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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세계 최초 탈모 치료 화학물질 개발한 최명준

“덤으로 생긴 인생, 연구개발 통해 복을 나누다”

  • 이남희│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irun@donga.com

세계 최초 탈모 치료 화학물질 개발한 최명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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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탈모 치료 화학물질 개발한 최명준

PhS-1-P 물질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는 최명준 대표.

“고 3때 병원 시체실에 가봤어요.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며 약을 만들겠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약대에 가겠다고 하니까 담임선생님이 ‘네 적성에 딱 맞는다’고 환영하셨어요. 꼭 목사가 되지 않아도 얼마든지 봉사하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걸 깨달았죠. 약대 공부가 제게 잘 맞았어요.”

카이스트 석·박사를 마친 그는 녹십자 목암연구소에서 백신을 개발했다. 일 중독자였던 그는 일주일 7일 근무가 일상이었다. 늘 피곤에 시달렸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소변에서 피가 나왔다. 진단 결과 신장암이었다. 다행스러운 건 암이 다른 신체기관에 전이되지 않았다는 사실. 그는 신장 하나를 떼어냈고, 그 후 덤의 인생을 살았다.

“당시 제가 참존의 고문으로 있으면서 자문료를 받았는데, 그 전액을 노숙자 사역에 후원했어요. 녹십자에서 받은 월급은 집에 가져갔고요. 저는 성도가 50명인 조그만 교회에 다녔는데, 어느 날부터 노숙자 몇 명에게 밥을 사주고 돈을 봉투에 얼마씩 넣어 드렸죠. 그러자 교회를 찾는 노숙자 수가 200명까지 늘어났어요. 재정을 감당하기 힘들 정도가 되자, 참존에 가서 ‘노숙자들을 돕고 있는데 재정이 부족하니 자문료를 두 배 올려줄 수 있겠느냐’고 물었죠. 그랬더니 흔쾌히 두 배로 올려주셨어요.”

그가 미국 유학을 준비할 때도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미국으로 떠난다는 인사를 하러 김광석 참존 회장을 찾아간 날, 김 회장이 “미국에서의 모든 체류 비용과 연구에 필요한 재정을 후원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회장님께서 제가 자문료 전부를 노숙자 사역에 썼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는, 후진양성 차원에서 저를 지원해주시기로 했어요. 그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캘리포니아대(UCSF) 피부과에서 2002년부터 3년간 연구원으로 일했죠. 제가 1999년 피토스핑고신을 화학적으로 변형시켜 암전이 억제물질을 만들었는데, 보답하는 마음으로 그 특허를 참존에 양도했어요. 이 물질을 미국 회사와 함께 연구하려고 했는데, 미국 특허가 너무 늦게 나오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는 못했습니다. 그 대신 미국에서 화장품 효과를 결정하는 피부 투과 기술을 배우고 왔어요. 미백 화장품이 그 효능을 다 발휘하지 못하는 건 성분이 나빠서가 아니라, 좋은 성분이 피부 깊숙이 들어가지 못해서거든요.”



피폭에 대한 보호 약물 가능성

한국에 돌아온 그는 참존에서 아토피, 건선용 화장품을 개발했다. 녹십자에서 익힌 면역 지식과 미국에서 배운 피부 관련 기술을 동시에 적용할 수 있는 분야였다. 그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2007년 참존과 작별했다. 이후 한국임상시험센터장으로 근무하며 PhS-1-P 합성과 탈모 효능 증명 실험을 병행했다. 그는 이 물질을 상품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뒤 박영준 박사와 함께 ㈜피토스를 창업했다. 지금까지 여정은 모두 그가 사업을 펼치는 밑거름이 됐다.

“PhS-1-P는 탈모 예방뿐 아니라 주름을 개선하고 피부탄력을 유지하는 데도 효과가 있어요. 피토스는 PhS-1-P를 포함한 모든 기능성 물질을 피부에 투과하는 기술에 대해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앞으로 아토피, 미백, 주름개선용 화장품을 출시할 예정이에요. 최근 피부과에서 자신의 피를 뽑아서 다시 주입하는 PRP 주사가 많이 쓰이는 데요. PhS-1-P를 바르면 비슷한 효능을 볼 수 있습니다.”

최 대표가 PhS-1-P에 기대하는 또 다른 효능은 ‘방사능 피폭에 대한 보호 약물’로서의 가능성이다. 그는 “2002년 9월 의학잡지 ‘네이처 메디슨’지에 ‘S-1-P 화합물이 방사능에 노출된 암컷 쥐의 난소에서 난자의 미성숙 세포 혹은 난모 세포의 파괴를 막아줄 수 있다’는 사실이 실렸다”며 “S-1-P와 유사한 PhS-1-P도 방사능 보호 약물로 사용할 수 있는지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원에서 벤처 사업가로 변신한 최 대표는 피토스를 사회적 기업으로 키우는 것이 목표다. 그는 “해외 시장에 진출해 더 큰 나눔을 실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신동아 2011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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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희│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i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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