다.”

미군기지 임대료 받아야

―미군기지의 무상임대에 대해 외교통상부에 물어보니, 우리가 필요해 미군이 주둔하는데 어떻게 임대료를 받느냐고 반문하던데요.

“미국은 큰 나라고 우리는 미국의 어떤 주보다도 작은 나라입니다. 이건 제 생각입니다만 미군이 과연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만 와 있는지, 미군이 주둔함으로써 미국이 얻는 것은 전혀 없는지, 미국으로부터 사들이는 엄청난 양의 무기부터 미군 장병들의 급여, 한미공동방위분담금에 이르기까지 우리 국민은 평화를 위해 참으로 많은 보험료를 내고 있다고 생각지 않으십니까. 힘없는 약소민족의 설움이겠지만 이건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나라 헌법도 몇 차례 고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SOFA가 무슨 금과옥조라고. 문제가 있다면 시대에 맞도록 고쳐야 하지 않겠습니까.”

―주한미군으로부터 임대료를 받아야 한다는 얘기입니까.

“그래야죠.”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우리처럼 미군이 주둔하는 일본이나 독일에서도 미군기지 임대료는 받지 않는다는데요.

“미군의 해외 파견은 말 그대로 세계평화 유지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자국민의 고용 창출 효과도 있는 것입니다. 직업군인들이니까요. 그런 측면에서 우리도 한 번쯤은 목소리를 높일 필요가 있다는 거죠.”

용산구에 따르면 이태원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연 160만명. 용산구는 3300평에 이르는 아리랑택시 부지를 돌려받아 관광특구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지하에 대형 주차장을 만들어 이 관광객들의 차량을 소화하는 한편 대형 쇼핑몰과 호텔 등을 세워 새로운 상권을 만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미군측이 대가를 원하는 만큼 원만한 합의가 쉽지 않을 듯싶은데요.

“우리가 우리 땅을 돌려받는 데 대가를 지불해야 하니… 아마도 돈을 준다고 하면 얼씨구나 하고 받을 겁니다. 우리가 돈을 안 주니까 대토를 요구하는 것이고 그것도 안 된다고 하니 시설을 지어주는 쪽으로 논의가 진행되는 것입니다. 아파트든 대피시설이든 시설은 나중에 우리 것이 되므로 돈을 주는 것과는 다르죠. 만약 미8군이 끝내 돌려주지 않으려 한다면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미군들이 아리랑택시를 이용하고 있는데 하루아침에 이를 중단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닙니까.

“그건 그렇습니다. 우리 복안은 지하에 대형 주차장을 건설해 아리랑택시도 수용하겠다는 겁니다. 다만 지금과 달리 우리가 돈을 받고 빌려주겠다는 겁니다. 그 사람들이 얘기하는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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