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경영연구소장을 겸임하고 있는 김경원 (주)CJ 전략총괄 부사장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홈페이지(www. federalreserve.gov)와 두바이상품거래소(DME) 사이트(www. dubaimerc. com)를 추천했다. FRB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미국의 중앙은행 구실을 하는 기관이고, DME는 아랍에미리트연합을 중심으로 두바이유 등 원유 선물거래가 이뤄지는 허브 시장이다.
김 부사장은 FRB 사이트에서는 특히 ‘Economic Research & Data’ 부분을 애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미국 전역의 12개 연방준비은행 전문인력들이 미국 내 경제동향을 면밀히 체크해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는 보고서를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 특히 이들 보고서는 2006년 7월을 전후해 이미 미국 경제의 버블문제를 경고했고, 서브프라임모기지가 그 도화선이 되리라는 사실도 정확히 짚어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는 게 김 부사장의 설명이다. 당시 일부 외신에서 미국 경제의 거품에 대한 지적이 나왔지만, 공신력 있는 FRB의 보고서들이 이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하는 것을 참조해 김 부사장 본인도 ‘버블이 곧 터진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는 것.
FRB에는 200명 이상의 박사급을 포함해 총 450명에 달하는 전문인력이 다양한 분야의 경제동향 분석과 경기전망 작업에 종사하고 있다. 이들이 작성하는 주요 현안 보고서는 FRB 홈페이지의 ‘Surveys & Reports’ 섹션에 게재되고, ‘Statistics & Historical Data’ 섹션에서는 미국 주요 은행의 자산과 부채, 환율과 금리, 주택자금 흐름 등을 연도별로 정리해 제공하고 있다. 194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과거 연구보고서 전문을 PDF 형태로 확인할 수 있는 ‘Working Papers’ 섹션도 눈여겨볼 만하다. 글로벌 경제에 막대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미국 경제의 주요 동향을 통시적으로 접근하는 데 있어 최고의 권위를 갖는 자료들이다.
흔히 ‘중동의 뉴욕상업거래소(NYMEX)’로 비견되는 DME의 홈페이지는 특히 국제유가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유용한 사이트다. 이 사이트의 ‘DM E data’ 섹션에서는 세계 3대 유종(油種) 가운데 하나인 중동산 두바이유의 선물 및 현물 거래가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원유생산 현지의 동향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원유의 대부분을 중동 지역에서 수입하는 한국의 현실에서 두바이유 가격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큰 편. 특히 2008년 이후 국제유가가 요동치다 보니 이들 정보의 유용성은 배가됐다고 김 부사장은 평했다.

유럽 경제와 유럽의 기업전략을 전문적으로 연구해온 김득갑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연구실장이 추천한 사이트 가운데는, 미국을 위주로 하는 분석 정보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영국과 독일 주요기관 사이트를 주목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로 잘 알려진 채텀하우스의 홈페이지 (www. chatham house. org.uk)와 독일 최대은행 도이체방크의 리서치 홈페이지(www. dbre search.com)다.
1920년 창립되어 1926년 왕립 칭호를 부여받은 채텀하우스는 경제뿐 아니라 세계 곳곳의 정치, 안보, 사회, 문화, 언론 등 주요 이슈를 포괄해 분석하는 싱크탱크다. 왕립 칭호를 쓰고 있긴 하지만 비정부, 비영리기구로 미국 외교협회(CFR)의 자매기관이며, ‘국제이슈에 대한 독립적인 분석’을 모토로 내걸고 있다. 크게 환경·에너지·자원 거버넌스와 국제경제학, 지역안보연구로 조직을 구분해 조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채텀하우스 홈페이지의 ‘Research’ 섹션은 대륙별로 구분한 지역별 연구와 국제법, 국제경제 등 주제별 연구를 모두 합쳐 11개 테마로 나누어 배열하고 있다. 테마별로 수십쪽 분량의 리포트와 10쪽 내외의 브리핑 페이퍼가 축적돼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작성된 한-EU(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FTA)에 관한 브리핑 페이퍼에서는 상대방이 이번 FTA의 주요쟁점과 이해관계를 어떻게 파악, 접근했는지 엿볼 수 있다. 특히 유럽의 현안에 대해서는 매우 구체적인 부분까지 분석자료가 축적돼있어 특정사안에 대해 유럽 각국이 가진 입장을 확인하는 데 유용하다.
1870년 설립된 도이체방크는 모두 7개 부문으로 나뉘는 리서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일부 독일어로 된 자료가 있지만 분석보고서는 대부분 영어로 작성돼있고, 사이트 자체는 완전히 영어 메뉴로 돼있다. 독일을 포함한 유럽 국가들의 경제현황을 분석하는 페이퍼들이 우선 눈에 띄지만 세계적인 경제이슈를 유럽의 시각으로 다룬 보고서도 발군이다. 지역성이 강할 수밖에 없는 부동산 섹션을 예로 들어보자. ‘쾰른 지방의 부동산 가격동향’ 같은 주제에는 우리가 관심 가질 이유가 적어도, 바로 그 옆의 ‘기후변화가 건설산업의 미래에 미치는 영향’은 관련업계 종사자라면 탐낼 만한 페이퍼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