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2008년 베이징올림픽은 ‘동북공정’의 결정판?

“중화삼조당에 제(祭) 올리면 단군과 한국인은 中 황제 자손 된다”

  • 김석규 코리아글로브 운영위원

2008년 베이징올림픽은 ‘동북공정’의 결정판?

2/5
‘인구정책’의 실체

이 때문에 중국은 드러내놓고 간도를 뛰어넘어 백두산을 ‘창바이’로 확정하려 한다. 어차피 제 땅을 지킬 용기와 배짱도 없는 데다 김정일 정권 문제로 옴짝달싹 못하는 한국의 처지를 잘 알기에 이 참에 유사 이래 한 번도 실효적 지배를 해본 적이 없는 만주와 간도를 중국 한족의 땅으로 둔갑시키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국은 지난 반세기 동안 ‘인구정책’이란 이름으로 식민정책을 펼쳤다. 서간도와 북간도를 자치주에서 자치구로 슬그머니 바꿨고, 그러다가 알량한 자치권마저 조선족에게서 빼앗았다. 그 작업이 완성됐음을 알리는 것이 백두산공정이다. 어차피 안방까지 들어와 눌러앉아야 사랑채고 별채고 집어삼킨 것이 문제 될 게 없으니까.

이 모든 일을 한민족의 통일 전에 완수해야겠기에 지금 중국 정부는 분주하다. 그런데도 한국엔 이에 괘념치 않는 얼치기 국제주의자나 친중탈미(親中脫美)의 탈을 쓴 신판 모화주의자(慕華主義者)가 의외로 많다. 한국 내에 이런 기막힌 흐름이 있다는 것을 베이징에서 훤히 꿰고 있기에 이렇게 대담한 도발이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간도와 백두산만 중국에 갖다 바친다고 일이 끝나지 않는다. 대한민국이 반만년의 역사를 포기하고 중화연방의 반만년 제후국으로 완전히 들어가야 이 도발은 끝이 난다. 이제 베이징올림픽의 화두가 될 화하일통(華夏一統)에 대해, 동북공정과 백두산공정을 넘어 우리를 반만년 제후국으로 만들 요하문명에 대해 알아보자.



베이징올림픽은 2008년 8월8일 저녁 8시에 막이 오른다. 우리가 20년 전 올림픽 개최를 통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듯 중국도 그렇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13억 이웃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누리고 잘살아야 우리도 이웃에 대한 막연한 불안과 공포에서 벗어나 공존공영의 동아시아를 만들 수 있지 않겠는가.

사회주의는 허울일 뿐

그러나 이런 우리의 바람은 어긋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엄연히 반만년을 함께해온 오랜 이웃의 뿌리를 건드리려 한다. 이는 한족의 뿌리 깊은 열등감 때문이다. 유사 이래 한나라와 당나라, 그리고 명나라를 빼면 중국이 동아시아 대륙은커녕 중원조차 제대로 통치한 적이 없다는 역사적 사실이 이를 말해준다.

수천년 중화의 영광만을 생각하는 그들이 열등감을 극복할 방법으로 선택한 것은 유목세계의 뿌리를 뽑는 것이다. 더 이상 천자의 나라인 중화세계가 ‘천손족’이라 방자하게 칭하는 오랑캐들에게 유린되는 일을 막아야 하고, 그러자면 유목세계의 흔적까지 없애야 한다고 믿는 것이다. 그래서 한족은 1949년 대륙을 석권하자마자 고매한 사회주의 이상은 내팽개치고, 염불만 외고 있던 티베트와 피부색조차 다른 위구르를 짓밟았다. 또 문화혁명의 와중에 몽골과 만주인의 뿌리를 뽑았다.

이것도 모자라 인구정책이란 미명 아래 이민족들을 그 고향에서도 소수민족으로 만드는 과정을 착실히 밟았다. 그 결과 수십년 만에 13억 인구 중 92%인 12억을 한족으로 만들었다. 나머지 55개 민족을 다 합쳐 고작 8%(1억명)짜리 들러리로 만들었다. 어찌 보면 사회주의는 그저 허울일 뿐, 중국을 굳건히 지배한 것은 중화주의였다.

그러던 중 난제에 부딪혔다. 그것은 유목세계를 이루던 여러 이민족의 유구한 정신세계였다. 반만년 대륙을 호령했던 히타이트와 야율아보기, 그리고 칭기즈칸과 누르하치의 역사가 어디로 가겠는가. 이 대목이 섬뜩한 이야기의 핵심이다. 청나라 만주인이 만들어준 사상 최대의 강역(疆域)을 공짜로 물려받아 동아시아 대륙을 통째로 중국이라 분식(粉飾)하고 그 땅 위에 사는 모든 이를 졸지에 한족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그러나 그들 머릿속의 반만년 정신세계는 마음대로 조종할 수 없었다. 명멸을 거듭했던 역대 중원의 왕조처럼 오늘의 중국이 순식간에 조각날지 모를 일이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보면 대수롭지 않은 파룬궁(法輪功)을 견문발검(見蚊拔劍)으로 소탕한 한족 엘리트의 뿌리 깊은 열등의식을 이해할 법도 하다. 이렇게 끝없이 분식과 식민을 거듭하며 무리에 무리를 한 것이 오늘날 허상의 중국이자 중화다.

물론 누구든 대국을 거저 얻었으면 그를 밟고 또 밟아 반석처럼 만들고 싶은 욕망이 있지 않겠는가. 게다가 13억 인구를 이 정도로 먹고 살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이것만으로도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지금까지의 모든 잘못을 이해받을 만한 업적을 쌓은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들은 과대망상증에 걸려 있다. 이는 선민사상에 빠진 자들의 공통점이다. 사실을 사실대로 보지 않고 자신의 관념세계에서 해석한 결론을 진실이라고 주장한다. 중화주의가 세상을 석권해야 역사의 정통이 서며, 이를 이루지 못한다면 현실과 비겁하게 타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이 난치병을 어떻게 고칠 수 있겠는가.

해결의 출발점은 그들의 무모하고도 위험한 도박판을 없애는 일이다. 55개 민족의 역사·문화전통을 깡그리 말살하고 그를 한족의 역사·문화전통으로 편입하겠다는 도박, 세계 어디보다 다종다양한 민족문화가 뒤섞이고 꽃핀 동아시아의 민족 생태계를 고비사막과도 같은 불모지로 만드는 유례없는 반달리즘(문화예술 파괴행위)을 더는 방치해서는 안 된다.

중화식 반달리즘은 크게 셋으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 각개격파의 단계로서 개별 공정인 서북-서남-몽골-베트남 동북공정이다. 둘째는 중화 종통의 수립 단계로 단대공정(斷代工程)이다. 셋째, 중화민족 재편의 단계로 탐원공정과 요하문명 흥기론이다. 세 단계는 순차적이면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2단계와 3단계는 항공대 우실하 교수 글에서 원용).

2/5
김석규 코리아글로브 운영위원
목록 닫기

2008년 베이징올림픽은 ‘동북공정’의 결정판?

댓글 창 닫기

2022/06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