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이회창총재가 참여한 부산미문화원 방화사건 판결문

  • 정리·최영재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cyj@donga.com

이회창총재가 참여한 부산미문화원 방화사건 판결문

3/5
의식화 학습에 대한 견해. 파결문은 피고인들의 의식화 학습을 계엄포고 제1호 제1항과 제10호의 ‘모든 옥내외 집회를 신고하라’는 규정에 비추어 위법이라고 보고 있다.

『의식화 학습이라는 것이 기독교 신자들의 대화나 경험을 통한 학습모임이라고 하더라도, 계엄포고 제1호(1979.10.27자) 제1항은 일체의 옥내외 집회는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여 예외를 두지 않았으며 포고령 제10호(1980.5.17자)는 옥내외 집회를 금지하고 다만 정치적 활동목적이 아닌 옥내외 집회는 신고를 하여야 하고 관혼상제와 의례적인 비정치적·순수종교적 행사는 예외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계엄당국의 허가를 받지 아니한 피고인 등의 위 모임은 위 계엄포고 제1호와 포고령 제10호에 위반한다.(판결 요지 가운데 04.)』

『소위 의식화 학습이라는 것이 소론과 같이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된 인간의 존엄을 확인하고 인간이 빼앗긴 권리를 되찾음에 있어 먼저 자기자신이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양도할 수 없는 천부의 권리가 있음을 깨닫는 과정이라 하고, 또 피고인 등이 이를 스터디그룹, 세미나, 멤버십 트레이닝 등으로 부르는 기독교 신자들의 대화와 경험을 통한 학습모임이라고 하더라도 위의 계엄포고 제1호 제1항은 일체의 옥내외 집회는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여 예외적 규정을 두지 않았으며 위 포고령 제10호는 옥내외 집회를 금지하고 다만 정치활동 목적이 아닌 옥내외 집회는 신고를 하여야 하고 관혼상제와 의례적인 비정치적 순수 종교적 행사는 예외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피고인 등의 모임이 위 계엄포고 제1호와 포고령 제10호에 반하는 것임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재판전문 제2. 같은 변호인 등의 상고이유 제2점 및 피고인 김현장, 동 김은숙, 동 류승열, 동 최인순, 동 문길환, 동 허진수 등의 같은 취지의 각 상고이유 중 2.)』

< 성직자행위 >

범인을 은닉하고 도피하게 한 성직자의 행위에 대한 판단. 판결문은 성직자라고 해서 법에서 예외일 수 없다고 보았다.



『성직자라 하여 초법규적인 존재일 수는 없으며 성직자의 직무상 행위가 사회상규에 반하지 아니한다 하여 그에 적법성이 부여되는 것은 그것이 성직자의 행위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 직무로 인한 행위에 정당, 적법성을 인정하기 때문인바, 사제가 죄지은 자를 능동적으로 고발하지 않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고 은신처 마련, 도피자금 제공 등 범인을 적극적으로 은닉 도피케 하는 행위는 사제의 정당한 직무에 속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판결 요지 가운데 10.)』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은 (1) 1981.9. 초순 20:00경 천주교 원주교구 원주교육원에서 공소 외 전영숙이 동 이상헌을 데리고 와 “광주사태 불온서클 주모자로 올라 있으니 피신시켜달라”고 부탁하자 동인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의 범인이라는 정을 알면서, 그 시경부터 3일간 동인을 위 교육원 2층 침실에 숙박하게 하면서 식사를 제공해오다가 같은달 초순 16:00경 같은 곳에서 공소 외 장성성당 신부 이병돈에게 광주사건에 관련된 학생 1명이 교육원에 와 있는데 2, 3개월간 은신시켜달라고 부탁하여 위 이병돈으로부터 승낙을 받고 그 익일 공소 외 정인재를 시켜 동 이상헌을 위 이병돈에게 안내토록 하고 동 이상헌에게 여비조로 금 20,000원을 교부하여 범인을 은닉 도피케 하고,

(2) 1980.6.7경 위 교육원에서 원주 교구 사회개발위원회 소속 직원인 공소 외 정인재로부터 김현장은 광주사태 주모자인데 편리를 부탁한다는 요지의 공소 외 유진훈의 서신을 받고 동인이 위 사태에 관련되어 계엄법을 위반한 범인이라는 정을 알면서 그 시경부터 1982.3.18까지 피고인이 관리 운영하고 있는 위 교육원 2층 1호실과 2층 창고를 침실로 개조한 방실을 제공하여 숙식케 하면서 동인이 전국의 청년, 학생을 불러모아 의식화 학습을 하도록 지원하는 한편, 매월 금 10,000원 내지 20,000원씩 용돈을 지급하는 등 범인을 은닉하고,

(3) 1982.3.18. 23:00경부터 같은달 22. 22:00까지 사이에 부산미문화원 방화사건에 관련된 동 김현장의 언동, 동 문길환, 동 이창복의 그에 관련된 동 김현장의 동태에 관한 보고 및 동 사건에 관련된 각종 보도 등을 통하여 동 김현장이 동 문화원 방화사건 등에 관련된 국가보안법 위반의 죄를 범한 자라는 정을 알면서도 그 시경부터 같은해 4.2까지 동 김현장에게 피고인이 관리하는 위 교육원 2층 1호실과 동 지하실을 동인의 잠복을 위한 장소로 제공하는 한편, 식사를 제공하고 같은해 3.20. 15:00경 위 교육원에서 상피고인 문길환을 통하여 동 김현장에게 도피자금조로 금 500,000원을 제공하고 같은해 3.24. 11:30경 원주 가톨릭센터에서 상피고인 이창복에게 동 김현장의 은신처를 구해보라고 지시하여 동 이창복으로 하여금 그 익일인 25. 16:00경 경북 왜관읍 소재 분도수도원 임세바스찬 신부와 동 김현장이 동 수도원에 들어갈 수 있는 입회절차를 협의케 하는 등 동인의 은신처를 물색하고 같은해 4.2. 07:00경 동 김현장으로부터 수사기관에서 연행하러 오면 1981.12.15부터 같은달 22.까지 문부식 등을 연수시킨 후 어디론지 가버렸다고 동 김현장이 은신중인 사실을 은폐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를 응낙하여 그 시경 동 김현장을 연행하러 온 수사기관원에게 동 김현장과의 약속대로 동인의 은신사실을 감추어 그 신병인도를 거부하는 등으로 범인을 은닉 도피케 하였다는 것이므로 피고인 최기식의 원심 판시 소위가 천주교 신부로서 위법성이 저각되는 그 직무로 인한 정당한 행위에 해당하느냐의 여부는 과연 소론과 같이 종교적인 계율에 충실하려 하는 성직자들의 행위가 실정법에 저촉될 경우 종교적 계율이 항상 실정법에 우선하여 정당행위로 인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스스로 위 1항 기재와 같은 요건을 구비하느냐에 따라 가려질 따름이다.

3. 돌이켜 원심 판시 피고인의 소위와 기록에 의하여 피고인의 변소를 모아 살펴보면 피고인이 이 세상 모든 사람을 죄인으로 보고 그 모든 죄를 사하고 회개하도록 인도하며 그들의 심령을 구원하는 일을 그 본분으로 하는 사제의 신분을 가진 신부이기는 하나 피고인의 소위는 이미 사제로서의 정당한 직무범위를 벗어남으로써 그 동기나 목적에 있어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고 그 수단이나 방법에 있어 상당하다 할 수 없고 피고인이 보호하려는 이익과 피고인의 행위로 인하여 침해되는 법익을 서로 교량하여 볼 때 현저하게 균형을 잃었으며 피고인의 소위는 그 당시의 상황에 비추어 긴급 부득이한 것이라고 할 수 없고 그 행위 외에 달리 다른 길을 택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또는 현저하게 곤란한 유일한 방법이라고 인정하기 어렵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성직자라 하여 초법규적인 존재일 수 없다. 성직자의 직무상 행위가 사회상규에 반하지 아니한다 하여 그에 적법성이 부여되는 것은 그것이 성직자의 행위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 직무로 인한 행위에 정당, 적법성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죄지은 자를 맞아 회개하도록 인도하고 그 갈 길을 이르는 것은 사제로서의 소임이라 할 것이나 적극적으로 은신처를 마련하여 주고 도피자금을 제공하는 따위의 일은 이미 그 정당한 직무의 범위를 넘는 것이며 이를 가리켜 사회상규에 반하지 아니하여 위법성이 저각되는 정당행위라고 할 수 없다. 사제가 죄지은 자를 능동적으로 고발하지 않는 것은 종교적 계율에 따라 그 정당성이 용인되어야 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나 그에 그치지 아니하고 적극적으로 은닉 도피케 하는 행위는 어느 모로 보나 이를 사제의 정당한 직무에 속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재판전문 제6. 같은 변호인 등의 상고이유 제6점 및 같은 취지의 피고인 최기식의 상고이유 중)』

3/5
정리·최영재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cyj@donga.com
목록 닫기

이회창총재가 참여한 부산미문화원 방화사건 판결문

댓글 창 닫기

2021/05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