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9월호

효자동 이발사 외

  • 글: 김종래 파파DVD 대표 jongrae@papadvd.com

    입력2004-08-26 15: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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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자동 이발사 외
    ‘효자동 이발사’는 이승만 정권 말기부터 박정희 정권을 거쳐 전두환 쿠데타까지 20여년을 청와대 옆동네인 종로구 효자동에 사는 순박한 이발사 성한모의 눈을 통해 보여준 한 편의 우화다.

    또한 이 영화는 한국 현대사의 굴곡을 거쳐 생존해야만 했던 모든 아버지에 대한 오마주다.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전기고문을 당해 하반신이 마비된 아들의 병을 고치려 전국을 헤매는 아버지의 지극한 사랑 앞에 30, 40대는 애틋한 감정에 빠져들게 된다.

    DVD의 구성도 꽤 흥미롭다. 음성 선택에 ‘돌비표 바리깡’ ‘바리깡 종합세트’ 같은 추억 어린 이발소 용어로 개성 넘치게 꾸며놓았다. 1.85대1의 영상은 주인공의 눈으로 세상을 보듯 포근하고 따스한 색감이 가득하다. dts와 돌비디지털로 수록된 사운드도 효자동 주민들의 왁자지껄한 소리에서 입체음향과 저음이 인상 깊은 시위 광경, 탱크가 등장하는 쿠데타 장면에 이르기까지 풍부하게 담아낸다.

    스페셜피처(부록)는 네티즌의 의견을 수렴해 구성이 탄탄하다. 임찬상 감독과 프로듀서가 참가한 두 종류의 음성해설, 이발소에 관련된 퀴즈를 모두 맞혀야만 볼 수 있는 효자동 이발관 세트영상이 흥미롭다. 네티즌의 20자평 모음, 동아일보 신문 스크랩을 일일이 촬영해 보여주는 3·15부정선거, 4·19혁명, 5·16과 10·26 군사쿠데타 등 한국 현대사의 굵직굵직한 사건 모음도 눈길을 끈다. 송강호 인터뷰와 컴퓨터그래픽(CG) 작업, 시사회 광경도 재미를 더한다. 하지만 이 DVD의 가장 큰 매력은 암울했던 시대를 견뎌낸 우리네 아버지의 순박한 사랑과 마음일 것이다. 에이나인미디어 제작. 2만7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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