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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계획도시를 가다 ⑧|캐나다 스트랫퍼드

‘낭만’을 설계한 지방도시의 새 모델

  • 글: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낭만’을 설계한 지방도시의 새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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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을 설계한 지방도시의 새 모델

축제기간 중의 불꽃놀이.

스트랫퍼드의 친환경적, 친문화적 도시계획은 마리아 애덤스씨처럼 낭만을 꿈꾸는 사람들을 불러들였다. 캐나다의 예술가들은 지적 수준이 높고, 예술적 영감으로 늘 가득 차 있고, 숲과 강으로 둘러싸여 있다는 이유에서 스트랫퍼드로 아예 이사를 한다. 이러한 이주자들이 늘어나는 현상은 도시의 격을 높이는 일이 되고 있다.

경제발전은 저절로 따라와

성공적 도시계획은 공장도 불러들이고 있다. 중국이나 동남아시아로 진출하는 다국적 기업들은 주로 ‘싼 임금’과 ‘산업기반시설’을 중요한 입지요건으로 꼽는다. 그러나 미국이나 캐나다로 진출하는 다국적 기업들에겐 ‘주거환경’과 ‘자녀교육환경’이 입지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고임금 체제’로 전환되는 한국 도시들이 주목할 만한 일이다. 최상의 주거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점, 질 높은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점, 수준 높은 초중등 교육시스템과 1시간 거리에 유수의 캐나다 명문대들이 있다는 점, 의료체계를 잘 갖춰놓았다는 점에서 스트랫퍼드는 경쟁력이 있다는 것.

스트랫퍼드 외곽에 별도로 마련된 산업단지엔 자동차 부품, 가구 등 다양한 업종의 세계적 브랜드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스트랫퍼드시의 외자유치 담당자는 “최근에도 일본을 방문해 산업자본 유치활동을 벌인 결과, 한 일본 기업이 스트랫퍼드의 도시계획에 만족해 입주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관광업, 제조업이 활성화되면서 스트랫퍼드 주민들은 풍부한 일자리를 갖게 되었고 자치단체에 내는 지방세인 재산세부담을 다른 도시에 비해 낮아졌다”고 덧붙였다.

스트랫퍼드시는 도시가 거의 사라질 뻔했던 경제적 위기를 독특한 도시계획으로 극복한 사례다. 이 도시는 16세기 극작가인 셰익스피어의 연극을 ‘비즈니스 아이템’으로 정해 양적·질적으로 최고의 연극도시로 가꾸는 데 전력투구했다. ‘연극’ ‘축제’ ‘자연친화’라는 기본 컨셉트에 맞는 통일된 도시계획을 세워 수십년간 일관되게 추진해왔다. 인문학적 측면에서, 도시공학적 측면에서 도시의 품격과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렸다. 그것이 ‘연극의 도시’ ‘휴양도시’ ‘고급 주거지’라는 인지도를 높여 관광·제조업 발달을 가져왔고, 재정 자립을 이루게 했다. 이러한 성과들은 문학과 자연을 사랑하는 지역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하고 사회운동을 벌여 이룬 것이다.



스트랫퍼드 도시계획의 큰 주제는 ‘삶의 질’과 ‘낭만’이다. 이 도시는 개발도상에 있는 많은 도시들에게 힌트를 준다. 1등의 최고급 도시가 되겠다는 목표는 2등, 3등 도시가 되겠다는 목표보다 오히려 실현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유럽의 낭만주의자 노발리스는 세계가 지향해야 할 궁극적 목표로 도시의 낭만화를 들었다. “세계는 낭만화되어야 한다. 낮은 자아가 고급의 자아로, 저속한 것이 숭고한 의미로, 잘 아는 것이 미지의 품위로 낭만화되어야 한다.”



신동아 2004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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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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