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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가입자 급증, 2년 연속 10%대 수익률…“신뢰와 수익률 두 마리 토끼 잡았다”

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 최호열│동아일보 출판국 전략기획팀 기자 honeypapa@donga.com

가입자 급증, 2년 연속 10%대 수익률…“신뢰와 수익률 두 마리 토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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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년 연속 아시아 최우수 연기금상 수상
  • ● 노후대비 위해 전업주부 등 임의가입자 급증
  • ● 전국 140개 행복센터 개소, 맞춤형 노후준비상담서비스 제공
  • ● 주주권 행사 필요하나 오남용, 관치 우려 해소 대책도 마련해야
  • ● 투자 다변화로 안정성, 고수익률 추구
가입자 급증, 2년 연속 10%대 수익률…“신뢰와 수익률 두 마리 토끼 잡았다”
국민연금이 애물단지로 여겨지던 때가 있었다. 특히 2008년엔 사실상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해, 가입자들 사이에서 세금처럼 돈만 내고 나중에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로부터 불과 2년이 지난 지금, 국민연금 인기가 상한가다. 노후준비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국민연금이 노후대책의 기본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으면서다. 부정적인 여론은 쏙 들어갔고, 가입대상자가 아닌데도 임의 가입하는 전업주부, 학생이 많아지고 있다.

여기엔 지난해와 올해 수익률이 놀라울 정도로 좋아져 국민에게 믿음을 준 것도 한몫했다. 과거 채권 등 안정된 자산에만 투자하던 것을 국내 주식은 물론 해외 주식과 부동산 등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결과다. 국민연금은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가장 큰손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통해 기업 경영에 관여해야 한다”는 주문까지 나온다. 기업에서는 “정부의 기업 압박 수단이 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국민연금을 관리하는 국민연금공단 전광우(62) 이사장을 만났다. 금융위원회 위원장 출신인 전 이사장은 2009년 12월 취임해 국민연금공단을 이끌고 있다.

주주권 행사 확대 논란



인터뷰 화두는 아무래도 최근 이슈로 떠오른‘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확대’ 문제였다.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지난 4월26일 “거대 권력이 된 대기업을 견제할 효과적인 수단으로 공적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를 생각해야 한다”고 언급하자, 재계에서 “지나친 경영권 간섭으로 기업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 “연금사회주의”라며 반발하는 등 찬반양론이 거세게 일고 있기 때문이다. 전 이사장은 이에 대해 “취임 이후 줄곧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의 필요성을 언급해왔다”며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된다”고 잘라 말했다.

“주주권 행사는 우리가 투자한 기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권리이자, 기금의 주인인 국민연금 가입자를 위해 수행해야 하는 의무이기도 합니다. 특히 외국 연기금이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통해 수익을 추구하는 추세이고 주식시장에서 국민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는 점을 감안할 때 우리도 이에 대해 검토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물론 기업으로선 민감할 수 있지만,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장기적 가치가 높아지길 원한다는 점에서 국민연금과 기업은 같은 배를 타고 있는 셈입니다. 따라서 지나친 경영 개입이나 간섭이라는 부정적 시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다만 관치(官治)에 대한 우려나 주주권 행사 오남용 등을 해소하기 위해 주주권 행사의 대상, 범위, 절차 등을 분명하게 마련할 필요는 있습니다.”

▼ 주주권 행사 대상과 범위를 정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매우 중요한 이슈인 만큼 사회적 합의를 이루기 위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금운용위원회 산하에 구성되어 있는 주식의결권 행사 전문위원회를 통해 투명하고 합리적인 기준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 이왕 주주권 행사 강화라는 화두가 던져졌으니까 효과적인 방안 마련을 위한 건설적 논의가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쪽에서는 미국의 캘퍼스(캘리포니아 공무원 퇴직연금)를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하더군요.

“캘퍼스와 우리 국민연금은 여건이 많이 다릅니다. 캘퍼스는 미국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목소리를 높여도 영향력이 크지 않아요. 반면 우리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단기 수익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안정적인 수익률이 확보되는 방향으로 주식투자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인가요.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평가액은 55조원에 달하고, 전체 주식시장의 4.3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따라 우리가 투자하고 있거나 투자할 기업에 대한 과도한 관심으로 단기적인 주가 흐름이 왜곡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우리의 투자 패턴이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시가 총액 비중에 따라 분산하는 인덱스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 회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주식을 팔면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우리가 무리한 경영 간섭을 해 해당 기업의 경쟁력이 훼손되면 대주주인 우리가 먼저 피해를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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