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0월호

김상옥 시인 유품·유묵전

다시 보는 ‘시서화삼절(詩書畵三絶)’의 발자취

  • 입력2005-10-14 13: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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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옥 시인 유품·유묵전

    세 개의 도자기가 있는 정물, 1979, 43×23cm, 유족 소장.

    지난해 10월 작고한 시조시인 초정(草汀) 김상옥(金相沃·1920∼2004)의 유품(遺品)·유묵(遺墨)전이 10월10일부터 23일까지 서울 평창동 영인문학관(관장·강인숙)에서 열린다.

    교과서에 실린 시조 ‘봉선화’ ‘다보탑’ ‘백자부’ 등을 지은 김 시인은 통영에서 태어나 독학으로 재능을 연마, 18세 때 시동인지 ‘맥(?)’에 시를 발표했다. ‘봉선화’는 그 이듬해 ‘문장’지에 추천된 작품이며, 21세 때 시조 ‘낙엽’이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시인은 그로부터 60여 년간 가람, 노산, 조운을 이어 시조의 현대화에 크게 기여했다.

    김 시인은 시뿐 아니라 글씨와 그림에도 능해 생전에 문단에서 ‘시서화삼절(詩書畵三絶)’로 불렸다. 어느 유파에도 속하지 않는 독창적인 ‘초정체’를 창안했으며 난초, 복숭아, 매화, 항아리, 연적 등 주로 옛 선비들이 시의 글감이나 완상으로 곁에 두던 화초나 기물들을 여백 없이 꽉 차게 그리는 자신만의 화풍을 고수했다.

    김상옥 시인 유품·유묵전

    자택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생전의 초정.

    이번 전시회에는 김 시인이 시화전 등을 통해 남긴 서예, 그림, 전각, 도자기, 공예 작품과 첫 시조시집 ‘초적’을 비롯해 시집과 동요집 등 16권의 초판본이 전시된다. 또 육필원고, 편지, 붓, 도장, 작업대 등 김 시인이 사용하던 유품 180점을 볼 수 있다. 1973년 같은 통영 출신 소설가 박경리에게서 받은 빛 바랜 서한, 인편으로 받은 작곡가 윤이상의 편지도 볼 수 있다. 김 시인과 고향이 같은 윤이상은 20대에 일본경찰을 피해 서울에서 함께 도피생활을 했던 사이.

    전시 외에 초정의 1주기를 맞아 다양한 행사가 마련된다. 김상옥시인기념사업회 주최로 10월 중순 ‘김상옥 시인의 삶과 문학을 조명하는 심포지엄’이 열리고, 10월14일 ‘문학의집·서울’에서 ‘음악이 있는 문학마당’의 행사로 ‘초정 김상옥 문학의 밤’이 개최될 예정이다. 10월말 창비에서는 시인이 10대부터 70여 년간 쓴 시와 시조·동요·동시 등을 한데 묶은 문학전집을 출간한다(전시 문의·02-379-3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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