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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연재│공자에게 경영을 묻다

현실정치가로 실패한 孔子 학교 경영으로 성공한 이유

  • 배병삼│영산대 교수 baebs@ysu.ac.kr│

현실정치가로 실패한 孔子 학교 경영으로 성공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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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요된 복종과 폭력과 억압 밑에서 젊은이들은 충효라는 구호에 ‘이를 갈았고’, 공자와 논어에 ‘침을 뱉었다.’ 그러니까 연전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라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밑바탕에는 한국 사회가 오랫동안 삭혀온 공자와 논어에 대한 분노와 반발심이 폭발한 사회적 심리 기제가 깔려있다고 할 만하다.

하지만 또 우리는 논어를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다! 누가 고전을 두고 “누구나 잘 알고 있지만, 누구도 잘 읽지 않는 책”이라고 비아냥댔지만 막상 논어야말로 이런 손가락질에 맞춤하다. 잘못된 관습, 누추한 전통, 진보를 가로막는 수구꼴통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을 뿐, 아무도 그 속내를 알려들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하나 논어를 읽어보면 놀랍게도 이 속엔 그동안 분노했던 충효의 논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 논어에는 ‘효도를 통해 부모에게 복종하는 법을 배워서 군주에게 충성하라’는 식의 논조가 단 한 곳도 없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일본의 동양사학자 미야자키 이치사다의 지적은 인용할 가치가 있다.

“공자의 유교에 대해 오로지 충효의 봉건도덕을 가르쳤다고 이해한다면 그것은 오히려 고전을 읽는 쪽의 편향이다. 공자의 논어에서 말하는 충(忠)은 반드시 그 대상을 군주로 한정하지 않는다. 효(孝)를 중요한 도덕으로 가르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상식적인 효행일 뿐 몸과 생명을 희생하라고까지는 말하지 않는다.” 우리가 아는 충효, 즉 ‘아버지에게 효도하는 사람이 국가에 충성한다’는 논리가 논어에는 없다는 증언이다.

이어지는 대목은 더 충격적이다. “공자의 논어를 봉건적인 상하관계에서 작용하는 멸사봉공이라는 뜻의 충·효를 가르친 책이라고 읽는 것은 오히려 도쿠가와 시대 봉건제에 살았던 일본 사람들이 자기의 봉건사상을 바탕으로 이해하는 것과 다름없다.”



곧 충·효라는 묶음말의 뿌리는 논어가 아니라 일본식 사무라이 전통이라는 사실을 일본학자가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그토록 분노했던 공자=충효라는 등식은 논어를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은 채 남의 장단에 춤을 춘 우스꽝스러운 짓이 된다.

일본 제국주의의 침탈을 근 40년 겪는 중에 우리는 일본의 봉건적 관습이던 상명하복, 멸사봉공, 대의멸친 따위의 ‘군국주의적’ 언어들을 무비판적으로 채용해 마치 조선시대 내내 이 땅의 삶이 그러했던 양 오해했던 것이다. 두 나라가 같이 한자를 쓰는 통에 그리고 그들의 지배를 받는 통에, 일본식 관습이 마치 우리 전통인 양 ‘사이비 상식’으로 행세했다는 말이다. 요컨대 충효라는 언어로 익숙한 ‘부모에 효도=국가에 대한 충성’이라는 항등식은 결단코 공자의 논어로부터 기원한 것이 아니다!

경영서로서의 논어

그동안 드리워졌던 오해의 그늘을 걷어내고 새로이 논어를 읽는 길은 본래 경세서로서의 맥락을 계승하는 독법이어야 할 것이다. 오늘날로 당겨서 해석하자면 논어 읽기에 정치· 경제학적이면서 또 경영적 차원의 접근이 요구된다는 것. (물론 여기 ‘경영’이란 기업경영만을 이르지 않는다. 개인의 삶과 가족관계, 공공단체 그리고 국가와 국제관계 등 인간관계 전반을 아우르는 말이다.)

서점에 가보면 서가를 가장 넓게 차지하는 것이 경영·경제·처세술 관련 책들이다. 또 이 책 대부분은 미국을 위시한 서양의 이론과 사례임을 금방 알 수 있다. 이른바 ‘글로벌 자본주의’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기업인이나 경영자들에겐 미국식 경영지침과 경제이론은 중요한 학습대상일 것이다. 하나 이런 추세가 지나치다보면 우스꽝스러운 장면을 연출하게도 된다.

예컨대 최근 경영 분야 베스트셀러인 코비(S. Covey)의 ‘신뢰의 속도’라는 책을 보자. 이 책의 요지는 “신뢰가 높아지면 속도는 빨라지고 비용은 내려간다”는 것이다. 거래 상대방을 믿지 못하니 불신을 방지하기 위한 거래비용이 증가하고, 이는 업무성취의 속도를 떨어뜨리므로 결국 ‘신뢰가 높아지면 속도가 빨라지고 비용은 내려간다’는 것. 한데 이건 너무나 평범한 상식이 아닌가. 더욱이 동양사상의 눈으로 보자면 이런 주장은 진부하기 짝이 없다. 서두에 인용문의 첫마디에서 명료하게 드러나듯, “공자가 중요하게 여겼던 것은 신뢰(信)”로 압축되기 때문이다.

코비는 이 책에서 “우리는 자신에게 약속하고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불신이 쌓여 스스로를 신뢰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의 신뢰도 받기 어렵다. 이처럼 개인적인 불성실성이 다른 사람의 의심을 초래하는 경우는 매우 많다”고 말한다.

한데 공자 제자 자하(子夏)도 이렇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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