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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사 뺏기’ 중국의 노림수는 무엇인가

한반도 유사시 중국의 북한 연고권 주장 명분 쌓기?

  • 글: 윤휘탁 고구려연구재단 연구위원 yhwytak@hanmail.net

‘고구려사 뺏기’ 중국의 노림수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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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과정에서 건국 초기에 제기된 ‘통일적 다민족국가론(統一的 多民族國家論)’이 보편적 역사인식으로 굳어지고 있다. 이는 “중국은 한족과 이민족이 생존·경쟁하면서 분열되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통일국가를 형성해왔다”는 논리다. 이에 따라 “현재의 중국국경 내에 있는 민족은 모두 중국민족이고 그들의 활동 내용은 모두 중국역사에 속한다”는 논리가 전개된다.

이 논리를 중국 동북지구에 적용시킬 경우 고구려나 발해 민족은 모두 중국민족인 셈이고 이들의 역사도 중국사에 속하게 된다. 이때 중국민족은 ‘복합민족’으로 중국에서는 이를 ‘중화민족’으로 지칭한다. 동북공정은 이러한 중국판 ‘역사 바로 세우기’ 움직임에서 파생된 것이다.

‘통일적 다민족국가론’은 중국내 민족적·지역적 모순을 해소하려는 방법으로 제시됐다. 다시 말해 중국민족으로의 ‘융화’를 강조함으로써 최근 일부 소수민족의 분리독립운동으로 야기된 국정불안을 극복하고 ‘국민통합’과 ‘영토통합’을 굳건히 하려는 의도다.

그러나 엄연히 다른 여러 민족을 단일민족화해서 국가통합을 추구하는 것은 일종의 고육책이다. 우선 ‘현재 중국 영토에 속한다는 이유만으로 모두 같은 민족이다’라는 설정 자체가 다분히 작위적이다. 미국 등 서구가 자국민의 인종적 다양성을 인정하면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국가 통합의 수단으로 삼는 것과 비교하면 중국의 전략은 전근대적일 뿐 아니라 뚜렷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 현재의 중국은 ‘특정민족(한족)에 절대적 기반을 둔 일당 독재체제’이기 때문이다.

중국정부는 분리독립운동을 벌이고 있는 신장 위구르족과 티베트족을 비롯한 서부지구 거주민에 대해서는 이미 ‘서부대개발(西部大開發)’ 정책을 펴고 있고, 조선족이 집단거주하고 있는 동북지구에 대해서는 ‘동북공정’의 깃발을 치켜들었다.



전자가 상대적으로 낙후되고 소외된 서부지구를 개발해 해당지구 주민의 경제적 박탈감을 해소하려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면, 후자는 중국의 동북지구와 한반도의 역사적 상관성을 부정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전자는 경제논리, 후자는 정치논리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결국 ‘중화민족관’이나 ‘동북공정’은 현재의 정치적 필요에 따라 역사를 마음대로 재단하는 ‘이고위금(以古爲今)’의 전형적인 사례이자 비민주적 독재권력의 쇼비니즘적 선전선동 이데올로기에 불과하다.

60년대까지 고구려사를 한국사로 인정

중국은 1950~60년대까지만 해도 고구려사를 한국사로 인정하고 그 사실을 세계사 교과서에 기술했다. 중국이 입장을 바꾼 이유는 무엇일까. 동북공정을 추진하는 브레인 역할을 하고 있는 중국사회과학원 산하 중국변강사지연구중심(中國邊疆史地硏究中心) 홈페이지(www.chinaborderland.com)는 중국이 현실 정치적 이유에서 동북공정에 나섰음을 분명히 말해준다.

“개혁·개방 이래 동북 변강(滿洲)에서 러시아·북한·한국·몽골·일본·미국과 중국 사이의 쌍방 관계나 다변 관계에 큰 변화가 초래되었다. 동북아의 정치적·경제적 위상이 나날이 높아지면서 동북아가 세계의 주목을 받는 가운데 동북 변강 역시 동북아의 중심적인 위치에 놓이면서 중요한 전략적 지위를 확보하게 되었다. 일부 국가(사실상 남·북한을 지칭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음)의 연구 기구와 학자들이 특별한 의도를 가지고 역사 연구 과정에서 사실을 왜곡하고, 몇몇 정객(政客)이 정치적 목적으로 여러 가지 그릇된 논리를 공개적으로 펼치면서 혼란을 초래함으로써, 동북 변강의 역사와 현상의 관계에 관한 연구는 도전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 홈페이지는 ‘동북공정’의 중요한 임무가 “기존의 연구 성과를 총결하고 역량을 집중시켜 역사상의 의문점이나 문제점, 현실 속의 논쟁이나 이론상의 어려운 점 등을 적극적으로 대비·극복하는 데 있다”고 밝히고 있다.

‘동북공정’은 남북통일 등 한반도 형세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이 점은 중국변강사지연구중심 당대중국변강계열연구과제조(當代中國邊疆系列硏究課題組)가 1998년 9월에 작성한 ‘한반도 형세의 변화가 동북지구의 안정에 미칠 충격’이라는 내부자료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중국 당국은 한반도 형세 변화시 대응책 마련 차원에서 1997년 하반기부터 중국 공안국변방부(公安局邊防部) 등의 지지하에 지린(吉林)성 내 북한 접경지역에 대한 조사 연구에 착수했음은 물론 청나라 때 중국-조선관계 자료를 수집·정리했다. 관련기관의 실무자들은 1998년 중국의 중앙기관에 보고서를 연달아 제출했고 결국 중국 중앙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때 중점 업무로 제기된 것은 한반도 형세변화의 추이 조사연구, 중국과 남북한 사이의 역사상 논쟁점(기자조선, 위만조선, 고구려, 발해, 중국-조선 국경 형성, 19세기 중반 이후 조선인의 만주 이민, 조선족의 형성 등) 연구, 동북지구의 아편·종교·민족관계 문제 등의 논쟁점에 대한 조사 연구, 대규모 북한 탈출자의 출현 가능성과 그 대책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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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윤휘탁 고구려연구재단 연구위원 yhwyta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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