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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이순신은 어떻게 싸워 이겼는가 ‘임진왜란 해전사’

  • 글: 김탁환/소설가·한남대 교수 tagtag@mail.hannam.ac.kr

이순신은 어떻게 싸워 이겼는가 ‘임진왜란 해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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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천량 패전에 대해서도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새로 통제사로 부임한 원균이 조정의 명에 따라 군선을 둘로 나누어 번갈아 부산 쪽으로 나아갔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저자는 도원수 권율이 통제사 원균을 불러 직접 곤장까지 치고 출정을 종용한 끝에 원균이 조선 수군 함대 전체를 이끌고 부산으로 진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칠천량 해전의 구체적인 전황과 조선 수군의 패착 요인을 자세히 짚은 것은 물론이고 원균의 부족한 리더십이 패전의 중요한 이유였음을 명확하게 밝힌다.

명량해전에 대해서는 두 가지 논쟁적인 주장을 편다. 먼저 해협에 철쇄를 가설했다는 일부 학자들의 주장을 허구라고 단정짓는다. 기록에선 일본 군선 31척 격침사실만 확인될 뿐 철쇄를 통한 전과는 아군이나 적군 기록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명량해전의 격전지가 지금까지 알려진 대로 명량해협의 가장 좁은 곳이 아니라 우수영 앞바다라는 주장을 펼친다. 저자는 “실제로 해전이 이곳에서 벌어졌는지는 의심스럽다. 지형이 좁을 뿐 아니라 물살이 급한 곳이라 정조기(停潮期)의 짧은 시간을 제외하고는 전투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명량해전은 어느 곳에서 펼쳐졌을까. 그 해답은 이순신의 ‘난중일기’ 9월16일자 서두부분에서 찾을 수 있다. 충무공은 아침 일찍 별망군이 전한 일본 함대의 접근보고를 받고 전투 준비를 마친 후 바다로 나갔는데 곧바로 일함 133척이 우리 전선들을 에워쌌다고 한다. 이 기록으로 미루어 명량해전의 전장은 우수영 바로 앞바다라고 추정할 수 있다.” ‘해협을 통과해 우측으로 구부러진 곳’이 전투를 벌인 곳이라는 새로운 주장이다.

탁월한 리더십 본격 분석

현역 해군 장교인 저자에게 이순신은 역사의 위인일 뿐만 아니라 대양 해군을 표방하는 대한민국 해군 장교의 한 표본으로 다가선다. 그는 이순신의 탁월한 리더십을 두 가지로 요약한다.



하나는 준비하고 준비하고 또 준비하는 자세이다. 거북선을 만들고 전라좌수영 함대를 조련하며 뱃길을 살피고 왜 수군을 정탐하며 출전 직전에 점까지 친 이순신의 모습은 완벽한 승리를 위해 온힘을 다하는 장수의 모습 그 자체가 아닐 수 없다.

또 다른 하나는 열린 자세이다. ‘난중일기’를 살펴보면, 이순신은 밤 늦도록 부하장수들과 논의를 하고 있다. 배울 것이 있다면 군졸이나 목동에게까지 묻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저자는 이런 열린 리더십이야말로 적재적소에 장졸을 배치케 해 저마다의 장점을 극대화하게 만들었다고 보고 있다.

조선 수군에 대해 총체적으로 접근하였으니, 이제 ‘이순신 평전’이나 ‘조선 수군은 어떻게 살았을까’를 쓰는 것이 저자의 몫이리라. 사료와 사료 사이의 검은 구멍을 메우는 몫을 어리석은 소설가에게만 맡기지 말고, 저자가 이순신이란 한 수군 장수의 내면으로 침잠하고, 이름 없는 수군 장졸들의 고충을 하나씩 밝혀나가는 작업을 했으면 한다.

저자는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내는 몬하요. 김 선생이 하소” 할지도 모르겠지만, 7년 전쟁 동안 조선 수군이 바다에서 거둔 승리의 기록을 이렇게 꼼꼼히 또 재미나게 기록할 필력이라면, 그것은 욕심이 아닐 것이다.

사족을 붙이자면 필자는 저자와 함께 해군사관학교에 근무한 인연이 있다. 그 작은 인연에 기대어 ‘불멸’ 초고를 쓰고 ‘불멸의 이순신’을 개작할 때, 이 교수를 무던히도 괴롭혔다. 특히 전투가 없었던 시기에 이순신이 조선 수군을 어떻게 재정비하였고, 또 부하장수들을 어떤 리더십으로 이끌었는가 하는 부분에서 큰 도움을 받았다.

바다와 해군을 사랑하는 저자의 갯비린내 나는 다음 글이 무척이나 기다려진다.

신동아 2004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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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탁환/소설가·한남대 교수 tagtag@mail.hanna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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