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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興했다! 오리온, 아모레퍼시픽, 만도, 만카페, 웨스트엘리베이터 / 이렇게 亡했다! STX조선해양, 이마트, 쓰리세븐, 카페베네

대박 난 기업, 쪽박 찬 기업

  • 모종혁|중국 전문 칼럼니스트 jhmo71@yahoo.com

이래서 興했다! 오리온, 아모레퍼시픽, 만도, 만카페, 웨스트엘리베이터 / 이렇게 亡했다! STX조선해양, 이마트, 쓰리세븐, 카페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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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 4 만카페(漫咖啡)

중국 대도시를 다니다 보면 한적한 곳에 개성 있는 인테리어와 넓은 공간으로 고객을 유혹하는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을 발견할 수 있다. 필자는 그동안 베이징, 광저우, 충칭(重慶) 등지에서 이 커피전문점을 이용해봤다. 놀랍게도 테이블, 소파, 의자 등 가구의 모양과 규격이 가게마다 달랐다. 또한 커피 전문점이라기보다 카페의 느낌이 훨씬 강했다. 하지만 어딜 가든 주방은 훤히 트였고 맛있는 커피와 와플을 먹을 수 있다. 중국 10대 커피 전문점으로 성장한 만카페(漫咖啡·Maan Coffee)가 그 주인공이다.

만카페의 역사는 짧다. 2011년 1월 베이징에서 1호점이 문을 열었다. 그 뒤 대도시를 중심으로 매장을 열어 올 초까지 40여 개 도시에 160여 점을 오픈했다. 이 만카페의 창업자는 신자상(65) 회장이다. 신 회장은 한국에서 샤브샤브 전문점인 ‘정성본’을 성공시키는 등 요식업에서 잔뼈가 굵었다. 그러다 한 지인의 권유로 2005년 중국으로 건너와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이듬해 신 회장은 한식 레스토랑인 ‘애강산(愛江山)’을 개업했다. 시행착오 끝에 애강산을 정상궤도에 올리자, 커피 전문점으로 눈을 돌렸다.

신 회장은 커피를 좋아해 평소 스타벅스를 자주 찾았다. 한데 매장이 너무 협소해 앉을 자리를 찾기 힘들었다. 주변을 보니 적지 않은 중국인이 같은 불만을 품고 있는 걸 발견했다. 이에 스타벅스와는 전혀 다른 전략으로 커피 전문점을 열기로 결심했다. 먼저 입지는 오피스 밀집지역이 아닌 한적한 장소로 선정했다. 대신 공간을 크게 잡아 테이블마다 간격을 넓혔다. 인테리어는 편안한 느낌을 주는 목재로 앤티크한 분위기를 최대한 살렸다. 이는 과거 중국인들이 차관에서 오랜 시간 차를 마시며 여유롭게 대화를 즐기던 문화를 서구의 커피 전문점에 접목한 것이다.

개방된 부엌에서는 커피뿐만 아니라 와플, 샌드위치, 스파게티 등 다양한 요리를 신선한 재료로 만들었다. 필자도 커피를 마시고 와플을 먹기 위해 만카페를 애용한다. 이 때문에 만카페의 매출에서 커피 비중은 30%에 불과하고 요리가 70%를 차지한다. 이렇듯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한 역발상으로 만카페는 성공했다. 매장이 늘어났지만 신 회장은 합작 형태의 직영점만 운영한다. 또한 상권 활성화를 앞세워 건물주를 설득해 매장을 5년에서 20년까지 장기 임차한다. 이런 각고의 노력에 힘입어 만카페는 딜로이트컨설팅으로부터 12억 위안(2040억 원)의 기업 가치를 평가받았다.





Up 5 웨스트엘리베이터(威斯特電梯)

내륙직할시 충칭은 최근 수년간 중국 내 31개 성·시·자치구 중 경제성장률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또한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와 함께 중국 4대 경제권 중 하나인 청위(成渝)경제권을 형성한다. 청위경제권은 면적 20.6㎢에 인구는 1억 명에 가깝다. 빠른 경제성장을 구가하며 아파트, 오피스, 쇼핑몰 등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 같은 토대 에서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무빙워커 등을 앞세워 고성장을 구가하는 한중 합작 기업이 웨스트엘리베이터다.

웨스트엘리베이터는 현대엘리베이터 주재원 출신인 권오철(60) 사장이 2006년에 설립했다. 한데 권 사장이 낙점한 공장 부지는 연해지방이 아닌 충칭 도심에서 60㎞ 떨어진 둥량(銅梁)현이었다. 서부대개발이 본격화하면서 건설 붐이 일고 있는 데다, 신생 기업으로서 연해지방보다 경쟁이 덜하기 때문이다. 또한 둥량현 최초의 외자 기업이라는 상징성 덕분에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았다. 이런 권 사장의 선택과 결단은 적중했다. 지난해 웨스트엘리베이터는 충칭시 정부가 지정한 명품 브랜드로 뽑혔다. 또한 중국 10대 에스컬레이터로도 선정됐다.

현재 직원 수는 500여 명에 달하고 엔지니어만 80명이 넘는다. 2013년 말 제2공장을 구이저우성 구이양(貴陽)에 설립하면서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의 연 생산능력을 7000대로 끌어올렸다. 이렇듯 웨스트엘리베이터가 승승장구하는 데는 지역보호주의와 마오쩌둥(毛澤東)의 농촌에서 도시를 포위하는(以農村包圍城市) 전략을 잘 활용했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은 자기 지역 내 기업이나 상인과 거래하는 성향이 아주 강하다. 또한 연해 대도시 부동산 기업은 글로벌 엘리베이터가 아닌 중소기업을 상대조차 하질 않는다. 이에 반해 웨스트엘리베이터는 충칭에서는 업계의 선발주자 격이었다.

권 사장은 둥량현 정부를 설득해 현 내에서 발주되는 빌딩의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를 독점했다. 고용과 세금을 창출해 지역경제에 공헌하는 토착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지방정부와의 관시(關係)를 타고 주변 현까지 장악한 뒤 청위경제권 내 도시 전체로 진출했다. 물론 인정(人情)에만 기댄 건 아니었다. 공정 표준화로 제품 단가를 낮췄고, 철저한 품질관리와 AS로 고객의 신뢰를 얻었다. 청위경제권과 구이저우의 고객 입장에서는 물류비용까지 싸니, 웨스트엘리베이터를 선호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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