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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진단

서울 아파트 값, 2008년까지 오른다!

평당 평균가, 1160만원에서 2060만원으로

  • 최명철 미래주택연구소장 ddadawon@yahoo.co.kr

서울 아파트 값, 2008년까지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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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득 증가로 고급주택 수요 증가, 그러나 물량이 없다
  • 규제해도 오르고, 안 해도 오르는 재건축 아파트
  • 신도시, 개발과 입주 사이 공백기에 집 사라
  • 강남·잠실·반포 3대 강남권, 가파른 상승
  • 송파 신도시보다 판교 신도시가 더 오른다
서울 아파트 값, 2008년까지 오른다!
“부동산투기 억제를 위해 필요하다면 헌법상 대통령에게 부여된 긴급명령권을 발동해서라도 반드시 뿌리뽑겠다.”

최근 들어본 듯한 말인데, 실은 16년 전 노태우 당시 대통령이 한 말이다. 그는 과세를 강화해 양도세율을 60%로 높였는데도 실효를 거두지 못하자 이같이 결연한 의지를 천명했다. 그 직후인 1989년 4월 노태우 정부는 분당, 일산 등 신도시 건설계획을 발표했다. 그리고 불과 7개월 만에 분당 신도시 아파트를 분양했다. 전광석화 같은 조치와 함께 아파트 당첨자와 계약자, 입주자가 동일인이 아니면 당첨을 무효화하고, 상습투기자 명단을 네 차례에 걸쳐 공개했다.

그러나 아파트 값은 올랐다. 5개 신도시에서 아파트 2만6326가구를 동시 분양했지만 아파트 값은 1991년 4월까지 상승했다.

이 얘기를 서두로 꺼낸 이유는 요즘 주택시장 동향이 아파트 값 파동을 겪던 1987~91년과 닮았기 때문이다. 시중에 부동자금이 풍부하고, 주택수요가 증가해 수급 불균형이 발생했다는 점, 투자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주택청약제도를 여러 차례 손질한 점이 그렇고, 아파트 분양권 전매금지 시점도 비슷하다. 수요가 집중된 강남지역을 대체할 주거지 개발을 서두른 것도 같다. 각종 주택가격 안정대책과 수도권 신도시 건설계획을 발표한 것, 1가구 2주택 소유자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고 양도세율을 60%로 높인 것도 빼닮았다.

열 손가락으로도 다 꼽지 못할 만큼 많은 대책을 발표했지만 기대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대책이 발표될 때 잠시 안정됐을 뿐이다. 정부의 주택정책을 믿고 아파트를 판 사람은 큰 손해를 봤고, 값이 떨어지길 기다리던 사람은 가격이 올라 낭패를 봤다.



지금은 어떤가. 비슷하다. 판교 신도시 분양을 앞두고 올해 2월부터 서울 강남, 경기도 분당, 용인의 아파트 값이 크게 올랐다. 주택가격을 안정시키려 개발하는 판교 신도시가 오히려 가격 상승의 기폭제가 된 것이다. 채권입찰제 실시로 판교 신도시 중대형 아파트 분양가가 평당 2000만원을 웃돌 것이라는 예상에, 강남과 분당지역 아파트 값이 큰 폭으로 올랐다. 결국 정부는 일괄 분양 계획을 발표한 지 불과 4개월 만에 주택정책을 재검토해야 했고, 주택가격 안정을 최우선 정책목표로 내세운 노무현 정부에 대한 불신감만 커졌다.

신도시 효과 2009년 이후

필자가 예상컨대 노무현 대통령이 “하늘이 두 쪽 나더라도 부동산만은 확실히 잡겠다”며 강력한 의지를 밝힌 8·31 대책 역시 집값 잡는 ‘매’가 되기 어려울 것 같다. 가격 상승을 막는 일시적인 조치일 뿐이다. 판교 신도시 개발에 따른 기대심리로 분당과 용인지역 아파트 값이 큰 폭으로 올랐듯이, 송파 신도시의 교통망 확충계획이 발표되면 혜택을 보게 되는 송파지역 아파트 값이 오를 것이다. 그리고 얼마간의 시차를 두고 강남과 분당지역 아파트 값이 연쇄적으로 오를 것이다.

신도시 대책을 내놓아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이렇다. 신도시 건설사업은 택지지구 지정 이후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분양해 입주하기까지 대략 5~7년이 소요된다. 이때 주택수급 불균형이 발생해 아파트 값이 오른다. 가격안정 효과는 분양시점이 아니라 입주시점에야 나타나기 때문이다. 몇 년 후에나 입주할 수 있는 분양물량보다 즉시 입주할 수 있는 주택물량이 증가하는 시점에서 가격이 안정된다.

보기를 들어보자. 서울의 주택보급률이 59%로 가장 낮던 1987년, 서울 목동과 상계동에 5000가구가 넘는 미분양 주택이 쌓여 있었지만, 잠재해 있던 주택수요가 증가하자 물량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리고 아파트 값이 치솟았다. 값이 오를 것이라는 불안심리로 주택수요가 증가했지만 실질적인 공급(입주물량)이 뒷받침되지 않자 아파트 값은 예상보다 더 많이 올랐다.

정부는 서둘러 경기도 분당과 일산 신도시 건설계획을 발표했다. 1990년에 아파트 50만1036가구를 포함해 75만378가구의 주택을 공급했지만 가격은 안정되지 않았다. 천정부지로 오르던 아파트 값이 진정된 시점은 분당 신도시 입주가 시작되면서부터. 보통 한 가구가 이주하면 3~5가구가 연쇄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살던 집이 매물로 나와 대기수요가 충족되면서 가격 하락국면에 접어든다. 따라서 신도시 건설에 따른 가격안정 효과는 판교 신도시 입주가 본격화되는 2009년 이후에 나타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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