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속을 헤엄치고 있는 새를 생각한다
사태를 너무 가볍게 본 것 같은 기분으로
민박집에서
저녁밥으로 나온 해초가 떠 있는 사발을 들여다보며
바닥에 깔린 모래를
걸어봤어…
죽은 애를 안고
오랫동안…
아이들이 해질 녘에 발견한 모래성
밖으로
발을 내놓고 있는
아이의 무덤에
손을 넣어보았다
김경주
● 1976년 광주 출생
● 200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등단
● 시집 ‘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 ‘기담’, 산문집 ‘패스포트’ ‘펄프키드’ 등
● 대산창작기금, 신진예술가기금, 2008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시 상 수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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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박진영
신동아 2009년 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