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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하원, 탈북자 3명 은밀히 불러 북한인권 청문회 열었다

  • 최영재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cyj@donga.com

미 하원, 탈북자 3명 은밀히 불러 북한인권 청문회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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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경에 이르자 북한군 수뇌부는 사단과 여단마다 100여 명 규모의 ‘위생중대’라는 것을 만들어 건강이 악화된 군인들을 격리 치료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영양실조가 심각한 병사들은 좀처럼 원기를 회복하지 못했다. 그해 훈련소 군의부 통계에 따르면 영양실조로 사망한 군인이 200여 명이나 됐다.

북한군에서는 사고로 죽는 병사들도 허다하다. 1987년 평양-개성 고속도로 건설장에서는 예성강 다리가 통째로 무너지는 바람에 2군단 소속 2개 대대 병사 600여 명이 사망했고, 1994년 7월에는 평양-향산 고속도로 건설장에서 9군단 군인 300여 명이 굴속에 묻혔다.

이밖에 1993년 금강산 발전소 건설장 물길(지하터널)공사장에서 40여 명의 군인이 흙더미에 깔리거나 지하수에 빠져 죽은 사건, 허가 없이 산림을 도벌했다고 4군단 28사단 133연대 3대대 병사 7명을 재판도 없이 총살한 사건 등 북한 병사들이 죽어간 사례는 내가 보고들은 것만 해도 비일비재하다.

이처럼 10∼13년 간의 군 복무를 강요하고, 군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날마다 자행되는 비행을 만천하에 고발한다. 이들도 김정일의 맹목적인 충성경쟁에 동원되어 고통받는 북한 주민의 일원임을 상기시키고 싶다. 북한 병사들에게도 진정한 삶의 권리와 자유가 도래하기를 간절히 빈다.

한편 중국내 탈북자들의 실태는 세상에 많이 알려졌지만, 내 고향의 누이들이 그곳에서 개나 돼지 값에 팔리고 있다는 사실을 부언하고 싶다. 나는 1997년 중국의 다롄(大連)항에서 붙잡혀 북한으로 강제 송환된 적이 있기 때문에 북한의 보위부가 탈북 군인들이나 간부들, 정치적 성향을 띤 사람들을 얼마나 비인간적이고 비윤리적인 방법으로 대하는 지 똑똑히 알고 있다.



일단 정치범으로 판명되는 순간부터 그 사람은 ‘사람’이 아니다.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가거나 2001년 혜산 사건에서처럼 공개처형감이 된다. 이러한 탈북자들의 실태를 누구보다 잘 아는 중국정부가 지금도 강제송환이라는 비인도적 행동을 자행하고 있다는 것을 폭로하며, 탈북자 강제송환을 당장 중지할 것을 촉구한다. 끝으로 북한인권을 위한 이런 청문회가 내 조국인 대한민국 국회에서도 열릴 날이 있기를 기대한다.



▼ 이영국씨의 증언 ▼


나는 친애하는 김정일 지도자 동지의 경호원이었다.

나는 북한의 함경북도 무산시에서 태어났으며, 아버지는 기관사였고 어머니는 지방 집단농장의 농사꾼이었다. 북한에는 4명의 누이가 있다. 나는 고향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1978년 5월 인민군에 입대해 의무복무 기한 10년을 채웠다.

제대 후 1988년 6월부터 1991년 4월까지 고향에서 상급 당원 일을 수행했다. 이 기간에 북한체제의 부도덕성과 억압통치를 서서히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 무렵 북한에서는 인민들에 대한 잔악한 행위가 예사롭게 저질러졌다. 나는 남한 라디오를 몰래 들으며 외부세계의 정보를 얻기 시작했다.

1991년 4월에 평양에 있는 중앙당군사대학에 진학했다. 이곳에서 3년 동안 교육을 받았다. 내가 북한에 계속 있었다면 미래가 보장되는 특권층으로 살 수 있었을 것이다. 1994년 4월, 나는 다시 고향의 지방당 고위간부직으로 돌아갔다. 현장 경험을 더 쌓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늘 북한의 현실 때문에 고통스러웠다. 내 관심은 바깥 세상에 있었고, 자유에 대한 염원은 날로 깊어갔다.

나는 1994년 10월1일 중국으로 탈출했다. 그러나 불행히도 탈출한 지 두 달 만인 1994년 12월4일 베이징에서 북한 요원에게 납치당하고 말았다. 북한대사관에 끌려가 무자비하게 구타당했고, 이틀 뒤 평양으로 압송됐다. 비행기에 타기 전에 나는 무슨 주사를 맞고 의식을 잃었다. 팔과 다리는 붕대를 감은 쇠막대기에 끼여 단단히 결박당했고, 몸은 들것에 묶였다. 평양의 국가보위부에서 6개월 동안 심문받으면서 매질을 심하게 당해 이가 6개나 부러졌고, 왼쪽 눈을 심하게 다쳤으며, 한 쪽 고막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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