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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부동산 대폭락 시대 오나 ①

“버블 붕괴 이미 시작됐다” v s “과도한 수요억제책으로 급반등 올 수도”

선대인 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과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의 끝장토론

  • 진행·정리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

“버블 붕괴 이미 시작됐다” v s “과도한 수요억제책으로 급반등 올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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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와 수도권 신도시 아파트 가격이 일제히 하락양상을 보이면서, 부동산이 폭락기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주요 경제연구소들이 대세하락을 점치는 보고서를 쏟아내고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한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향후 수도권 집값이 어떻게 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상황. ‘신동아’는 부동산 상황을 긴급 점검하는 특집을 통해 그 해답을 찾아 나섰다. 우선 살펴본 것은 부동산 시장을 둘러싸고 완전히 상반된 견해를 제시해온 두 전문가의 난상토론이다.
“버블 붕괴 이미 시작됐다” v s “과도한 수요억제책으로 급반등 올 수도”
미래를 전망하기 위해서는 우선 과거와 현재를 살펴봐야 한다. 2000년대 들어 폭발한 부동산 급등세는 과연 왜 발생했는가. 현재의 가격조정 양상은 무슨 이유인가. 원인에 대한 분석이 다르면 전망도 다르고, 당연히 그에 따른 정책적 처방도 다를 수밖에 없다.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의 저자인 선대인 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은 한국의 부동산 가격에 엄청난 거품이 끼어 있다고 주장해온 대표적인 전문가다. 정상적인 수요공급 곡선이 아니라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집을 사는 부동산 광풍이 불면서 집값이 비정상적으로 올랐고, 이제 시장이 한계에 이르자 거품이 붕괴되기 시작했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이미 대세 하락기에 접어든 시장은 향후 5년 이내에 큰 폭의 하락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

그에 비해 부동산시장이 그간의 정부정책으로 인해 왜곡돼왔다고 판단하는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억지로 수요를 억제하는 바람에 주택 건설물량이 정상적인 공급량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염려한다. 당장은 수요가 억제돼 있으므로 공급 과잉인 것처럼 보이지만, 2~3년 이내에 억눌렀던 수요가 터져 나오면 그때 가서 공급부족이 문제가 되어 가격이 폭등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당장 2006년의 아파트값 급등 현상이 이런 메커니즘으로 발생했다는 것.

같은 시장을 두고 전혀 다른 분석과 판단을 내려온 두 전문가에게 ‘끝내기 토론’을 제안했다. 수도권 아파트 가격의 진실은 무엇이고, 앞으로 벌어질 일은 또 무엇인가. 5월7일 동아일보 충정로 사옥 회의실에서 3시간 가까이 진행된 대담은 시종일관 격렬했다. 서로의 이론적 근거와 판단배경을 캐묻는 두 사람의 목소리는 때로 격앙됐고, 이어진 저녁식사 자리에서까지 논쟁이 계속됐다. 토론의 내용을 가감 없이 전한다.

투기수요인가 정책개입인가



“버블 붕괴 이미 시작됐다” v s “과도한 수요억제책으로 급반등 올 수도”

선대인<br>●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졸업<br>● 동아일보 기자, 미디어다음 취재팀 기자<br>●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4회, 한국시티뱅크 ‘올해의 경제기사상’ 수상<br>● 하버드대 케네디대학원 공공정책학 석사<br>● 現 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br> ● 저서 : ‘대한민국은 부동산공화국이다?’ ‘위험한 경제학’(전2권)

사회자 현재의 가격조정 양상은 더 이상 부인하기 어려운 국면인 듯합니다. 문제는 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일 텐데요. 두 분이 각각 모두발언 삼아 현재의 국면을 어떻게 분석하시는지 들려주십시오. 먼저 도발적인 주장을 하고 계시는 선 부소장님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선대인 저는 도발적이기보다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건데요(웃음). 우선 부동산 거품에 대한 배경설명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집값은 1999년부터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했죠. 2000년부터 2003년 초까지 1차 폭등기를 보였고, 이후 2004년 하반기까지 조정기를 거쳐 2005년에 다시 뛰기 시작해 2006년 하반기에 2차 폭등기를 맞이합니다. 이 시기에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살 수 있는 사람들은 모두 샀기 때문에, 사실상 이때가 고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후에는 추격매수세가 고갈되어 거래가 줄어들고 하락세가 나타납니다.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로 급락했다가 지난해 정부의 부동산 경기부양 정책으로 잠깐 반등했지만, 이건 장기적인 부동산 대세하락기에 나타난 일시적인 반등이라고 봅니다. 현재는 부양정책에 따른 일시 반등이 끝나고 다시 대세하락의 흐름이 본격화된 시기라는 이야기입니다.

부연하자면, 2006년 말까지 수도권 핵심지역 부동산 가격이 오른 뒤 남아 있던 투기 수요가 외곽으로 번져나갑니다. 경기도 북부와 인천, 서울에서는 노원·도봉·강북의 이른바 ‘노도강 3구’가 대표적인 경우였죠. 이런 외곽지역의 상승세가 정점을 찍은 게 2008년 상반기였다고 봅니다. 전반적으로 수도권 주요지역은 2006년 말, 외각지역은 2008년 초까지 정점을 찍고 이미 내리막에 접었다고 보는 겁니다.

부동산은 수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일반 재화시장과 달리 투기적 요인에 의해서도 오르내립니다. 일단 투기시장이 만들어지면 모두가 투자수익률 관점에서 접근하기 때문에 가격이 올라도 오히려 수요가 뛰어버립니다. 이게 투기적 가수요죠. 저는 2001년부터는 투기적 가수요가 준동했던 시점이라고 보는데, 이후 정부 정책이 이를 제어하는 데 거듭 실패했고 언론의 선동보도와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들이 기름을 부으면서 가수요가 끓어오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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