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북자, 인권운동가로 이뤄진 열린북한방송, 데일리NK가 휴대전화를 이용해 북한 언론 통제를 허물고 있다. 수용소 같은 북한에서 내부 소식 누설은 혁명 같은 일이다. 한국 주류 언론도 이들의 보도를 인용한다.”
BBC 블룸버그도 신림본동 다세대주택을 찾아와 비슷한 내용을 취재했다. 아사히신문 월스트리트저널 CNN에 적을 둔 기자들도 수시로 하 대표를 찾는다.
북한 거주 소식통
1월7일 오후 2시30분. 하 대표는 북한 거주 소식통과 전화로 대화했다. 소식통이 그에게 말했다.
“5시에 김정은 탄생 기념 중앙보고대회에 가라고 해서 지금 준비 중이다.”
열린북한방송은 북한 거주 소식통 언급을 기사로 보도했다. “김정은 탄생 기념 중앙보고대회가 북한에서 열렸다”고 조선일보가 받아썼다.
열린북한방송 같은 북한 전문 매체가 등장하면서 국가정보원 통일부에 의존하던 북한 뉴스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북한 내 정보원을 확보한 인터넷 매체가 콘텐츠 생산자로 떠오른 것. 서울에서 북한으로 전화를 걸어 정보를 획득한다. 중국 휴대전화가 북한 국경지역에서 터진다.
북한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하는 매체는 열린북한방송, 데일리NK, 좋은벗들, 열린북한통신, NK지식인연대, 자유북한방송이 있다. 지난해 11월30일 북한이 단행한 화폐개혁은 데일리NK가 보도하면서 한국에 알려졌다. 한국에 거주하는 탈북자가 북한에 남은 가족과 통화하다 확보한 소식을 기사화한 것. 신종인플루엔자가 북한에서 창궐한다는 소식은 좋은벗들이 처음으로 전했다.
북한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하는 매체들은 극찬받는 만큼 비판도 듣는다. “특종도 있지만 오보가 많다”는 것. 조선일보가 인용한 ‘김정은 탄생 기념 중앙보고대회’가 실제로 열렸다는 증거는 없다. 17년간 168회 방북해 민간 최고 북한통으로 꼽히는 박상권 평화자동차 사장은 “북한 전문 인터넷 매체가 북한 현실을 호도한다”고 꼬집는다.
“정보원 노릇하는 북한 주민이 돈을 받고자 한국사람 입맛에 맞게 허위 조작 과장해서 말하는 걸 북한 전문 매체가 검증하지 않고 보도합니다. 인터넷 언론의 가십성 보도가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주고 있어요.”
박 사장은 “주민들은 화폐개혁 잘했다고 여긴다” “화폐개혁 실패 보도는 오보(誤報)”라고 전하면서 “북한 민주화 운동하는 사람들이 만든 북한 전문 매체가 북한이 망하길 바라면서 왜곡된 보도를 한다”고 주장한다.(신동아 5월호 ‘박상권 평화자동차 사장이 전한 북한 근황’ 제하 기사 참조)
신동아가 실은 박 사장 인터뷰 기사를 읽은 하 대표는 “박 사장이 무슨 근거로 그렇게 말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일부 소식통이 돈을 벌고자 거짓 소식을 팔거나 과장하는 측면도 없지 않겠지만 크로스 체크를 통해 검증한 뒤 신뢰할 만한 정보만 기사로 보도한다”고 맞받았다.
左翼에서 右翼으로
하 대표는 2005년 12월 열린북한방송을 설립했다. 이 매체는 인터넷신문을 통해 북한 소식을 한국에 전하고, 단파를 이용한 라디오방송을 북한으로 송출한다.
▼ 열린북한방송을 듣는 북한 주민이 얼마나 될까요.
“100만명은 넘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