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4월호

면역질환 전문 한동하 한의원의 자반증·혈관염 치료법

혈관면역 요법, 거머리요법으로 난치병 맞선다

  • 최영철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7-04-11 17: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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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리에 고춧가루를 뿌린 듯 피멍이 퍼지고 갑작스럽게 복통이 느껴지면 알레르기성 자반증을 의심해야 한다. ‘제2의 아토피’라 불리며 해마다 환자 수가 늘고 있는 이 질환은 방치하면 계속 재발하며 만성 신부전까지 일으킨다. 알레르기 면역질환 전문가인 한동하 박사로부터 알레르기성 자반증과 혈관염의 근본적 치료법을 들었다.
    면역질환 전문 한동하 한의원의 자반증·혈관염 치료법
    초등학교 6학년 현석(12)이는 수개월 전 갑자기 다리에 붉은 반점이 생겼다. 피부병이겠지 생각하던 현석이 엄마는 어느 날 아이의 발목이 붓기 시작하더니 배를 움켜쥐며 뒹굴자 아이를 데리고 부랴부랴 응급실을 찾았다. 대학병원에 입, 퇴원하기를 수차례, 스테로이드만 투여하면 진정되다가 끊으면 재발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그러던 중 알레르기 면역질환 전문 한의원인 서울 서초구 소재 한동하 한의원(02-537-8875, www.allergyfree.co.kr)을 찾은 뒤에야 병세를 잠재울 수 있었다. 현석이의 병명은 듣기에도 생소한 알레르기성 자반증. 다리의 혈관이 일시적으로 터져 생기는 병으로, 일반인에겐 대수롭지 않은 질환으로 알려져 있으나 방치하면 반복적인 재발과 신부전으로 발전하는 몹쓸 병이다.

    검사 결과 현석이는 신체의 다른 곳엔 이상이 없었고, 다만 소변에서 혈뇨와 단백뇨가 소량 검출됐다. 알레르기성 자반증의 흔한 문제 중 하나인 사구체신염(IgA신증)이 함께 온 것이다. 한동하 원장은 스테로이드 투여를 즉시 중지하고 현석이의 모발 미네랄 검사를 한 후 아연 보충제를 복용시키면서 자연식 위주로 식사를 하게 했다. 그 후 면역상태를 안정시킬 수 있는 처방을 하니 자반은 물론 단백뇨와 혈뇨도 말끔하게 사라졌다.

    ‘제2의 아토피’

    최근 알레르기 질환이 증가하면서 자가면역 질환인 알레르기성 자반증 환자도 크게 늘고 있다. 어느 날 다리에 피멍이 고춧가루 뿌린 것처럼 번져가고, 배가 뒤틀리는 듯이 아프며, 다리관절이 퉁퉁 부어올라 걷기조차 힘든 증상이 함께 온다면 알레르기성 자반증을 의심해야 한다. 자반(紫斑)은 흔히 ‘피멍’이라고 하는데 5, 6세 어린이에게 주로 생기는 알레르기성 자반증이 대표적인 종류로 자반, 복통, 관절통, 콩팥의 침범 등이 함께 오는 경우를 H-S 자반증(헤노흐-쉔라인 자반증)이라고 한다. 알레르기성 자반증은 성인에게도 나타나는데 치료가 쉽지 않은 편이다. 모세혈관에 염증이 일어난 색소성 자반증도 치료가 더딘 성인형 자반증 중 하나다.



    알레르기성 자반증은 아직 정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져 있지 않지만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면역글로블린A(IgA)과 같은 면역세포가 자신의 혈관을 남의 것으로 오인 공격해 염증을 일으키고 이로 인해 혈관이 터지면서 피멍을 만드는 질병이다. 알레르기성 자반증이 자가면역 질환으로 불리는 것도 그 때문. 혈관 안에서 실로 황당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알레르기성 자반증은 대개 감기를 앓은 후 중력작용에 의해 피가 몰리는 다리 부위에 집중되며, 고춧가루를 뿌려놓은 듯 출혈성 반점이 여러 개 생긴다. 한 원장은 “대다수의 알레르기성 자반증 환자가 감기 이후에 자반이 생겼다고 하는데, 감기와 같은 세균·바이러스 감염이 면역계 교란을 촉발하고 항생제나 해열진통제와 같은 약물 또한 하나의 이유가 되는 것 같다”고 말한다.

    가벼운 자반은 2주 정도 지나면 자연적으로 없어지지만 재발의 가능성이 높고 전신증상과 함께 복통이나 관절통 증세를 동반한다. 환자의 5% 정도에서는 콩팥을 공격해 사구체신염과 같은 합병증을 일으킨다. 이 경우 면역세포인 면역글로블린A(IgA)의 과민증으로 발생하는 까닭에 이를 IgA신증이라 한다. 그리고 증상이 심한 경우는 위장관 출혈이나 장 천공을 일으켜 극심한 복통을 유발하는 등 응급상황을 초래하기도 한다. 남아는 염증으로 고환이 붓고 통증으로 고생하기도 한다. 두피와 등에 혹이 생기기도 하고, 심하면 얼굴, 귓바퀴, 혀 등에도 출혈성 반점이 나타난다. 아주 드물지만 면역세포가 폐와 뇌를 공격해 폐출혈과 뇌출혈을 일으키기도 하고 그 합병증으로 사망한 예도 있다고 한다.

    재발률 5% 미만의 면역요법

    면역질환 전문 한동하 한의원의 자반증·혈관염 치료법

    혈관염 치료 전후(위), 자반증 치료 전후.

    우리 몸에는 어느 곳이든 혈관이 분포하지 않은 곳이 없다.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받아야 하기 때문에 구석구석까지 혈관이 분포해 있다. 한 원장은 “이들 혈관 안에서는 면역세포들에 의해 끊이지 않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피아(彼我) 식별에 대한 훈련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아군을 적군으로 오인하게 된다. 몸 상태가 정상이면 바로 수정이 되지만 면역체계에 문제가 있으면 아군을 공격하게 된다”고 말한다.

    따라서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혈관의 면역상태를 강화하고 유지시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혈관의 면역상태를 강화하면 온몸의 면역체계도 강화된다. 한 원장은 면역력을 안정적으로 훈련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두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감기를 스스로 물리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자는 게 한 가지 제안이고, 미네랄이 풍부한 자연식을 하는 게 또 다른 방법이다.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와 무수히 많은 세균은 인간의 몸에 매우 안정된 면역체계를 형성하도록 도와주는 좋은 자극제 기능을 한다는 게 한 원장의 주장. 그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알레르기성 자반증을 앓는 환자들은 정상인에 비해 아연 결핍이 심각한 상태라고 한다. 따라서 아연 등의 미네랄이 풍부한 음식(특히 굴)을 먹는 것도 면역력을 키우는 아주 좋은 방법이다. 만일 감기에 걸릴 때마다 항생제, 해열제 등을 달고 살고 육류나 인스턴트 가공식품을 즐기는 식이습관이 있다면 불 보듯 뻔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한 원장은 “과거에는 희귀병에 가깝던 알레르기성 자반증이 최근에는 그 환자 수가 급격히 늘고 있으며 아마도 10년 후엔 요즘의 아토피 피부염처럼 흔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런 상태가 되면 한 원장은 혈관면역을 강화하기 위한 본격적 처방을 하기 시작한다. 우리 몸의 혈관면역 상태는 체질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나는데, 열이 많은 체질, 기가 부족한 체질, 어혈이 많은 체질로 세분되며 병이 급성인지 만성인지에 따라 면역 불균형을 조절하는 처방이 달라진다. 이러한 처방은 스테로이드의 의존도를 낮추고, 면역 상태를 스스로 안정, 강화해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때문에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실제로 양방에서 치료한 알레르기성 자반증 환자의 재발률이 30~50%로 보고되고 있지만, 한동하 한의원 자반증 클리닉에서 치료한 수백명의 통계를 살펴보면 재발률이 5% 이내로 낮아졌다.

    알레르기 물리치는 아네르기 요법

    양방에서 알레르기 자반증을 치료하는 약은 주로 스테로이드 계열의 약물. 한 원장은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면 자반의 소실과 복통의 경감, 관절통의 완화 등 신속한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재발하는 경우가 많은데다, 장기간 복용하면 약물로 인한 부작용까지 생기므로 스테로이드가 자반증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는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더불어 “병뿐만 아니라 그 병을 앓고 있는 몸을 전체적으로 살펴 그 환자에게 왜 이런 면역항진 상태가 발생했는지를 알아내고 그에 따라 처방하지 않으면 반드시 재발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스프링을 억지로 눌러놓았다가 손을 치우면 더 세게 튀어오른다. 알레르기성 자반증은 면역계의 과잉반응으로 발생하는 만큼 환자 스스로 면역체계를 안정시킬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고 말한다.

    한 원장이 이름붙인 ‘아네르기 요법’도 그런 개념에서 출발했다. ‘아네르기(anergy)’란 알레르기와 반대 개념으로 외부의 자극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혈관면역 요법 또한 아네르기 요법의 일환으로 개개인의 특수성과 체질에 맞게 경제적이고 효과적으로 적용해 환자의 체질을 아네르기 상태로 만든다. 그러면 알레르기 및 면역질환은 자연스럽게 물러간다는 게 한 원장의 주장이다. 특발성 혈소판감소성 자반증이나 IgA신증(사구체신염)의 치료 또한 이러한 맥락과 별반 다를 바 없다.

    한 원장은 ‘거머리 요법’을 이용해 난치성 질환을 치료하는 한의사로도 유명하다. 그는 거머리 요법에 대한 자신의 노하우를 인터넷에 공개하고 있는데, 네이버의 블로그 ‘내 사랑 거머리(blog.naver.com/hirudo)’를 통해 많은 환자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선친에 이어 2대째 의업을 잇고 있는 한 원장은 경희대를 거쳐 경희의료원 한방병원에서 알레르기 면역 호흡기내과를 전공해 한방내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데 이어 동 대학원에서 거머리의 알레르기 및 면역 억제 효과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할 만큼 거머리에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연구해왔다.

    거머리 요법의 놀라운 효과

    면역질환 전문 한동하 한의원의 자반증·혈관염 치료법

    거머리로 혈관염을 치료 중인 한동하 원장.

    거머리 요법의 시초는 고대 이집트로 거슬러 올라가고, 중세 유럽에서는 거머리가 멸종 위기에 처할 정도로 거머리 요법이 유행했다고 한다. 한 원장은 거머리 요법에 대한 수년간의 시행착오 끝에 ‘한동하 기침법(햼鍼法, Dr. Han’s Leech-Acupuncture Technique)’을 발표했는데, ‘동의보감’에 나온 거머리 요법을 현대적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여기서 ‘기(햼)’는 ‘거머리 기’자로 기침법은 우리말로 ‘거머리 침법’이다.

    거머리 요법은 양방에서도 그 진가를 인정받아 미국식품의약국(FDA)은 거머리를 의료기구로 승인했으며, 한 원장은 의료용 거머리(Hirudo medicinalis)만을 치료에 이용하고 있다. 한 원장은 “거머리 요법은 혈관염에 의한 피부궤양 및 당뇨발(당뇨병성 궤양), 버거씨병(폐색성혈전혈관염), 하지정맥류, 국소 부위의 습진 및 건선, 관절염, 혈류순환장애 등에 적용된다”며 “환부에 거머리 서너 마리를 붙여 피를 빨게 하면 배가 불러 저절로 떨어지는데, 거머리가 물고 있을 당시 침샘에서 분비되는 히루딘 같은 생리활성물질에 의해 효과가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거머리 요법은 거머리에 대한 혐오감만 없다면 누구에게나 적용할 수 있으나 응고장애가 있는 경우는 반드시 피해야 하고, 혈전용해제를 복용하고 있다면 시술 기간에 약물의 복용을 중지해야 한다. 한 원장은 “거머리 요법의 장점은 난치질환에 대해 치료효과가 확실하며 부작용이 없는 자연 치료다. 2주에 한 번 정도 시술하고, 평균 6회 정도면 치료가 끝난다”고 자신한다.

    한 원장은 “남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는 질환에 정열을 쏟으며, 남들이 외면한 치료법에서 희망을 찾는 데 보람을 느낀다. 많은 노력을 통해 난치병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한의사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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