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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마’ 유영철, 충격의 엽기행각 추적기

오, 신이여, 이 자가 진정 인간입니까? “토막낸 사체 믹서에 갈고, 간과 뇌수 먹었다”

  • 글: 강지남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layra@donga.com

‘살인마’ 유영철, 충격의 엽기행각 추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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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마’ 유영철, 충격의 엽기행각 추적기

유영철이 범행에 사용한 5㎏짜리 망치. 손수 손잡이를 개조해 가방에 넣고 다녔다.

“유영철은 집에 불러들인 윤락여성들을 곧장 살해하지 않았습니다. 한 시간 정도 사적인 대화를 나눴어요. 고향이 어디냐, 남자친구는 있냐 등등. 고향 부모에게 안부 전화를 걸게 하기도 했습니다. 또 여성들을 협박해 ‘오빠, 나 이제 고향 내려갈 거야. 같이 일하지 못해서 미안해’라던가 ‘언니, 나 지금 이상한 남자한테 납치됐어’ 같은 말들을 녹음해놨어요. 그리고 여성의 사체를 처리한 뒤 주변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어 녹음한 음성을 들려줬습니다. 살해 시점을 속이고, 납치로 가장하기도 한 거지요.”

유영철이 DNA 검사에 걸릴 것을 염려해 윤락여성들과 성관계를 갖지 않았다는 당초 경찰 발표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유영철은 검찰조사에서 “처음에는 아무나 불러다 때려죽였지만, 나중에는 예쁜 여자만 골라 성관계를 가진 뒤 죽였다”고 진술했다. 4시간씩이나 다정하게 대화를 나누고 성관계까지 갖고 나서 살해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장마사지’를 빙자해 윤락을 알선하는 보도방은 이런 식으로 운영된다. 보도방 업주는 사무실에 대여섯 대의 일명 ‘대포폰’과 장부를 갖춰놓는다. 윤락여성들이 사무실에 상주하진 않는다. 업주는 전화를 건 ‘고객’의 연락처를 장부에 기록하고, 윤락여성에게 전화를 걸어 고객의 연락처를 알려준다. 윤락여성은 고객을 만나면 “오빠, 나 도착했어”라며 업주에게 신고전화를 걸고, 일을 마친 뒤 보통 15만원인 화대를 받으면 “오빠, 입금됐어”라며 확인전화를 건다. 이런 형편이니 업주들은 고객이 어떤 사람인지, 어디서 만나는지 알 수 없는 형편이다. 맨 마지막에 희생된 임모(27)씨에 대해서도 알리바이를 만들어뒀다.

“유영철은 윤락여성들에게 항상 5만원을 더 얹어줬어요. 임씨는 즐거워하며 5만원을 따로 챙겨넣고는 업주에게 ‘입금됐다’고 확인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때 유영철은 업주가 ‘화곡동에 손님이 기다리니 그쪽으로 곧장 가라’고 말하는 것을 들은 거죠.”

유영철은 임씨의 사체를 처리한 후 임씨가 타고 온 승용차를 화곡동으로 몰았다. 화곡동에서 유영철은 임씨의 휴대전화로 그의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1초, 2초, 3초…. 10초 후 유영철은 전화를 끊었다. 이로써 임씨는 ‘화곡동에서 새벽 4시경 실종’된 셈이 됐다.



유영철은 범행 현장을 다시 찾는 범죄자의 일반적인 행태도 보이지 않았다. 지난해 9월24일부터 11월18일까지 두 달 동안 대낮에 신사동, 구기동, 삼성동, 혜화동의 단독주택에 침입해 집안에 있는 사람들을 모조리 살해했지만, 현장에 다시 가본 적은 없다. 대신 TV와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범행과 관련된 보도를 꼼꼼히 챙겨봤다.

머리 쓰다듬으며 “잘 가라”

그러나 범행도구를 빠짐없이 챙겨 나오고, 지문을 남기지 않고, 또 눈앞에 놓인 현금뭉치에도 손대지 않아 경찰 수사를 혼란에 빠뜨린 유영철도 동일한 족흔(足痕)을 남기는 실수를 저질렀다. 260mm의 버펄로 신발. 경찰이 동일범의 소행일 가능성을 점치는 내용이 보도되자 그는 버펄로 신발을 밑창까지 잘게 잘라 이 동네 저 동네에 버리고 다녔다.

유영철은 범행도구로 팔각형의 5kg짜리 망치를 사용했다. 이 망치는 공사현장에서 벽이나 바닥을 깨부수는 데 사용되는 도구. 유영철은 휴대하기 쉽게 1m 길이의 나무 손잡이를 떼어내고 짧은 고무 손잡이를 달았다. 망치의 파괴력을 높이기 위해 이음새 부분을 석회로 바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유영철은 이 망치로 피해자들을 단번에 살해했다. 단독주택에 침입해서는 마주치는 사람의 얼굴과 목을 마구 내리쳤고, 윤락여성의 경우 머리를 쓰다듬으며 “잘 가라”고 속삭이고는 뒤통수를 때렸다. 경찰이 서울 서남부지역 미제 살인사건들의 피해자 사진을 보여주며 “얘도 네가 죽였냐?”고 묻자 그는 “아니오. 수법이 다르잖아요. 나는 한 방에 죽여요”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서남부 지역의 피해자들은 가슴과 등, 배, 다리 등을 여러 차례 찔려 숨졌다.

유영철은 범행대상을 자신이 원하는 조건에 맞춰 골라냈다. 그는 ‘아담한 키에 마른 체구의 미인’을 선호했는데, 일부 언론이 보도한 것처럼 ‘이혼한 아내를 닮았기 때문’은 아니었다. “뚱뚱한 여자는 무거우니까 살해한 뒤 사체를 옮기기 어려워서, 키가 큰 여자는 목을 잘라내도 좁은 욕실에 똑바로 누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경찰에서 “FBI에서 유출된 사체 부검 동영상을 인터넷에서 보고 사체 절단 방법을 익혔다”고도 진술했다.

7월18일, 범행동기를 집중적으로 캐묻는 기자들 앞에서 유영철은 “여성들은 몸을 함부로 굴리는 일이 없고 부유층은 각성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치 부유층과 윤락여성에 대한 ‘훈계’의 의미로 살인을 저질렀다는 인상을 풍긴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처럼 ‘정당성을 지닌’ 살인범은 아니다. 검찰에서 유영철은 “출소 후 이혼한 아내와 아들을 죽이기로 마음먹고 아내의 집을 찾아간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아들의 똘망똘망한 눈빛을 보고는 마음을 돌려 아내만 죽이자고 생각했다. 그러나 유영철은 안방에서 마른 김 한 장을 안주 삼아 맥주를 마시는 아내에게 연민을 느껴 살해를 포기했다. 그날 유영철은 아내를 대신할 ‘대타’를 구해 살해했다. 이날 희생된 여성은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칼집을 내 짓뭉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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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지남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lay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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