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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 리포트

사랑의 연금술인가 불안의 제조업인가

양지로 걸어나온 性과학

  • 글: 정철영 자유기고가 nextbook@hitel.net

사랑의 연금술인가 불안의 제조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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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서 ‘불륜’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 어김없이 기혼남녀들의 혼외정사 경험률, 고정적으로 애인을 사귀는 주부의 비율 등에 대한 수상쩍은 여론조사가 등장한다. 이런 현상에 대해서 강동우 전문의(정신과)는 “성과학자들은 현재 모집단의 특성을 정확히 대변할 수 있는 표본 추출 등 통계와 연구 및 해석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 외에도 뚜렷한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성행동에 대한 조사는 그 결과가 대중의 성에 대한 가치관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고려하지 않으면 유해하기까지 하다는 것이다.

“섣불리 대중적인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한 연구는 지극히 위험합니다. 성 연구는 일반인들이 그 결과를 자신과 비교해보며 자신의 성생활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를 자각시켜 문제가 있는 사람에게는 치료의 동기유발로 이어져야 합니다. 그런데 일부 연구 가운데는 무책임하고 선정적이며 현실과 괴리된 것이 많습니다. 그리고 이를 접한 일반인들은 성과학자들의 모든 연구를 불신하게 됩니다.”

귀의 모양으로 여성의 조이는 정도를 알 수 있다, 입이 큰 여성은 음부도 크다, 처녀의 성기는 핑크빛이지만 성경험이 많아질수록 검어진다, 코가 크면 음경도 크다…. 옛날부터 성에 대한 관심은 ‘방중술’과 성기에 대한 관심으로 구체화되었고, 특히 동양권에서는 ‘명기(名器)’와 ‘보도(寶刀)’에 대한 각종 속설을 유행시켰다.

일본의 원로 산부인과 의사인 가사이 간지(笠井寬司)씨는 남녀의 성기, 특히 여성 성기 중에서 남성에게 강렬한 성적 극치감을 가져다준다는 ‘명기’ 연구에 평생을 바친 특이한 성과학자다. 그는 1995년에 자신이 30여 년에 걸쳐서 진료해왔던 여성 8300여 명의 외음부 사진과, 성기 형태와 인체의 다른 부위의 상관관계에 등에 관한 수십가지 항목의 생체 계측 자료를 통계처리한 ‘일본여성의 외성기’라는 연구서를 간행했다. 이 책은 출판 전부터 성기 부위에 대한 정밀한 측정 및 사진 촬영에 대한 여성환자들의 동의 여부, 동의했다 하더라도 그것을 출판할 수 있는 지의 여부, 사실적인 외음부 사진으로 가득찬 책이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학술’ 서적인지 아니면 음란 서적인지에 대한 격렬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저자는 입건되어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는 성기의 모양과 크기, 신체 다른 부위나 체형과의 관계 등, 성기에 대한 계측적 자료 축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외성기야말로 인종간, 나라간 성생활과 성문화의 차이를 가져오는 직접적 원인이라는 것이다.



외성기가 성문화 차이 초래

백인 남성들이 체위에 관심이 많다면 일본 남성들은 ‘명기’에 관심을 기울인다. 그는 이런 차이는 바로 동서양 남성의 음경의 차이 때문이라고 한다. 백인 남성의 성기는 ‘두 주먹’이라고 할 만큼 긴 대신에 발기 시에도 말랑말랑하지만, 일본 남성들은 길이는 짧지만 발기 시 훨씬 단단하다. 이 때문에 일본 남성들은 귀두 감각이 예민해 여성기에 접촉했을 때 그 감각이 민감하게 전달되므로 ‘명기’ 여부가 성생활의 만족도와 관련이 깊다.

이와 달리 백인 남성들의 부드러운 음경은 여성기와 접촉해도 감각이 둔하기 때문에 ‘명기’ 여부가 그리 중요하지 않고, 대신에 여러 가지 체위를 즐기는 데 비중을 둔다.

이쁜이 수술과 음경확대 수술에 대한 열기를 보면 우리나라도 이런 연구가 활발할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일본의 성의학계와 다른 점은, 여성기에 관한 연구가 거의 없으며 남성기에 대한 계측적 연구는 몇 편 축적돼 있다는 것이다.

손환철 교수(서울대 의대)는 성과학에 관심을 가진 비뇨기과 전문의 중에서 가장 신진 세대에 속한다. 그는 군의관으로 복무중 군장병을 대상으로 한국 20대 남성들의 음경 크기와 심리상태에 대한 정밀조사를 벌였다. 그는 연구의 동기를 이렇게 밝힌다.

“킨제이 보고서에서는 남성들의 성 문제에 대한 상담 가운데 음경 크기에 대한 고민이 발기문제에 이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비뇨기과에서는 음경 크기가 작다고 호소하는 환자들, 음경을 키우려 파라핀 같은 이물질을 넣은 후 부작용으로 고생하는 환자들,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음경확대술이란 수술을 감내하며 음경을 크게 만들려는 환자들을 많이 접합니다. 그래서 음경 크기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이 과연 적절한 것이고, 또 음경을 확대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을 해결하고 싶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군의관이었던 것이 연구 수행에 유리한 조건을 제공했다고 인정한다.

그러면 손교수가 계측한 한국 20대 초반 남성의 음경의 상태는 어떠할까?

“조사 대상자 156명의 이완 음경길이는 6.1± 1.3cm였으며 둘레는 8.9± 0.8cm였고, 발기 음경길이는 10.8± 1.3cm였으며 둘레는 11.3± 1.2cm였습니다. 발기시 음경길이 증가는 4.8± 1.1cm였고, 음경의 부피는 이완상태에서는 39.4± 12.6cc, 발기상태에서는 112.7± 29.4cc였습니다. 이완상태와 발기상태에서 왜소 음경의 기준은 각각 3.5cm와 8.2cm로 조사되었는데, 이완 및 발기상태 모두 왜소 음경이라 말할 수 있는 대상자는 156명 중 1명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성기의 크기와 발, 코, 손가락, 키 등 신체 크기와는 별다른 상관관계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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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철영 자유기고가 nextbook@hite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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