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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여권 신·구 권력충돌과 새판 짜기

“구주류든 신주류든 이제 MB 의식 안 하는 듯”

대통령 임기 중 친이명박계 막 내릴 수

  • 송국건│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구주류든 신주류든 이제 MB 의식 안 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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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꿈꾸는 세 가지

“구주류든 신주류든 이제 MB 의식 안 하는 듯”

대통령 특사로 유럽3개국 순방을 마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5월8일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정치학)는 “집권 4년차 대통령은 공통적으로 세 가지 목표를 갖는다”고 말한다. 첫째 레임덕을 막고 싶어한다. 둘째 차기 대선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어한다. 마지막으로 퇴임 후 정치적 위상을 유지할 방안을 갖고 싶어한다가 그것이다. 그러나 1987년 이후 어느 대통령도 이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4·27 재·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완패한 직후 SBS TV ‘시사토론’에 출연한 이명박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과 달리 마의 4년차를 뛰어넘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인다. 그는 레임덕이라는 용어 자체를 거부한다.

“레임덕이 어떻고 하는데 임기 마지막 날까지 일하는 사람이 레임덕하고 무슨 관련이 있나요. 나는 그걸 잘 이해를 못해요. 그건 정치권력을 휘두르는 독재시대의 이야기죠. 나는 힘을 가지고 하는 사람이 아니잖아요. 힘을 가지고 안 하는 사람이 힘이 빠질 일이 뭐 있어요. 서울시장 때도 오전 10시에 퇴임식 한다고 하기에 임기가 언제까지냐고 물었더니 퇴근시간까지라고 해요. 그래서 오후 5시까지 일하고 나왔죠. …일하는 사람은 끝까지 일하다 나오잖아요…그냥 맹탕으로 하는 소리가 아니고.”(2010년 11월15일자 동아일보 인터뷰)

그러나 그에게도 집권 4년차 증후군이 제대로 찾아왔다. 친인척 비리의혹은 터지지 않았지만 집권당이 등을 돌리는 조짐이 완연하다. 국정 장악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여당 주변의 시각이다.



4·27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한 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5월8일 퇴임 기자회견을 연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다. “국민과 소통이 부족하다는 점이 아쉬웠다. 이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을 위해 더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아야 한다”고 직격탄을 쏜 것이다.

재·보선 패배의 책임을 이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에게 돌리는 순간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은 화가 났을 것이다. 이 대통령은 4월29일 동국대 창업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느닷없이 “정치하는 사람들도 남의 탓만 한다. 힘들 때 자기 탓하는 사람이 성공한다”고 일갈한다.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던 정두언·정태근 의원 등은 사실상 친이계의 울타리를 떠나 중립지대로 옮겨 앉았다. 정권 초기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외 상당수 친이계 의원이 박근혜 전 대표 진영으로 넘어가는 ‘월박(越朴)’을 준비하고 있다. 자신을 친이계로 분류하는 데 대해 거부감을 표시하는 의원들도 나타난다. 이명박 정부 들어 요직을 두루 거친 한 의원은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SD)계로 분류돼왔었다. 그는 최근 주변에 “내가 왜 SD계냐. SD에게 맥주라도 한 잔 얻어먹었다면 억울하지는 않겠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5월9일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청와대를 향한 도발성 발언을 쏟아낸다. 그는 당·청 관계에 대해 “이제부터 청와대와 정부는 한나라당의 지원이 필요하다면 의원들의 심부름꾼인 나부터 설득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청와대의 거수기 노릇을 더는 안 하겠다는 의사표시다.

황 원내대표는 구체적으로 이명박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 중 하나인 감세정책을 철회하겠다고 했다. “감세 철회로 생긴 예산과 작년에 쓰고 남은 세계잉여금 등으로 10조원의 재원을 마련해 학생 등록금, 육아비, 소시민 주택문제 지원 등에 쓰겠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적잖이 당황하는 눈치다. 참모들은 “재원 마련 효과가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딴죽을 건다.

이 대통령은 5월6일 5개 부처 장관에 대한 개각을 단행했다. 당초엔 ‘정치형 개각’이 유력했다. 핵심 측근인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을 통일부 장관에,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을 법무부 장관에 앉혀 임기 말 친정체제를 구축할 생각이었다고 한다. 한 번 써본 사람들을 자리만 바꿔 다시 배치하는 특유의 인사 스타일대로 또 하려 했던 것이다.

그러나 개각 발표 직전 ‘실무형 개각’으로 틀었다. 일부 언론이 ‘회전문 인사’를 예측해 선제적으로 비판을 가했고 일부 한나라당 지도부도 이에 동조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측근 중에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만 내정됐다. 나머지 4개 부처 장관은 관료 출신이나 외부 인사로 채워졌다. 이 대통령이 인사권을 행사하면서 여당의 눈치를 살핀 건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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