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월호

대선자금 & 측근비리 관련자 구속영장·공소장 전문

안희정·최도술·강금원·문병욱·서정우·이재현

  • 정리: 강지남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layra@donga.com

    입력2003-12-26 11: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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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법 대선자금 및 대통령 측근비리 수사의 끝은 어디일까. 2002년 대선 당시 정치권이 대기업들로부터 받은 불법 대선자금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국민들은 엄청난 충격을 받고 있다.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현금 쇼핑백을 전달 받고, 고속도로 ‘만남의 광장’에서 트럭째로 건네 받는 등 검찰이 구속영장에 표현했듯 ‘마치 첩보영화의 한 장면을 방불케 하는 부적절한 방법’이 동원됐다.수사를 벌이는 검찰(대검 중수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비교적 높은 편이다. 비록 대통령 측근비리 수사는 특검에 넘겨질 예정이지만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들은 검찰이 공정하게 대선자금 수사를 할 것으로 믿고 있다. 검찰도 이 수사를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는 계기로 삼기라도 하듯 성역 없는 수사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다. 국민들은 이번 기회에 정경유착의 고리가 끊기기를 고대하고 있다. 정치권에 검은 돈이 발붙일 자리가 없어지기를 희망한다.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이 사건과 관련해 구속된 주요 인사의 구속영장 및 공소장 전문을 싣는다. 수사 초기에 작성된 것이므로 일부 내용은 재판과정에서 사실로 인정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과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일부 표현을 수정했음을 미리 밝혀둔다(편집자).]

    대선자금 & 측근비리 관련자 구속영장·공소장 전문


    안희정 열린우리당 충남도지부 창당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2003년 12월14일 구속)

    ●범죄사실

    피의자는 2002년 제16대 대통령 선거 당시 새천년민주당 대통령후보 비서실 정무팀장으로 일하면서 대선캠프의 재정담당으로 공식적인 새천년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와는 별도로 대선캠프의 자금관리 등 업무를 담당하고, 현재 열린우리당 충남도지부 창당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인 바, 누구든지 정치자금에 관한 법률에 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받아서는 아니됨에도,



    1. 이광재와 공모하여 2002년 11월 하순경 서울 강남구 역삼동 리츠칼튼호텔 지하 1층 한 일식당에서 이광재가 썬앤문그룹 회장인 문병욱으로부터 대선자금 명목으로 제공받은 1000만원권 자기앞수표 10장 도합 1억원을 교부받았다.

    2. 같은 달 하순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새천년민주당사 8층 정무팀 사무실에서, 한 지인으로부터 대선자금 등 명목으로 제공되는 돈 2000만원을 받은 것을 비롯하여 같은 해 12월19일까지 10여회에 걸쳐 수명의 지인들로부터 총 5억9000만원을 교부받았다.

    3. 같은 해 12월15일 충주시 앙성면 중전리에 있는 강금원의 (주)시그너스 컨트리클럽 사무실에서 강금원으로부터 장수천 부채와 관련하여 제기된 세간의 정치적 의혹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 하에 일응 동 채무해결 명목으로 제공되는 현금 1억5000만원을, 같은 달 24일 부산 사하구 신평동 (주)창신섬유 사무실에서 선봉술을 통하여 강금원으로부터 현금 3억원 등 합계 4억5000만원을 교부받았다.

    이에 피의자는 정치자금에 관한 법률이 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합계 금 11억4000만원 상당의 정치자금을 받은 것임.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참고인 선봉술은 2003년 11월12일 검찰 조사를 받고 나가 자신이 피의자로부터 건네 받은 7억9000만원 부분을 포함하여 최○○의 명의를 빌려 관리하던 계좌에 들어 있는 금원에 대하여 검찰이 그 출처를 확인하고 있다는 사실을 피의자에게 알려주었다. 피의자는 그 같은 문제를 검찰에서 조사할 경우 자신이 출마할 예정인 2004년 4월 총선에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하여, 그 무렵 선봉술을 서울 여의동 맨하탄 호텔 객실로 불러낸 다음 선봉술에게 “내가 준 7억9000만원과 최도술이 준 1억6000만원을 합한 9억5000만원에 대하여 모두 선 사장이 강금원으로부터 빌린 것으로 진술해달라”는 취지로 이야기했다.

    다음 날 강금원으로 하여금 선봉술을 서울 중구 하얏트 호텔 객실에서 만나게 하여 선봉술이 피의자로부터 받은 돈을 강금원으로부터 빌린 것처럼 검찰에서 서로 말을 맞춰 진술하기로 의논케 하면서, 피의자 요청에 따라 선봉술과 강금원은 호텔방에서 최○○의 은행 거래내역서를 참고하여 돈을 주고받은 일시, 장소, 금액, 경위 등의 구체적 내역을 서로 그럴 듯하게 맞추었다. 그후 선봉술이 위와 같은 내용의 허위 진술서를 작성하여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서, 피의자는 자신의 범행을 감추기 위하여 선봉술과 강금원을 동원, 그들에게 허위의 진술을 요구하고 허위의 진술서까지 작성케 하는 등 거짓으로 입증자료를 적극적으로 작출한 흔적이 있음.

    한편 피의자의 본 건 범죄사실은 불법정치자금인 줄 알면서도 이광재로부터 1억원을 수수한 것과 성명 불상자들로부터 6억원의 정치자금을 수수한 내용 및 강금원으로부터 일응 장수천 채무해결을 위하여 4억5000만원의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내용이다. 위 6억원의 정치자금을 수수한 부분에 대하여 피의자는 누구로부터 받은 정치자금인지 밝히고 있지 않아 그 교부자들을 확인할 필요가 있고, 나아가 4억5000만원의 부분도 실제는 강금원이 아닌 타인으로부터 받은 불법 정치자금일 가능성이 있음에도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이미 이 사건 수사과정에서 신원이 노출된 강금원이 재력이 있는 사람으로서 허위진술을 하더라도 자금원을 댈 수 있다는 판단 하에 강금원으로부터 교부 받은 것처럼 가장한 것이라 충분히 의심할 수 있다. 그 부분에 대한 추가 수사 또한 필요함.

    나아가 피의자는 2002년 제16대 대통령 선거 당시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대통령후보 비서실 정무팀장으로 일하면서 경선캠프와 대통령후보 확정 이후 대선캠프 재정담당으로, 공식조직인 새천년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와는 별도로 자금관리 등 업무를 담당한 자로서, 피의자가 자인하고 있는 바와 같이 불법정치자금으로 성명 불상자들로부터 6억원을 수수했다는 사실, 강금원으로부터 4억5000만원을 수수했다는 사실, 이광재로부터 1억원을 수수했다는 사실 및 삼성그룹으로부터 10억원을 수수했다는 사실 등 위와 같은 피의자의 역할 등에 비추어 본 건 범죄사실 외에 추가 범죄사실이 있을 것으로 보이므로 그 부분에 대한 추가 수사 역시 필요한 상황이다. 피의자를 불구속할 경우 공범들과 함께 증거를 인멸하거나 조작할 우려가 있음.

    현재 피의자를 둘러싸고 제기되고 있는 다양한 국민적 의혹을 감안할 때, 피의자에 대하여 본건 범죄사실을 포함한 각종 의혹을 신속하게 수사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으나, 불구속 수사할 경우 관련 공범들과 공모하여 본건 범죄 및 기타 범행에 대한 증거를 허위로 조작할 우려가 농후하여 구속 수사함이 상당하다고 사료됨.

    서정우 변호사(2003년 12월9일 구속)

    ●범죄사실 및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피의자는 2002년 제16대 대통령 선거 당시 이회창 대통령 후보의 개인 후원회였다가 2002년 11월경 한나라당 중앙당 대통령선거대책본부의 직능특위에 편입된 속칭 ‘부국팀’의 부회장을 맡아 선거운동을 핵심적으로 이끌었던 자로서 현재 법무법인 광장 소속의 변호사이다.

    제16대 대선 당시 엘지그룹 구조조정 본부장이었던 강유식은 2002년 11월초 한나라당 재정위원장 최돈웅 의원으로부터 공식적으로 지원된 대선자금 외에 추가 자금지원을 요청 받고, 최돈웅 의원보다는 보안이 더 잘 유지될 비공식적인 다른 경로를 통하여 대선자금을 제공하기로 마음먹었다. 이후 강유식은 엘지그룹 연수원 원장 이문호에게 “한나라당이 비공식적인 돈을 요구하는데, 당적을 갖지 않은 사람 중에서 믿을 만한 사람을 소개해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하였다.

    이문호는 부탁을 받은 후 오랫동안 친분관계를 유지해왔던 피의자를 강유식에게 소개해주기로 마음먹고, 같은 달 중순 팔래스호텔 일식집 ‘다봉’에서 피의자와 조찬을 하며 피의자로부터 엘지그룹이 지원하는 대선자금을 전달받을 의향이 있는지 확인했다.

    피의자는 그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트윈빌딩 지하에 있는 트윈팰리스 커피숍에서 강유식을 만나 엘지그룹에서 비공식적으로 지원하는 한나라당 대선자금 현금 150억원을 전달받기로 했다. 자금을 현금으로 차량에 실어 경부고속도로 ‘만남의 광장’에서 차량 째 넘겨주면 돈을 목적지로 옮긴 후 나중에 차량을 반환하는 것으로 전달 방법을 약속했다.

    2002년 11월22일 오후 피의자는 강유식의 지시를 받은 엘지그룹 재무담당팀장 이○○로부터 “오후 8시 만남의 광장 편의점에서 만나 돈을 실은 차량을 그대로 넘기겠다”는 취지의 연락을 받았다. 피의자는 오후 8시40분경 서울 서초구 원지동에 있는 경부고속도로 ‘만남의 광장’ 휴게소 내 편의점에서 이○○을 만나 현금 2억6000만원이 들어있는 상자 62개, 현금 1억2000만원이 들어있는 상자 1개 등 총 63개 상자 현금 150억원을 실은 채 그곳에서 주차되어 있던 2.5톤 복사트럭 탑차의 차량 열쇠와 화물칸 열쇠가 달려있는 열쇠고리를 넘겨받은 후 위 차량을 운전해 갔다. 피의자는 정치자금에 관한 법률에 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정치자금 150억원을 받은 것임.

    문병욱 썬앤문그룹 회장(2003년 12월4일 구속)

    ●범죄 사실 및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피의자는 1993년 3월부터 서울 서대문구 성산동에서 개인사업체인 대중음식점 ‘○○○○’을 경영하면서 2000년 1월1일부터 2001년 12월31일까지 손님들로부터 받은 음식대금에 30%의 직원 봉사료가 포함된 것인 양 매출집계표 등 회계문건을 작성하고 이에 해당하는 금액을 매출금액 입금 통장과 구분하여 차명 통장에 별도 입금하여 관리했다. 이러한 방법으로 2년 동안 봉사료 명목으로 회계 처리한 18억5000만원 상당의 매출을 누락해 49억6900만원을 매출액으로 신고했다.

    피의자는 1987년경부터 서울 도봉구 미아동에서 개인사업체 ‘빅토리아 호텔’을 경영하면서 1995년 5월부터 2001년 12월까지 호텔 내 증기탕을 임대보증금 1억원, 월세 1500만원에 임대하였음에도 월 임대료가 200만원인 양 회계관련 문건을 작성하여 총 4억2236만원의 임대수익을 누락하여 신고했다. 또 피의자는 1999년부터 2001년까지 부가가치세와 종합소득세를 합해 총 11억4116만원의 조세를 부정한 방법으로 포탈하였다.

    피의자는 1998년 12월 대상(주)가 소유하고 있던 경기도 이천 미란다호텔을 (주)썬앤문에서 대상(주)의 퇴직금지무채무 등 채무 32억원 상당을 포함해 280억원 상당에 매입하기로 양도·양수수의계약서를 작성했다. 1999년 3월 대상(주)과의 매매가격 재조성 합의에 의하여 퇴직금채무 13억원을 매매대금에서 감액 받았음에도 위와 같은 사실을 숨기고 허위로 회계관련 문건을 작성했다. 또 대표이사 차입금 반제 방식으로 위 13억원을 임의로 인출, 피의자 개인의 사업확장 비용으로 사용하는 등 이를 횡령했다.

    피의자는 2001년 6월 (주)호텔 뉴월드 소유의 서울 강남구 삼성동 ‘뉴월드 호텔’ 건물과 그 부지에 대한 경매에 참가하여 391억5000만원에 경락 받아 이를 사들였다. 피의자는 이 경락가액에 부가가치세가 포함되어 있지 않음을 잘 알고 있음에도, 2003년 1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 엘지타워빌딩 지하 커피숍에서 (주)썬앤문 이사 이○○ 등을 통하여 세금계산서에 도장을 날인해주는 대가로 2억원을 (주)호텔뉴월드 대표이사 김○○에게 지급했다. 또 같은 장소에서 위 경락가액 중 건물분 171억8100만원에 부가가치세 15억6199만원 상당이 포함된 것인 양 미리 작성한 허위 세금계산서에 (주)호텔뉴월드 대표이사의 도장을 받았다. 이를 근거로 같은 달 하순 삼성세무서에 2002년도 2기 부가세확정 환급신청서를 제출하고 2003년 3월 위 경락건물에 대한 부가가치세 14억1515만원을 환급 받았다. 이는 사기 및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조세를 환급 받은 것이다.

    피의자는 서울지방국세청이 썬앤문그룹과 자신에 대해 2002년 3월부터 6월까지 실시한 특별세무조사를 무마하고 조세부과를 적게 받기 위해 당시 조사를 담당한 조사국4과 제3과장 홍성근에게 5000만원을 공여한 사실이 적발되는 등 위 특별조사와 관련하여 광범위하게 감세로비를 한 의혹이 있어 추가 조세포탈 혐의와 함께 그에 대해 현재 수사중이다.

    또 제16대 대통령선거 등과 관련하여 여야 정치권에 금품을 제공한 의혹이 있고 일부 사실로 확인되고 있어 이에 대하여 수사 중이므로 엄벌을 예상하고 도주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수사 중인 조세포탈 및 금품 제공의 경우 그 자금 흐름에 관여한 자들과 관련자들이 대부분 피의자의 회사직원이거나 지인들이어서 그들을 상대로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농후함.

    강금원 (주)창신섬유 회장(2003년 12월2일)

    ●범죄 사실 및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피의자는 2000년 2월 1999 회계연도에 대하여 가결산 한 결과 당기순이익이 약 55억원에 이르자 1999년 운임비로 34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소급하여 허위 회계전표를 작성하는 등 같은 해 12월31일까지 총 36억8962만원의 가공비용을 계상해 그만큼 소득금액을 감소시켰다. 이후 2000년 3월31일 부산 사하구 사하세무서에 탈루시킨 소득금액 만큼 법인세 과세표준과 세액을 과소 신고하는 등 사기 및 기타 부정한 행위로 1999사업년도 법인세 1억330만원을 포탈했다.

    피의자는 2003년 2월 (주)창신섬유 관리부 사무실에서 관리이사 강○○가 2002년 1월3일 탈수리다리 샤우드 4세트 시가 150만원 상당을 구입한 것으로 허위 회계전표를 작성하는 등 같은 해 12월31일까지 총 13억571만원의 가공비용을 계상하고 그만큼 법인 소득금액을 감소시켰다. 이후 사하세무서에 2002 사업년도 결산신고를 함에 있어 탈루시킨 소득금액만큼 법인세의 과세표준과 세액을 과소 신고하는 등 사기 및 기타 부정한 행위로 2002 사업년도 법인세 3524만원을 포탈하였다.

    피의자는 1998년부터 정·관계 인사들과 폭넓은 친분관계를 유지해 오면서 그들에 대한 정치후원금 등 개인적으로 사용할 돈이 필요할 때마다 개인 돈과 (주)창신섬유의 자금을 구분하지 않고 회사에서 금원을 인출하여 사용하였다. 피의자는 인출해 사용한 돈을 형식적으로 주주임원단 단기대여금으로 회계처리를 해오던 중 피의자에 대한 거액의 주주임원단기대여금이 매년말 결산시까지 반제되지 아니할 경우 (주)창신섬유의 신인도가 하락하고 금융권과 문제가 야기될 소지가 있음을 우려하였다. 이에 2000년 초 (주)창신섬유 사무실에서 강○○가 1999년 6월10일 피의자에 대한 주주임원단기대여금 4450만원이 반제한 것처럼 회계전표를 허위 작성하는 등 2002년 12월30일까지 74회에 걸쳐 총 36억8838만원이 반제된 것처럼 회계처리하였다. 이로써 (주)창신섬유의 피의자에 대한 대여금 회수를 어렵게 함으로써 동액 상당의 재산상 이득을 취하였다.

    대선자금 & 측근비리 관련자 구속영장·공소장 전문

    불법 대선자금 수사가 진행중인 대검 중수부. 앞으로 몇 명의 정치인이 더 구속될 것인가.

    2002년 2월 초순경 (주)창신섬유 사무실에서 2002 회계연도 결산업무를 처리하면서 강○○가 2002년 1월18일 피의자에 대한 주주임원단기대여금 5600만원을 반제한 것처럼 회계전표를 소급하여 허위작성하는 등 12월31일까지 총 24회에 걸쳐 피의자에 대한 주주임원단기대여금 합계 13억4500만원이 반제된 것처럼 회계처리하였다.

    피의자는 (주)창신섬유의 자산규모가 70억원을 초과하여 2000 회계연도부터 외부의 회계감사를 받게 되자 가공비용을 계상하여 법인세를 포탈하기 위해 허위의 재무제표를 작성, 공시키로 마음먹었다.

    2003년 2월 (주)창신섬유 사무실에서 강윤기 등 회계실무자들은 (주)창신섬유 2002 회계연도 제13기 재무제표를 작성함에 있어 일반관리금 2억1358만원, 제조경비 10억9213만원의 가공비용을 계상함으로써 사실은 자산 191억원, 부채 55억원, 자기자본 13억, 당기순이익 26억원임에도 자산은 152억원, 부채 66억원, 자기자본 86억, 당기순이익 13억원인 것처럼 대차대조표 및 손익계산서 등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하였다. 이후 같은 해 3월 외부 감사 및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4월10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이를 공고함으로써 금융감독위원회가 정한 회계처리기준에 위반하여 허위의 재무제표를 작성, 공시했다.

    이재현 前 한나라당 재정국장(2003년 10월27일 구속)

    ●범죄 사실

    피의자는 1998년부터 2003년 2월까지 한나라당 재정국장으로 재직하면서 당의 재정에 관한 실무 전반을 담당하다가 2002년 9월12일 한나라당 제16대 대선 중앙선거대책위원회가 만들어지면서 중앙선대본부장인 김영일 한나라당 사무총장 산하에 만들어진 재정단에 편입되어 기존의 당 재정에 관한 실무 이외에도 대선자금의 수입과 지출업무를 총괄하던 자이다.

    2002년 10월 말에서 같은 해 11월 초순까지 대선자금 조달을 위하여 기업 등으로부터 후원금을 모금하는 과정에서 한나라당 재정위원장인 국회의원 최돈웅은 서울 중구 소공동 소재 롯데호텔 지하에 있는 ‘바비런던’에서 SK그룹 구조조정본부장 김창근에게 “다른 기업들도 거액의 대선자금을 한나라당에 지원해주었는데 SK그룹도 대선자금으로 현금 100억원을 지원해달라”고 부탁을 하여 100억원 지원을 약속 받았다. 최돈웅은 이 사실을 피의자에게 알려주자, 피의자는 “이를 받아 사용하자”고 말하고 최돈웅이 SK그룹 관계자들과 접촉하여 돈을 받으면 그 즉시 건네 받아 한나라당 당사로 옮긴 후 필요시마다 대선자금으로 사용하기로 공모하였다.

    같은 달 12일 오후 최돈웅이 피의자에게 전화로 “SK그룹으로부터 대선자금을 받는 즉시 당사로 가져갈 수 있도록 미리 차량을 자신의 주거지인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강대우아파트 부근에 대기시켜 놓으라”고 말하고, 피의자는 오후 7시에서 8시 사이에 최돈웅이 알려준 한강대우아파트 부근에 차량을 정차시켜 놓고 최돈웅으로부터 연락이 오기를 기다렸다.

    최돈웅이 한강대우아파트 106동 지하주차장에서 김창근으로부터 현금 1억원이 들어가는 대형 쇼핑백 20개(각 분홍색 보자기에 싸임) 합계 현금 20억원을 받아 자신의 엔터프라이즈 승용차에 잠시 실어둔 다음 김창근이 지하주차장을 떠나자마자 바로 피의자에게 전화를 하고, 피의자는 한강대우아파트 입구에 주차한 차량을 운전하여 최돈웅의 안내에 따라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가 엔터프라이즈에 잠시 실어 둔 대형쇼핑백 20개를 피의자가 운전하여 간 차량의 뒷 트렁크에 옮겨싣고 서울 여의도구 여의도동 한나라당 재정국에 있는 재정위원장실로 옮겼다.

    이후 김영일에게 그 사실을 보고하고, 김영일과 함께 20억원이 불법 정치자금인 점을 알면서도 불상자들에게 제공하여 대선자금 및 불상의 용도에 사용한 것을 비롯하여 같은 달 26일까지 5회에 걸쳐 같은 방법으로 도합 현금 100억원을 SK그룹으로부터 영수증 처리를 하지 아니한 채 각 기업별 기부한도를 초과하여 기부 받아 대선자금 등에 사용함으로써 정치자금에 관한 법률이 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받은 것이다.

    피의자는 한나라당 회계책임자 김영일과 공모하여, 2003년 2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2002년 12월31일 현재의 재산상황, 정치자금의 수입금액과 지출에 관한 내역 및 결산내역을 신고함에 있어 SK로부터 받은 100억원을 수입금액에서 누락시키고, 위 100억원을 대선비용 및 불상의 비용으로 사용하고서도 지출내역에서 누락시킴으로써 허위 보고를 한 것이다.

    ●구속을 필요로 하는 이유

    피의자는 본건 범행에 주도적으로 관여하였으면 단순 하수인이 아님.

    ▶피의자는 당시 대통령 후보였던 이회창 후보 및 재정위원장이었던 최돈웅 의원의 고등학교 후배로서 최돈웅 의원이 SK로부터 불법 대선자금을 받아 당으로 가져오는 임무를 수행하면서 피의자에게 믿고 그 일을 맡길만큼 긴밀한 관계이며,

    ▶5년간 재정국장직을 수행하면서 두 차례의 지방선거와 한 차례의 국회의원 선거를 경험한 베테랑으로서 대선 때에도 재정국장을 맡아 이번 SK자금수수와 관련하여 최돈웅 의원과 상의하는 등 비공식적인 대선자금을 수수하는데 적극 관여한 실무핵심자일 뿐 아니라,

    ▶실제로 최돈웅의 정치자금 수수를 유도한 후 수수과정 및 배분과정에서 미리 최돈웅 의원 집 근처에 대기하고 있다가 최돈웅 의원이 돈을 받자마자 곧바로 자신이 가져간 차량으로 돈을 가져오는 등 본건에 아주 깊숙이 관련되어 있고, 돈의 사용과 관련해서는 공식적인 자금과 구분하여 사용하고 그 자료를 보관하였다가 폐기하는 등 수수 및 사용에서도 적극 관여한 자로서 비록 의원이 아닐지라도 자금 실무책임자로서 본 사건 비리의 핵심임.

    최도술 前 대통령비서실 총무비서관(2003년 10월16일 구속)

    ●공소사실

    피고인은 국회의원 보좌관, 해양수산부장관 특별보좌역, 제16대 대통령선거 새천년민주당 부산시지부 선거대책본부 회계책임자, 대통령비서실 총무비서관으로 각 근무한 자이다.

    피고인은 고교선배인 이영로와 공모하여 2002년 12월19일 제16대 대통령선거일을 전후하여 부산 대선캠프 운영 과정에서 부담하게 된 채무 해결 및 피고인의 2004년 국회의원 선거출마 등에 관해 논의하였다. 피고인은 이영로의 가까운 고향후배인 SK그룹 손길승 회장이 새천년민주당이 대기업 집단에 대해 비우호적인 탓에 각종 현안이 산적해 있는 SK그룹의 최고경영자 입장에서 신정부의 정책추진방향에 관하여 상당히 우려하고 있음을 알고, 대통령당선자의 측근 실세로서 향후 SK그룹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음을 내세웠다. 피고인은 손길승으로부터 ‘선거빚 해결’을 빌미로 자금을 지원 받아 차제에 피고인의 장래 총선출마 준비 등 개인적 용도에 사용할 자금까지 마련해두기로 마음먹었다.

    이영로는 2002년 12월 19일 저녁 무렵 부산 금정구 장전2동 대성관횟집에서 손길승 등 동향인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면서 새천년민주당 정책에 관해 걱정을 토로하는 손길승에게 자신이 피고인을 비롯한 새천년민주당 대통령후보 측 인사들과 매우 가까운 관계일 뿐 아니라 부산 대선캠프에서 큰 역할을 하였음을 은근히 과시했다. 이영로는 “이번 선거운동 과정에서 부산 캠프가 많은 빚을 지게 됐다”며 “10억원 정도를 도와주면 나중에 SK그룹에 문제가 생길 때 고위층에 잘 이야기하여 선처를 받도록 해주겠다”는 취지로 자금지원을 제의하여 즉석에서 손길승으로부터 이를 승낙 받았다.

    다음 날 이영로는 손길승에게 전화를 걸어 “부탁한 돈은 무기명 양도성 예금증서(CD)로 마련해달라. 돈을 받으러 서울에 올라갈 때 부산 대선캠프에서 살림살이를 하던 최도술과 함께 가겠다. 최도술을 알아두면 앞으로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같은 달 25일 오후 3시 이영로는 손길승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자신은 개인사정으로 서울에 올라가기 곤란하여 피고인만 올라가니 약속한 돈을 피고인에게 주라고 했다.

    같은 날 오후 6시30분 서울 중구 소공동 프라자호텔 일식당에 혼자 나간 피고인은 손길승으로부터 액면금 1억원짜리 CD 11장 합계 11억원 상당을 교부 받았다. 이는 공무원 직무에 속하는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금품을 수수함과 동시에 정치자금에 관한 법률에 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받은 것이다.

    이영로는 위와 같이 손길승으로부터 교부받은 범죄수익 중 1억원 짜리 CD 10장 합계 10억원 상당을 평소 사업상 이용하여 온 자신의 처(妻) 명의의 농협 및 부산은행 지점에 입금시켜 현금화한 다음, 2002년 12월26일부터 2003년 2월3일까지 수회에 걸쳐 3억원은 현금으로, 6억원은 자기앞수표 및 CD로 인출하여 합계 9억원 상당을 피고인에게 건네줬다.

    피고인은 9억원 상당을 취득한 사실을 가장하기 위해 2003년 1월 하순 평소 잘 알고 지내던 김○○에게 동인 명의로 차명계좌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여 국민은행 동래지점에 개설한 김○○ 명의의 차명계좌의 통장과 도장을 건네 받은 다음 같은 달 28일 피고인의 처로 하여금 범죄수익에서 유래한 재산 중 현금 5000만원을 입금하게 하는 등 5000만원씩 여러 차례에 나누어 수 개의 차명계좌에 입금하여 범죄수익 등의 취득에 관한 사실을 가장(假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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