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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잠수함 위협의 실체

군 지휘구조 개편보다 시급한 건 정보능력과 대잠능력 강화

  • 김혁수│예비역 해군제독, 초대 잠수함 전단장

북한 잠수함 위협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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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항공모함도 못 잡은 한국 잠수함

음향 특성 또한 대잠세력의 잠수함 탐지를 어렵게 하는데 첫 번째 이유는 전달손실(Transmission Loss)이다. 음파 에너지가 물이라는 매질을 통과하면서 많이 흡수되기 때문에 전자파에 비해 음파의 전달거리가 짧고 탐지거리 역시 짧을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굴절(Reflection)이다. 수중에는 온도층(Layer Depth)이 있어 음파가 수면으로 반사되거나 아래로 굴절되어 음영구역이 생기게 돼 잠수함이 최적 심도에 있게 되면 음파 자체가 잠수함에 도달하지 않는다. 세 번째는 배경소음(Background Noise)이다. 해상에는 파도와 해류가 흐르는 소리, 각종 선박의 소음, 고래나 새우와 같은 수중생물의 소리 등이 있으며 육지의 공장이나 자동차의 소음까지 수중에 전달되므로 이와 같은 소음 속에서 조용한 잠수함을 탐지하기가 쉽지 않다. 네 번째는 유사표적(Similar Targets)이 많다는 것이다. 수중에는 암반, 어초, 침몰선박, 어군, 그리고 한류와 난류가 부딪쳐 생기는 수괴(Water Mass) 등 잠수함으로 오인될 수 있는 유사표적이 많아 잠수함과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우리 해군은 잠수함을 운용한 지 3년 만에 괌에서 해외훈련을 실시했다. 미 해군의 키티호크 항모그룹이 우리 잠수함을 잡는 훈련이었다. 우리 잠수함이 괌으로 이동하는 도중 훈련이 실시됐다. 상봉점까지 정해져 있었지만 미 해군에서 우리 잠수함을 찾지 못해 오히려 우리 잠수함에서 유도를 해서 상봉했다. 미 항모그룹의 P-3, 잠수함, 수상함 등 어떤 세력도 우리 잠수함을 찾지 못했다.

우리 서해에서 실시한 한미연합 대잠 해양탐색(SHAREM)훈련 결과도 비슷했다. 미 15전대(대잠전대)는 우리 잠수함을 한 번도 접촉하지 못한 채 우리 잠수함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화가 난 미 15전대장이 모자를 집어던지고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는 얘기가 들렸다.

여러 차례 실시된 환태평양(RIMPAC) 훈련에서도 우리 잠수함은 단 한 번도 노출되지 않은 채 미 항공모함을 포함한 수십 척의 군함을 공격했던 실례가 있다. 홍콩 근해에서 실시된 미국, 영국, 호주의 연합훈련에도 참가했는데, 어느 나라 해군 군함도 우리 잠수함을 탐지하지 못했다. 1996년 동해에 북한 상어급 잠수함이 침투했을 때는 미 해군의 제안으로 대상어급 방어훈련을 했다. 모 항구에서 우리 잠수정(돌고래)이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침로와 속력으로 이동했다. 당시 필자는 미 잠수함에 타고 있었는데 예상 이동경로를 알고 있었지만 끝내 우리 잠수정을 탐지하지 못했다.



필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우리 잠수함이 특별히 우수하다는 게 아니라 잠수함은 근본적으로 탐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1996년 9월 동해에 북한 잠수함이 침투한 이후 우리 해군은 경비 방법 개선, 대잠세력 증강 배치, 대잠훈련 강화, 잠수함 식별 요령 및 신고요령 교육 등 총력을 기울여왔다. 1998년 6월 또다시 북한 잠수정이 침투한 것은 그만큼 잠수함 탐지가 어렵다는 것을 증명한 사건이라고 하겠다.

진짜 앞마당이 뚫릴지 모른다

북한 잠수함 위협의 실체

2010년 4월 백령도 앞바다에서 인양된 천안함.

북한이 잠수함을 운용한 것은 1963년부터다. 경험 면에서 우리보다 30년 이상 앞서 있다. 또한 미국 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다. 구소련으로부터 4척의 위스키(W)급(1300t) 잠수함을 도입한 이후 1973~75년에는 중국에서 로미오(R)급(1800t) 7척을 인수했으며 1976년부터 로미오급 자체 건조에 성공했다. 현재 로미오급 20여 척, 상어급 잠수함(330t) 20여 척과 연어급 잠수정(115t) 10여 척, 유고급 잠수정(60~100t) 30여 척 등 총 80여 척을 운용하고 있다. 이 중 연어급은 천안함 사건 때 6척이 계류되어 있는 모습이 구글어스에 처음 공개됐는데 모두 10여 척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북한 잠수함의 성능은 서방 세계의 잠수함에 비해 몹시 열세하다고 볼 수 있다. 로미오급 잠수함은 제2차 세계대전 때 건조된 유형이라 수상함 선체와 비슷해 수상속력이 수중속력보다 더 빠르다. 그리고 상어급과 유고급은 상당히 조잡해 보이지만 잠수함은 아무리 조잡할지라도 탐지하기가 쉽지 않다.

로미오급 잠수함은 어뢰발사관 6기, 상어급은 4기, 연어급과 유고급은 2기를 갖고 있으며 모든 잠수함이 기뢰를 부설할 능력도 갖고 있다. 웬만한 군함은 천안함 사건에서 보듯이 어뢰 한 발로 침몰시킬 수 있다. 대형 상선도 큰 화물칸만 있고 격실 수밀도가 낮아 많은 어뢰를 발사하지 않아도 침몰시킬 수 있다.

북한 잠수함 기지는 서해와 동해에 분산돼 있다. 서해는 비파곶에 기지가 있고, 남포, 사곶, 해주에 전개기지가 있다. 동해는 마양도에 기지가 있고 나진, 차호, 낙원, 문천에 전개기지가 있다. 로미오급 잠수함의 항속거리는 1만7000㎞이고 상어급은 5000㎞나 돼 북한의 어느 기지에서든 단독으로 한반도 전 해역까지 침투 후 복귀가 가능하다.

천안함 피격사건이 있은 후 “대양(大洋)해군 외치다 앞마당이 뚫렸다” “1조원 이지스함으로 대양해군 허세 부리다 당했다”라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해군의 문제점이 드러난 것은 사실이지만 지나친 논조라고 생각한다. 해군은 대양해군의 허세를 부리고 싶어도 부릴 수가 없다. 대양해군 문턱도 아직 밟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항공모함이나 순양함, 그리고 원자력 잠수함을 단 한 척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이제 겨우 이지스 구축함 한 척을 운용하고 있고 추가로 두 척이 실전배치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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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수│예비역 해군제독, 초대 잠수함 전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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